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448 vote 0 2023.10.27 (11:01:54)

    믿음 : 어떤 사실이나 사람을 믿는 마음. [국어사전]


    국어사전은 믿음을 믿음이라고 써놓았다. 동어반복이다. 어처구니가 없다. 믿는게 믿는거라니 이래서는 국어사전을 믿을 수 없다. 믿음은 의사결정 메커니즘의 상호의존성을 이용한다. 부름 다음에 응답이 아니라 동시에 발생한다. 머리와 꼬리는 동시에 발생한다. 뗄레야 뗄 수가 없다. 믿을 수 있다.


    믿다believe는 by+leave다. 그것은 허락하는leave 것이며 통제권을 버리는 것이다. 약탈혼을 하는 게르만족이 데려온 부인을 믿고 내버려두는 것이 자유liberty, 자유를 주는 것이 사랑love이다. 약자가 강자에게 의지하는 것을 믿음이라고 할 때가 많지만 강자가 약자를 통제하지 않는 것이 믿음이다.


    주인이 하인에게 일을 맡기는 것이 믿음이다. 하인에게 돈을 주고 심부름을 시키면 그대로 도망칠지 모른다. 어떻게 믿을 수 있지? 보험에 들어두면 믿을 수 있다. 안전장치가 있다. 하인이 도망쳐봐야 손실이 더 크다면 믿을 수 있다. 보험은 사전에 보장되어 있다. 믿음은 상호의존이 되는 약속이다.


    신은 인간을 믿지만 인간은 신을 믿지 않는다. 믿는 척 연기한다. 부모는 자식을 믿는다. 자식이 잘못되면 바로잡을 수 있다. 자식이 말을 안 들으면 재산을 상속하지 않는다. 약속이행을 강제하는 시스템을 믿는다. 자식은 부모를 반만 믿는다. 대안이 없으니까 부모에게 의지하면서 믿음이라고 한다.


    신은 인간을 바로잡을 수 있다. 시스템이 있다. 인간은 신을 바로잡을 수 있는가? 국민이 대통령을 바로잡는 수단은 무엇인가? 리스크에 대비된 약속이 시스템이다. 궁극적으로 믿음은 자기 자신을 믿는 것이다. 상대가 잘못해도 자신이 능동적으로 대응하여 바로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믿음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55651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46165
6591 구조론은 어렵고 쉽다 김동렬 2023-03-09 2381
6590 원리와 프레임 김동렬 2022-12-14 2382
6589 세 번째 모노리스 김동렬 2023-09-03 2383
6588 열린철학의 초대 김동렬 2022-03-28 2384
6587 이성이라는 이름의 우상 김동렬 2022-04-04 2384
6586 생각의 방법 김동렬 2023-01-02 2384
6585 신임을 잃었으면 물러나야 한다 1 김동렬 2024-05-06 2384
6584 구조론은 언어다 2 김동렬 2020-08-23 2385
6583 빌드업 김동렬 2023-01-19 2385
6582 인류의 첫 걸음마 김동렬 2023-01-28 2385
6581 인류의 첫 번째 질문 김동렬 2023-02-01 2385
6580 구조를 알아야 한다 김동렬 2023-03-17 2385
6579 사건의 시작 김동렬 2022-06-26 2387
6578 존재 김동렬 2024-04-05 2388
6577 깔때기의 법칙 김동렬 2024-06-29 2388
6576 생각을 하다 김동렬 2023-11-03 2390
6575 조중동발 공정쇼 김동렬 2022-05-25 2391
6574 굥의 외교 김동렬 2022-07-06 2391
6573 김건희의 뇌물공화국 김동렬 2024-02-22 2391
6572 척력과 인력 김동렬 2022-06-01 23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