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표소 여직원 안녕하세요 인사합니다
저 나이면 애들도 웬만큼 자랐을 것을
오늘 같은 날 여행 떠나는 무수한 사람
외곽순환도로 이용요금 받고 있습니다
웃음 뒤에 어린 쓸쓸한 그림자 어쩌다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보고 말았습니다
We Move by Wagon T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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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건 동물이건
춥고 배고프면
눈빛이 사나워진다
추위 굶주림 질병
이 세 가지만 면하면
인생은 그런대로 살 만하다
젊어서 공부는
밥 벌어먹기 위한 공부고
나이 들어 공부가 진짜 공부다
스스로 생각해 버릇 않고
남 하는 얘기만 믿고 따라 하다가는
나이 들어
개업집 앞에 춤추는 풍선인형처럼
아주 우스꽝스러운 사람이 되고 만다
쉽게 쓰인 글은 소통을 위한 글이고
어렵게 쓰인 글은 입신양명을 위한 글이다
시장에 가면
엄마는 물건부터 보고
할머니는 주인 얼굴부터 본다
스타 주위에 사람이 몰리는 것은
카메라가 있기 때문이다
생각의 깊이가 얕으면
잘 써진 글에 내용이 없게 된다
미국 사람이 똑똑하면
미국말 배우는 사람이 늘고
한국 사람이 똑똑하면
한국말 배우는 사람이 는다
점괘는
고객이 멍청할수록 더 잘 맞는다
세상의 발전이 생각보다 더딘 이유는
각자가 자기 몫을 챙기면서 가기 때문이다
굵고 짧게 살겠노라고
큰소리 치던 사람도
수술대에 누우면 말을 싹 바꾼다
왜 선하게 살아야 하는지는
늙고 병들면 알게 된다
상대방의 뇌를 장악하면
죽을 때까지 종으로 부릴 수 있다
신앙은 무조건 믿고 따라야 한다
묻고 따지면 그건 신앙이 아니다
누구 때문에 행복한 사람은
그 누구 때문에 불행해질 수도 있다
남 이야기로 가득 찬 뇌를 포맷하고
내 생각과 내 이야기로 뇌를 채우자
믿고 따를 누군가가 있다는 말은
아직 공부가 덜 끝났다는 이야기다
공부가 완전히 끝나면 내 위에 아무도 없게 된다
세상에 나올 때는
사람의 거죽을 쓰고 나왔지만
돌아갈 때는 우리 모두 신의 모습을 하고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