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진중권 김동민 논쟁 아직도 안끝났나?

이 영양가 없는 논쟁은 벌써 끝난걸로 알았는데 '평검사'라는 양반의 쓰잘데기 없는 경과보고를 우연히 읽었기로, 그 논쟁은 전혀 가치가 없었다는 확인도장을 보태주기로 한다.

문제삼는 점은 과연 손발이 맞는가이다. 우리끼리 연대가 가능한가의 여부이다. 어떤 주장이 부분적인 타당성이 있다손 치더라도 우리편끼리 손발 안맞게 된다면, 결과적으로 자중지란을 초래하게 된다면, 내부분열을 일으킨다면, 설사 그 책임이 어떤 닭대가리에게 있다 하더라도 닭을 잡는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 대한 진중권의 방어논리는 논쟁은 논쟁이다, 토론은 토론이다, 팩트를 두고 논하자 이런 거다. 물론 좋은 취미생활은 된다. 잘 정리하면 '논리야 놀자' 진중권버전이 잘 팔려서 10만부를 넘길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우리가 언제까지 이런 객적은 소리나 하고 앉았을 것인가이다.

오바가 심했기는 하지만 진중권의 애초의 문제제기는 충분히 이유가 있다. 그러나 그러한 비판은 민노당 대변인실이나 극히 일부에 필요한 주장일 뿐 진보진영 전체의 공론과는 동떨어진 것이다.

북의 NLL침범을 규탄하고 발포사실을 비난하는 것은 민노당대변인의 소관이지 진보진영전체가 그 문제에 대하여 공론을 내고 들고일어날 성격의 사건은 전혀 아니다.

반면 김동민의 여러 주장들은 진보진영 전체의 공론이 될만한 것이다. NLL이 명확하지 않다든가, 시화호 매립 때문에 꽃게가 감소했다든가, 우리 어민의 조업환경이 위험하다는 것은 진보진영이 지속적으로 공론을 조성하여 다루어나갈 문제이다.

즉 김동민은 진보진영 전체의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야 할 공론을 두고 논한 것이며 진중권은 민노당대변인실의 순발력부족에 관한 일과성멘트여야 하는 것이다.

김동민의 공론제기와 진중권의 민노당대변인실 비난은 차원이 다르고 격이 다른 것이다. 이 둘은 충돌될만한 사안이 아니다.

이 논쟁이 지겹게 이어진 것은 본질과 무관한, 자질구레한 말꼬투리 한두가지 잡아서 팩트가 어떠니, 싸가지가 없니 어쩌구 하는 시덥잖은 포장으로 독자들을 현혹시켰기 때문이다. 물론 논리학 공부에는 도움이 된다.

토론이 순전히 토론을 위한 토론이라면 취미생활로도 유익하니만큼 토론가치가 있다. 그러나 진보진영 전체의 공론조성을 위한 것이라면 빗나간 것이다.

결과적으로 강준만, 진중권 토론에 이어 김동민, 진중권토론도 유익하지 못했다. 첫 번째는 강준만의 잘못이다. 두 번째는 진중권의 오바다.
우리는 여전히 이 사회를 위하여 공론을 형성하고 주도할 능력이 없음을 노출시켜버렸다. 진보진영 전체의 신뢰는 추락하였다.

진보진영은 구심점을 잃어버렸다. 다들 작아졌다. 토론기술이나 자랑하는 난쟁이가 되어버렸다. 서푼짜리 말재주는 단칼에 제압하고 우뚝 서줄 큰 거인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나? 결국 유시민 밖에 없다.




덧글..
민노당대변인으로는 진중권이 적당하다고 본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58289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48755
926 누가 DJ를 계승하는가? 김동렬 2005-11-08 15574
925 어차피 재검표 할 거면... 한겨레 2002-12-25 15575
924 김정일 두손 두발 다들었나? image 김동렬 2003-08-02 15577
923 재미로 하는 퍼즐 맞추기 무림거사 2002-12-06 15582
922 박근혜 잘한다 김동렬 2004-07-22 15586
921 자로는 초딩이다 image 9 김동렬 2016-12-26 15586
920 한총련 파문은 이렇게 이해하세요. image 김동렬 2003-08-11 15590
919 Re..정몽준이 내치대통령을 바라는데 어떡하죠? 손&발 2002-11-26 15593
918 맹자의 직통, 순자의 단계 5 김동렬 2009-11-06 15596
917 [노하우 펌] 린이아빠의 대발견 김동렬 2002-11-26 15599
916 일단은 완성 이단은 계속 김동렬 2008-10-23 15599
915 한나라당 진화론 image 김동렬 2003-07-10 15603
914 영천에도 희망이 있나? 김동렬 2005-04-18 15603
913 전쟁의 법칙 image 1 김동렬 2010-12-07 15603
912 시화호에서 발견된 수리부엉이 image 김동렬 2002-10-01 15607
911 무리한 단일화 압박 옳지 않다. 김동렬 2007-09-14 15607
910 홍석현의 출세신공 김동렬 2004-12-17 15608
909 이번에도 승자는 유권자다. 김동렬 2006-06-01 15612
908 블랙스완 2 김동렬 2010-07-05 15613
907 DJ 양자론은 부정할 것이 아니라 극복해야 할 대상이다. skynomad 2002-10-31 15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