토론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5]오민규
read 1291 vote 0 2020.05.27 (23:21:18)

필자가 동음이의어에 주목하는 이유는 흔히 말하는 동음이의어와는 관련이 없다. 단어 자체가 직관적이여서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음이 같은데 뜻이 다르다. 음이라는 것은 1차적으로 귀에 들어오는 정보이고 뜻은 뇌가 해석한 것이다. 같은 정보인데 뇌가 다르게 해석한다는 것이다. 뇌 안에서 정보가 다르게 연결된다는 것이다. 활성화되는 부위가 다르다. 그것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동음이의어는 대체어를 뜻한다. 상황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가시가 있는 단어를 좀더 완만한 단어로 대체하는 상황을 상상할 수 있다.
또다른 경우는 같은 말이라도 실용적으로 쓰일 수도 있고 상대방을 차별하기에 쓰일 수도 있다. 비전문가가 전문가의 말을 들으면 혹시 날 무시하는 건 아닌가 걱정하게 된다.
구조론은 다섯이니 이 두가지 외에 세가지 경우가 더 있다. 같은 단어라도 추상적으로 쓰일 수도 있고 실제적으로 쓰일 수 있다.
같은 단어라도 정반대의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예컨대 공격의 단어는 방어의 의미일 수 있다.
또 하나가 남았는데 내 생각엔 게임이론의 내시균형과 관련이 깊다. 내시 균형이란, 예를 들면 상대방이 보고 있다는 것을 내가 보고 있다는 것을 상대방이 보고 있다는 것을... 이런 식으로 반복되는 것인데, 여기에 다른 의미 인데 같은 단어로 퉁쳐지는 것 같은 의심이 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20.05.28 (07:19:00)

띄어쓰기를 잘못해서 일어난 착각입니다.

동음이의어라는 것은 국어사전 만드는 아저씨 생각이고 

단어는 문장 속에서 의미를 획득하므로 한개 단어를 두고 음을 따지면 안 됩니다.

현대인은 편의상 띄어쓰기를 하지만 부족민은 거의 붙여서 읽습니다.


볼펜의 독일어는 'Kugelschreiber'인데, '둥근 구'를 뜻하는 'Kugel'과 '글씨를 쓰다'라는 'schreiben'이 합쳐진 단어다. 이런 식의 단어가 독일어에는 무수히 많다.

선장이 갖고 있는 볼펜이라면. Kapitanskugelschreiber.

이 볼펜이 도나우강에 다니는 증기선 여행사 선장의 것이라면?

Donaudampfschiffahrtsgesellschaftskapitanskugelschreiber.

그 볼펜에 사용되는 잉크까지 이야기하려면 다섯 자를 더 붙여야 한다.

Donaudampfschiffahrtsgesellschaftskapitanskugelschreibertinte.

그런 잉크를 다루는 상점을 말하려면

Donaudampfschiffahrtsgesellschaftskapitanskugelschreibertintenfachgeschaft.

그런 잉크를 다루는 상점의 매니저를 가리키는 말은 이렇게 될 수 있다.

Donaudampfschiffahrtsgesellschaftskapitanskugelschreibertintenfachgeschaftsfuhrer. 

그러면 그 상점의, 그 매니저의 가족을 말하려면 어떻게 되나? 매니저의 가족 중에서도 부인의 50회 생일을 말하려면 또 몇 자를 덕지덕지 붙여야 되는 건가? 독일어는 이렇게 대단하고 무지막지한 언어다.


원래 인간의 언어가 이런 식입니다. 

영어는 과잉 띄어쓰기를 해서 한국인들이 애를 먹지요.

우리말 안녕하세요는 사실 다섯 개의 단어를 붙여놓은 것입니다.

안+녕+하+세+요다. 영어는 이걸 죄다 띄워서 사람을 헷갈리게 해놓은 것이고.

조사는 뒤에 붙으므로 앞만 보면 대충 아는데 전치사는 앞에 붙으므로 띄워야 하는 곤란함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로 다섯 단어라고 보면 모든 말이 동음이의어가 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동음이의어가 아닙니다.

예컨대 by에는 18개의 뜻이 있습니다.

한자로 쉬에라고 읽으면 글자가 40개가 있습니다.

우리말 지다라고 하면 뜻이 수십개입니다. 밑지다. 해가 지다. 승부에 지다. 짐을 지다.

수십가지 지다가 전부 다른 뜻인데 같은 발음을 씁니다. 

그런건 착각이고 그 수십가지가 모두 방향 하나를 나타냅니다.
대부분의 동음이의어는 그냥 국어사전 아저씨 생각이고 문장 안에서 맥락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공지 구조론 매월 1만원 정기 후원 회원 모집 image 29 오리 2020-06-05 84282
2113 구조론을 읽고 김동렬 2009-01-20 5542
2112 GUJORON VS PARTICLE PHYSICS (based on external force) 3 눈내리는 마을 2009-01-23 5538
2111 구조론 아카데미 건의 image 3 도플솔드너 2009-01-24 4353
2110 사랑의 구조 1 르페 2009-01-25 4618
2109 한국 진보의 잘못: '합리성'과 '영성' 2 눈내리는 마을 2009-01-29 4924
2108 한국사회를 무식하게 분석하면, 1 르페 2009-01-30 4834
2107 먼 미래에 백인이 멸종할수도 있지 않을까요?? image 5 가혹한너 2009-01-31 8800
2106 김동렬님 제가 구조론에 입각하여 쓴 글입니다 4 가혹한너 2009-02-04 6632
2105 한국 과학 교육의 교착 지점 3 눈내리는 마을 2009-02-06 11053
2104 <내남자> 1 하루 2009-02-08 5349
2103 선이 굵어야 아름답다. image 3 굿길 2009-02-13 5087
2102 그냥 사는게 사는걸까요? 1 가혹한너 2009-02-16 4966
2101 교사란 무엇일까요? 4 후추 2009-02-23 5255
2100 북미 관계 어떻게 볼것인가 4 눈내리는 마을 2009-02-24 4912
2099 지금 딴나라당이 잘못하고있는건가요?? image 1 가혹한너 2009-02-28 5082
2098 파시즘의 도래 가능성 1 선풍기 2009-03-01 5294
2097 섬으로의 고립을 드러내라 눈내리는 마을 2009-03-12 5153
2096 관계는 생명입니다. 3 ahmoo 2009-03-16 4865
2095 불교를 구조론으로 풀어내는 것에 대해서 <질문 드립니다.()> 1 아란도 2009-03-17 5107
2094 아란도님의 질문에 대하여 5 김동렬 2009-03-17 4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