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9021 vote 0 2009.02.16 (21:49:14)

 

김수환도 가고

'서해도발 징후 본질은'

나이가 드니 ‘사람이 죽었다’는 소식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불혹의 필자도 좋은 시절 다 갔다는 느낌. 삼천배의 성철도 가고, 황소방북 정주영도 가고, 명동성당 김수환도 가고. 더 많은 사람이 갔고 또 갈 것이다.

올라서는 모습은 한결같이 우뚝했지만 내려가는 모습은 저마다 달랐다. 어차피 갈 것인데 가기 전에 멋진 그림 하나는 남겨두고 떠나가지 못한다면, 그것은 신에 대한 진정한 믿음이 없기 때문이다.

내 역할은 이 정도로 끝내고, 다음 타자에게 바톤을 물려주면 되는데, 믿지를 못하니 비틀거리면서도 기어이 내 다리로 완주하려고 한다. 내가 완성하고, 내 이름 붙이고, 내 사진 걸려고 한다.

어차피 신의 무대. 어차피 인간의 재능은 신에게서 빌린 것. 그대는 찬조출연의 불쌍한 삐에로. 멋진 연기를 보이려 할수록 어설프고 더 우스꽝스러울 뿐. 용을 쓰면 쓸수록 신에게서 멀어진다.

그대라면 60억 인구가 기억해주는 것과, 세상에서 가장 멋진 한 사람이 기억해 주는 것 중에서 하나를 택하라면 무엇을 택할까? 그 차이가 믿음의 차이. 불안하지 않다면 왜 두번째 증인이 필요한가 말이다.

###

북한의 도발징후가 뚜렷하다. 이미 소문난 잔치가 되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했으니, 아마 별 일은 서해에서 일어나지 않을듯하다. 점장이가 아닌 이상 미래를 알 수는 없지만.

북한의 실제 의도는 인공위성 발사위협 홍보가 아니겠는가? 연료주입으로 또 한 보름쯤 소동벌이고. 흥정거리를 만들려면 새롭고 기발한 메뉴를 들고나와야 하는데 인공위성쇼 리바이벌이라면 식상하다.

진짜 위험은 예기치 않은데서 불쑥 찾아오는 법. 북한은 서해에서 얻을 것이 없다. 싸우면 반드시 이겨야 하고 이기지 못하는 싸움은 애시당초 벌이지 않아야 하는 법. 북한은 불의의 기습이 아니고는 서해에서 이길 수 없다.

서해에서 이기지 못하는 싸움을 벌여서 몰락을 재촉할 것인가? 아니면 식상한 위성발사쇼를 재방송해서 오바마를 짜증나게 할 것인가? 어느 쪽도 좋지 않다. 그렇다면 소동의 본질은 권력승계.

김정남은 외국을 돌면서 흥선군의 허허실실 전략을 쓴다. 경쟁에서 발빼고 물러난 것이 아니라 외연을 확대하고 있는 것. 만약 3년 안에 김정일이 혼수상태 혹은 그에 준하는 결정적인 건강이상이 온다면?

북을 반식민한 중국이 파이프라인 잠그고 국경봉쇄하는 수 있다. 그러므로 선을 대놓은 김정남이 일단 유리하다. 반대로 김정일의 건강이 회복되어 앞으로 20년 이상 독재하면? 그 경우 김정남은 사도세자가 된다.

작금의 이상기류는 장성택과 김정운으로 후계구도를 짜서 일단 권력집단 내부의 동요를 막으며 시간을 벌고 또 민심수습을 위하여 북한주민의 이목을 끄는 대형 퍼포먼스를 기획하는 것일 수 있다.

정보가 통제된 사회는 공포가 지배한다. 북한은 공포가 지배하는 사회이므로 작은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이상한 짓을 한다. 위기 때는 준비된 자가 승리하고, 난국에는 의연한 자가 돈을 번다. 예로부터 그랬다.

http://gujoron.com


[레벨:1]부도지

2009.02.18 (18:21:36)

그렇군요
저는 왜 이렇게 생각을 못하는지
김정남과 김정운의 기사을 대비하면서 뭔가 있다는건
느끼는뎅 답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김정남의 행보  와 김정운의 행보 참 재미 있습니다
[레벨:2]천상인

2009.03.05 (10:31:59)

"60억 인구가 기억해주는 것과, 세상에서 가장 멋진 한 사람이 기억해 주는 것 중에서 하나를 택하라면 무엇을 택할까? 그 차이가 믿음의 차이. 불안하지 않다면 왜 두번째 증인이 필요한가 말이다."

삶의 화두로 삼아도 좋을 것 같은 문구입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1232 국가적으로 정신 좀 차리자. 밥통들아! 6 김동렬 2020-03-01 4792
1231 숙명여대의 트랜스젠더 소동 1 김동렬 2020-02-04 4806
1230 김어준 스피커의 명암 1 김동렬 2020-04-03 4806
1229 우리 안의 문정인들이 잘못했다 1 김동렬 2019-03-04 4831
1228 진중권들의 아마추어리즘 3 김동렬 2019-09-25 4831
1227 보수가 몰락하는 진짜 이유 1 김동렬 2020-04-07 4835
1226 해외로케 영화의 멸망공식 2 김동렬 2019-01-14 4843
1225 1917 - 100년 전에 있었던 일 1 김동렬 2020-02-20 4843
1224 증오와 환멸을 들키는 진중권들 3 김동렬 2020-02-17 4847
1223 진중권스럽기는 – 고의가 맞다. 2 김동렬 2020-03-02 4850
1222 언론이 말하지 않는 총선의 진실 4 김동렬 2020-04-15 4850
1221 열린당이 분발해야 한다. 5 김동렬 2020-04-01 4853
1220 21대 총선 본질은 지역주의 총결산 image 4 김동렬 2020-04-14 4854
1219 안철수의 법칙 1 김동렬 2020-01-19 4862
1218 김두관 이재명 김세연 김종인 1 김동렬 2020-04-20 4864
1217 사회주의를 빙자한 정신병 행동 3 김동렬 2020-02-15 4873
1216 구조주의 교육론 2 김동렬 2020-05-31 4874
1215 인간은 차별하는 동물이다 1 김동렬 2020-01-20 4877
1214 차라리 진중권을 공천해라 2 김동렬 2020-03-15 4878
1213 미친 엘리트의 문제 2 김동렬 2020-02-18 48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