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소동 감상 대선과 총선의 전략은 다르다. 대선은 강자의 전략이 먹히고 총선은 약자의 전략이 먹힌다. 대선은 강력한 리더를 내세워 공격적인 외교전략을 밀어붙이면 승리한다. 반면 총선은 여럿이 힘을 합쳐 유기적인 협력플레이로 이겨야 한다. 교과서 소동은 대선때 종북놀음으로 재미본 정권이 강자의 전략을 쓴 것이다. 자충수다. 교과서는 교육감 선거와 같은 결과가 나오게 되어 있다. 우리 국민의 균형감각이 암묵적으로 합의한게 있다. 외교안보와 경제는 보수적으로 간다. 대신 교육문화와 복지는 진보적으로 간다. 이걸로 주거니 받거니 하며 타결하는 그림을 유권자는 원한다. 과거에 결정된 것은 보수적으로 가되 미래의 운명이 달린 문제는 진보적으로 간다. 그렇게 가는게 의사결정하기 쉽기 때문이다. 교과서는 정권이 불리한 카드를 꺼내들었다. 게다가 암묵적으로 합의된 룰을 건드리는 자는 공공의 적으로 낙인이 찍힌다. 역린을 건드렸다. 특히 이번 소동은 박근혜의 개인적인 열등감을 들키게 된다. 국가문제가 아니라 개인문제다. 개인의 심리적 상처를 보상받기 위해 국가를 공격했다. 이런건 장기전으로 가면 히스테리를 부리다가 다 들키게 되어 있다. 이번 청와대 회담에서 일부 드러났지만 정윤회 사건처럼 개인적인 문제가 이슈가 되면 무조건 깨지는 거다. 공주 카리스마는 사람들이 잘 모를 때 극대화 된다. 대중들에게 친근감을 주기 위해 입을 싸게 놀리다가 열등감을 들켜 망하는게 트럼프의 몰락코스다. 외유내강은 내면을 들키지 않는 거다. 왕자와 공주가 내면을 들키면 하인이 된다. 그러나 선거는 아직 6개월이나 남았다. 불리하면 얼렁뚱땅 수습하고 또다른 카드를 빼들 것이 틀림없다. 야당이 이번에 승기를 잡았지만 승리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영화 ‘마션’의 교훈을 떠올려야 한다. 큰 거 한 방으로 잘 안 된다. 화가 복이 되고 복이 화가 된다. 이겨야 이긴 것이며 이길 때 까지는 방심하지 말고 타이트하게 붙어줘야 한다. 역대 정권은 총선을 앞두고 전격적인 발표를 하곤 했지만 대부분 역풍을 맞았다. 야당도 폭로전 하다가 역풍을 맞곤 했다. 늘 말하지만 정치란 자살골 넣기 시합이다. 무슨 수를 쓰든 수를 쓰면 그게 자살골이 된다. 평소실력으로 이겨야 한다. 왜? 유권자의 균형감각 때문이다. 유권자는 자기 한 표의 의미를 극대화 하려고 한다. 캐스팅 보트가 되려는 것이다. 판세는 선거 석달 전에 고정되어 있다. 막판에 움직이는 중도표 5퍼센트는 승부를 예측하고 그 예측을 깨는 방향으로 투표한다. 왜냐하면 원래 투표 안 하려고 했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의 지지정당이 불리할 때만 투표한다. 이들은 여당이나 혹은 야당을 지지했다가 남들도 지지한다고 하면 지지철회를 하거나 투표를 안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입장은 여론조사에 잘 반영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들은 마지막 여론조사를 보고 자기 입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새누리당에서 180석 장담이 나오고 야권에서 80석 말이 나왔다. 그런 분위기였다. 교과서가 50대 50으로 갈랐다. 그렇다고 야당이 반을 먹는다는건 아니다. 여당이 37석을 더 가져가야 본전이다. 지역구도가 그렇다. 축구장이 영남 67 대 호남 30으로 기울어져 있다. 야당이 120석을 하면 많이 한 것이며 그 이상의 대승을 기대한다는건 무리다. 과반이라도 하면 그게 더 불안하다. 지지세 믿고 오만해져서 내분이 일어난다. 안 그런 적이 있었던가? 탄핵 때만 해도 너무 흥분해서 민주노동당이 사고를 쳤다. 10석 가지고도 천하를 다 얻은 듯 의기양양했다. 솔직히 이기는게 더 무섭다. 한국의 진보 수준이 꼭 딱 중이병 수준이다. 교과서 싸움의 본질은 수도권 새누리 갈라치기다. 이재오의 불안초조에서 보듯이 수도권 새누리 전멸위기로 몰아서 친이파 반란≫ 새누리 붕괴≫ 여당분열 코스로 가도록 유도해야 한다. 새누리는 늘 그렇듯이 친노와 비노로 가르면 이기고, 야당 역시 친이와 친박을 가르면 이긴다. 영남친박 대 수도권친이의 분열을 끌어내면 된다. 교과서 파동은 새누리 철옹성에 약간의 실금을 냈다. 거기를 계속 때려야 한다. 친이를 조낸 패면 된다. 친이를 패면 친이가 친박을 패게 되어 있다. 귀귀 말로 하면 거기가 스팟이다. 요즘 공무원들 일 안 한다. 일 시킬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놀면 청와대가 논다. 청와대가 놀면 공무원이 논다. 공무원이 놀면 제 2의 세월호는 터진다. 제 2의 메르스는 터진다. 긴밀하게 대응해야 한다. 바짝 붙어줘야 한다. 지속적으로 상대방에게 스트레스를 줘야 한다. 상대방의 의사결정을 방해해야 한다. 우리는 체력으로 이겨야 한다. 한 방에 이기는 묘수는 없다. 반집승을 얻으려면 돌부처에게 배워야 한다. 우리가 흔들리지 않으면 적은 사고를 친다.
한국만 개판인 것은 아닙니다. 멍청하기는 아베나, 정은이나, 트럼프나, 네타 냐후나 도찐개찐. 다들 오만방자해져서 제멋대로 놀아나고 있습니다. 왜? 주변에 치고나가는 경쟁자가 없으니까요. 박정희 때만 해도 김일성에게 자극받아서 삽질이라도 열심히 했는데 박근혜는 긴장이 풀려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헤롱대고 있습니다. 세월호에 한 방, 메르스로 두 방, 그리고 또 큰 거 한 방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
원래 개혁은 집권초기 6개월 안에 해치워야 하며 중반 이후로 넘어가면 반드시 역풍을 맞습니다. 사람도 등을 돌리고, 자연도 등을 돌리고, 외국도 등을 돌리고, 신도 등을 돌립니다. 왜? 공무원이 이 정권 안에서 승진희망을 버리기 때문입니다. 왜? 권력자의 눈빛이 달라진 것을 들키기 때문입니다. 권력중독이죠. 그러므로 현명한 지도자는 총리를 갈아서 2라운드를 점화하고, 장관을 갈아서 3라운드를 점화하고, 권력주변의 외곽단체를 갈아서 4라운드를 점화하고, 후계자를 지명하여 5라운드를 점화하는데 그런거 알면 9단이죠. 이미 국민들은 총리 이름도 모르게 되었습니다. 근데 지금 총리가 누구지?
집권후반기로 갈수록 광범위한 제휴세력이 빠지고 골수분자만 청와대에 살아남는데
그게 후반기에 개혁을 하든 개악을 하든 건드리면 망하는 원인이 됩니다.
대선직후에는 51퍼센트가 동맹했는데
대선 끝나자마자 새누리 내부에 개혁세력 전원숙청
보수세력 안에서도 지금 청와대 직계는 소수파입니다.
다들 등을 돌렸는데 뒤늦게 무슨 개혁.
가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