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read 16598 vote 0 2003.06.06 (21:59:35)

유승준이 한국 국적을 버리고 미국으로 떠난 것은
그의 자유의지에 따른 정당한 선택이었다.

물론 그는
그날 이후 일어날 일에 대해서
예측했어야만 했다.

그의 선택에 따른
한국 측의 대응을 그가 예측하지 못했다면
그는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이며
그 책임은 전적으로 유승준 자신에게 있다.

유승준은 처벌을 받을 일을 한 바도 없고
따라서 누구에게 탄원할 일도 없다.

그는 단지 선택했을 뿐이다.
한국이 아니라 미국을.
자신의 선택에 대해서는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선택권이 없다.
인권이나 관용은
선택권이 없는 약자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굶주린 자가
굶어죽기 보다 범죄를 선택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아니다.

그는 결코 범죄를 선택한 것이 아니다.
단지 죽음을 피했을 뿐이다.
이 경우에는 관용이 필요하다.

유승준의 선택은
강자들만이 가지는 특별한 권한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국과 한국 중 하나를 선택할 권리를 가지지 못한다.

유승준의 선택은 그만의 특권이었고
한국측의 대응은 그 특권의 행사에 대한 정당한 대응이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라고 한다.
특권이 있는 곳에는 그만큼의 의무가 있는 것이다.

관용은 약자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특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에바 페론은 노래했다.
"아르헨티나여 나를 위해 울지마오"
그래도 많은 프랑스인들은 처형된 마리 앙뜨와네뜨를 위해 눈물 흘렸다.

죽어가는 효순이 미선이를 위해 흘릴 눈물은 없어도
가여운 왕비를 위해 흘릴 눈물은 차고도 넘친다.
어찌 비극이 아니겠는가?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24281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13962
489 체계를 찾아라 2 김동렬 2023-02-21 2328
488 동적구조론 김동렬 2023-03-10 2326
487 광주항쟁의 의미 김동렬 2022-05-18 2325
486 최은순과 주호민의 악행 1 김동렬 2023-07-28 2324
485 잡스, 게이츠, 머스크 김동렬 2022-12-15 2321
484 권력과 균형 김동렬 2023-04-14 2320
483 슈뢰딩거의 고양이 3 김동렬 2023-11-13 2319
482 완전성의 세계관 김동렬 2023-07-15 2319
481 노무현의 계급동맹 김동렬 2023-02-14 2319
480 2등은 없다 김동렬 2022-04-30 2315
479 찰리 멍거의 방법 1 김동렬 2022-12-23 2314
478 벌거숭이 임금님 1 김동렬 2023-01-08 2312
477 원리의 힘 김동렬 2022-12-13 2312
476 일치의 법칙으로 출발하라 4 김동렬 2022-05-05 2310
475 추론 김동렬 2022-10-18 2308
474 사색정리 완결 image 김동렬 2023-04-24 2305
473 인간을 이해하라 김동렬 2022-04-13 2305
472 플러스알파의 의미 김동렬 2022-04-07 2305
471 임무형 명령형 김동렬 2022-04-03 2303
470 생각의 방법 김동렬 2022-03-05 2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