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250 vote 0 2023.10.27 (11:01:54)

    믿음 : 어떤 사실이나 사람을 믿는 마음. [국어사전]


    국어사전은 믿음을 믿음이라고 써놓았다. 동어반복이다. 어처구니가 없다. 믿는게 믿는거라니 이래서는 국어사전을 믿을 수 없다. 믿음은 의사결정 메커니즘의 상호의존성을 이용한다. 부름 다음에 응답이 아니라 동시에 발생한다. 머리와 꼬리는 동시에 발생한다. 뗄레야 뗄 수가 없다. 믿을 수 있다.


    믿다believe는 by+leave다. 그것은 허락하는leave 것이며 통제권을 버리는 것이다. 약탈혼을 하는 게르만족이 데려온 부인을 믿고 내버려두는 것이 자유liberty, 자유를 주는 것이 사랑love이다. 약자가 강자에게 의지하는 것을 믿음이라고 할 때가 많지만 강자가 약자를 통제하지 않는 것이 믿음이다.


    주인이 하인에게 일을 맡기는 것이 믿음이다. 하인에게 돈을 주고 심부름을 시키면 그대로 도망칠지 모른다. 어떻게 믿을 수 있지? 보험에 들어두면 믿을 수 있다. 안전장치가 있다. 하인이 도망쳐봐야 손실이 더 크다면 믿을 수 있다. 보험은 사전에 보장되어 있다. 믿음은 상호의존이 되는 약속이다.


    신은 인간을 믿지만 인간은 신을 믿지 않는다. 믿는 척 연기한다. 부모는 자식을 믿는다. 자식이 잘못되면 바로잡을 수 있다. 자식이 말을 안 들으면 재산을 상속하지 않는다. 약속이행을 강제하는 시스템을 믿는다. 자식은 부모를 반만 믿는다. 대안이 없으니까 부모에게 의지하면서 믿음이라고 한다.


    신은 인간을 바로잡을 수 있다. 시스템이 있다. 인간은 신을 바로잡을 수 있는가? 국민이 대통령을 바로잡는 수단은 무엇인가? 리스크에 대비된 약속이 시스템이다. 궁극적으로 믿음은 자기 자신을 믿는 것이다. 상대가 잘못해도 자신이 능동적으로 대응하여 바로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믿음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34327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24477
6547 구조주의 진화론 김동렬 2023-10-24 2177
6546 성소수자 판결 김동렬 2022-06-25 2180
6545 진리의 부름 김동렬 2023-03-01 2181
6544 세 번째 모노리스 김동렬 2023-09-03 2182
6543 확률에 대한 오해 김동렬 2023-02-03 2183
6542 질문과 답변 김동렬 2022-04-23 2185
6541 정신병동 대한민국 김동렬 2024-05-28 2185
6540 조절장치 2 김동렬 2023-01-26 2186
6539 무지의 지 김동렬 2023-02-24 2187
6538 이기는 원리 김동렬 2023-07-20 2188
6537 가두는 것이 있다 김동렬 2023-07-26 2188
6536 수학과 구조론 김동렬 2023-01-02 2189
6535 넙치의 비밀 김동렬 2022-11-30 2192
6534 의미론 김동렬 2023-10-21 2197
6533 연결지향적 사고 김동렬 2023-01-20 2199
6532 카테고리 김동렬 2023-02-22 2199
6531 진짜 보수 우파 장성철? 김동렬 2023-01-30 2200
6530 서울의 봄 위대한 전진 2 김동렬 2023-12-12 2200
6529 관통자 김동렬 2023-08-23 2201
6528 중력은 없다 김동렬 2023-08-26 2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