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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8]아제
read 2905 vote 0 2011.02.13 (18:58:55)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박인환은 31세에 죽었다.

세월이 가면..그의 시비에 남아있는 詩이지만..

이 시는 시가 아니라..노래 가사다.

 

시와 노래 가사를 구별할 필요는 없지만..

이 詩에는 가난하지만 낭만적인 사연이 있다.

 

막걸리집..

더 이상 외상이 허용되지 않자

박인환과 그의 명동 패거리들은 술값으로 노래를 만든다.

 

박인환이 즉석에서 시를 쓰고 작곡을 하는 사람이 그 시에 곡을 붙인다.

그리고 음악하는 이가 그것을 명동의 거리를 향해 노래를 불렀다.

 

이 노래는 명동의 엘리지가 된다.

1950년대의 일이다..박인환은 얼마 후에 죽는다..

 

"아~ 답답해.."가 마지막 말이었다 한다.

6.25을 겪은 외상후 스트레스가 사인이 아니었나 한다.

 

박인환은 도도했다..그의 별명은 "명동백작"이다.

패션은 프랑스풍의 바바리코트..훤칠한 키에 잘 생긴 용모..완소남이다.

 

그의 詩도 그를 닮았다. 낭만에 살고 낭만에 죽는다.

동료 시인들은 그가 죽고난 뒤 그의 집을 방문하곤 깜짝 놀란다..

찢어지게 가난했던 것이다..

 

그러나 시인은 가난으로 죽지 않는다.

희망이 없으면 죽는다.." 아~ 답답해.."

 

박인환..

희망이 있다면 외상값이 아무리 많아도 그의 詩엔 피가 돈다.

의미가 없다면...그땐 끝이다.

 

======

 

의미찾기다.

그런데 기억하라.

 

의미찾기는 변명찾기가 아니다.

위로하기도 아니고 보류하기도 아니다.

 

직시하기다.

맞대면이다.

 

예민할수록

그대는 끝까지 고개를 돌리지 않아야 한다.

 

이 전체의 속임수가 들어날 때까지..

이 마법의 메카니즘을 속속들이 알 때까지..

 

 

 


프로필 이미지 [레벨:6]지여

2011.02.13 (21:33:27)

[레벨:12]부하지하

2011.02.14 (02:46:07)

해도 파란 하늘도 가리고 한동안을 그러더니

기어이 쏟아지네.

흐르고 고이고 흔적없이 말라버리니 대단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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