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미 지나간 미투 얘기를 가져와 이재명도 '나가리'시켜야 된다라고 주장하는 글이 아님을 서두에 밝혀둡니다.
제가 궁금한 게 위 네 사람 다 일종의 미투운동의 가해자라고 할 수 있는데, 결과물은 각각 달랐습니다.
왜 안희정이나 정봉주, 박수현에 들이댄 잣대로 이재명을 재단하지 않느냐?며 민주당을 까는 주장도 있는데요.
제가 보기엔 이런 다른 대응이 민주당 지도부가 이재명 밀어줄려고 하는 행태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겉보기에는 일관성이 결여(또는 모순된 대응) 되어보이지만 ,
나름 각각의 경우에 대해 크게 불합리하지 않은 선에서 대응했다고 보는데요.
이걸 모순된 행동으로 보지 않고, 구조론적으로 '그러하니 그러하다'식으로 해석해 보고 싶습니다.
조언을 구해 듣기 전에, 설익은 제 나름의 해석툴을 적용해 보자면,
일단 정봉주나 박수현은 자체 에너지가 없었다. 그러니, 사소해 보이는 공격 한 방에도 날라간 거다.
-안희정-
안희정이나 이재명은 자체 에너지를 보유한 일군의 지도자였다.
다만 안희정은 공격(미투가 나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이 너무 치명적이어서 아웃된거다.
-이재명-
이재명은 자체 세력이 있는데다, 김부선의 미투고발은 이미 몇 차례 과거에 이슈가 되어 알려졌고 해서
치명타라고 할 수 없는, 김이 좀 빠진 공격이었다. 이재명세력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파괴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그래서 타세력에게 공격의 빌미를 줄 지언정, 세력 자체가 소멸되는 건 피할 수 있었다.
이재명은 달고 가야 되는 세력이고, 이는 어쩌면 민주당/진보 세력을 긴장(스트레스)하게 만드는 험한 길이나,
이에 대한 통제 및 대응이 우리가 할 일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이재명에 대한 소위 문파들의 과도한 공격도, 비록 도덕성을 빌미로 삼았지만,
이런 장기간의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은 (그래서 미리 싹을 자르고 싶은) 욕구의 발현이다.
(자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데요)
일단 상처주기에 성공한 듯 보이고, 이 자체가 대중의 통제/대응의 일환이 아닌가도 싶습니다.
문파 스스로는 (무의식적으로) 스트레스를 낮추는 편한 길을 가려한 건데,
결과적으로 실패했으나 (당선을 막지 못함), 이게 오히려 원래 의도와는 달리
이재명이라는 지도자의 향후 행보가 너무 막나가지 않게 되는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아닌가...
좋은 결과가 좋은 게 아니고, 나쁜 결과가 나쁜 게 아니기 쉬운 것처럼...
도덕성이 낑겨 들어오지 않도록 노력하며, 이 정도로 해석했는데요.
다른 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다들 별로인 건 같은데 안희정/정봉주와 박수현/이재명은 사안의 성격이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