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648 vote 0 2017.01.03 (14:58:05)

http://www.instiz.net/pt/4312219


누가 나쁜 사람일까요?


후원대상자인 가난한 사람이 나이키 신었다고 화내는 사람?

후원대상자인 가난한 사람이 나이키 신었다고 화낸다고 화내는 사람? 

둘 다?

이 글을 보며 맞어맞어 하고 동조하는 독자들?


어쨌든 다리 밑의 거지들은 

당신네 한국인들의 알량한 자선에 대해 전혀 고마워하지 않습니다.


예전에 여러 번 한 이야기지만 

두 거지부부의 대화를 들은적 있는데


한 분은 명동육교, 한 분은 남대문 지하도.

날은 크리스마스 하고도 대목.


그 분들은 동냥받았다거나 하지 않고

'돈을 떨궜다'고 하더군요.


내가 밝은 안목으로 목을 잘 잡았지.

내가 기술을 걸어 불쌍한 표정을 연출하는 방법으로


그 신사의 지갑을 열어젖히고 1만원짜리를 떨궜지.

80년대니까 그때 1만원은 5만원입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당신은 배신감을 느낄 것입니다. 

그러나 진실로 말하면 모든 자선이 권력행사이며


후원받는 사람이 나이키 신발 신으면 화가 나는건 당연합니다.

상대가 엎드려 받아야 권력행사이지


상대가 서서 받으면 권력행사의 쾌감이 없죠.

왜 위에 링크한 원문의 그 많은 글에서


모든 자선은 권력행사 범죄라는 솔직한 고백은 없는 것일까요?

국가 세금으로 돌봐야 맞는데


국가 세금으로 하면 받는 사람이 고마움을 느끼지 않으니

권력행사의 쾌감을 못 느끼잖아요.


나이키 신은 거지에게 화가 나면 잘못이고 

화가 안 나면 진정성 있는 동정심 범죄인걸까요?


동정심을 느낀 그 자체로 국가범죄에 가담했다는 인식은 없는걸까요?

국가의 돌봄을 받아야 할 처지로 내몰았다는 사실 자체가 국가범죄는 아닐까요?


제가 뭐 배알이 꼴려서 이런 글을 쓰는건 아니고 

이중의 역설을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결론적으로 거지에게 십원도 안 주는 사람보다는

십원이라도 주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며


그 사람이 권력행사의 쾌감을 누리는 것은 정당한 거래이며

그 불결한 거래를 굳이 비난할 것은 아니라는 말이며


깨어있는 사람이라면 정당한 자선과 불순한 자선을 구분하지 말아야 하며

모든 자선을 긍정하든가 모든 자선을 반대하고 국가시스템으로 해결하는게 맞습니다.


좋은 자선과 나쁜 자선이 있다는 분별에 반대합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노숙자에게 수만달러로 해결될 일을 


그 열배의 비용을 들여서 노숙자 퇴치하는 법안을 제정했다고 합니다.

그 심리의 본질은 권력행사이죠.


자신은 서서 주고 상대방은 엎드려 받아야 한다는 거.

그러한 심리 자체는 정당한 것입니다.


그걸 서로가 인정해야 한다는 거죠.

사회가 그러한 권력원리에 의해 작동한다는 사실을 저는 폭로하려는 거죠.


미국은 세계에서 재일 기부문화가 발달한 나라입니다.

그만큼 추악한 권력상품을 거래하는 상업시장이 발달해 있다는 거죠.


그리고 일부 빈자들은 그 권력시장의 혜택을 보고 있습니다.

그게 권력의 거래임을 인정하자는 거죠.


복지국가를 반대하는 것은 권력거래시장을 잃고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추한 권력거래 자체를 성매매시장처럼 하나의 시장질서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든가


국가의 일로 돌리는 유럽모델로 가든가입니다.

어쨌든 거지들은 나이키 신발 신었다고 욕하는 자들을 더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고마움을 느낄 필요가 없으니까.

서로 배짱이 맞는 주고받기 거래니까. 


내가 연출을 더 잘했어야 했어 이러죠. 

당신의 진정성 있고 순수한 자선을 거지들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고마우니까. 

고마운 그 기분 더러우니까.


특정인에 대한 자선이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인류 전체에 대한 투자라고 여겨야 합니다.


어쨌든 인도 거지들은 고마와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당신에게 자선하여 천국갈 기회를 주었으니까 오히려 거지가 감사받아야 하는거 아니냐고.


당당하게 구걸한다더군요.

한푼줍쇼가 아니라 자선하여 천국갈 기회를 베풀테니 이 기회 놓치지 마시라고.


[레벨:30]이산

2017.01.03 (16:54:46)

저는 기부를 하면서 내 수입을 기준으로 

이정도는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별 생각없이 기부를 해 왔는데

동렬님께서 통쾌하게 결론을 내려 주시네요

인류전체를 위한 투자 라니...

큰 깨달음으로 다가옵니다

감사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아나키

2017.01.03 (20:14:51)

생각없는 기부도 좋다
올해는 생각없이 기부 할 정도의
수입이 만들어 지기를
프로필 이미지 [레벨:6]덴마크달마

2017.01.04 (11:14:20)

매번 아름다운 글 고맙습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구조론 매월 1만원 정기 후원 회원 모집 image 29 오리 2020-06-05 119268
951 신뢰의 시스템이 우리의 살 길이다 - 제민포럼 1 ahmoo 2013-10-01 3450
950 철수의 생각 -오세 관리자* 2012-10-21 3448
949 생각의 정석 67회 1 오세 2015-02-22 3447
948 둘 다 틀렸다면 답은? image 7 김동렬 2014-05-05 3447
947 인류가 가진 단 하나의 지식 1 chow 2023-02-12 3446
946 학교폭력이 학교를 망치고 있나, 학교폭력예방법이 학교를 망치고 있나? image 이상우 2023-11-02 3443
945 물때표의 진실 image 김동렬 2018-11-20 3443
944 교사가 가져야할 태도 이상우 2021-08-23 3441
943 왜 다시 공자인가? 3 김동렬 2017-01-06 3441
942 생각의 정석 19회 오세 2013-12-12 3438
941 초록물고기의 실패 1 김동렬 2017-07-10 3435
940 시대가 깨달음. 2 아제 2012-12-13 3435
939 구조론 영어 사이트 제작 모임 7 오리 2021-11-15 3434
938 과잉이 대박이 어미다 2 ░담 2012-11-11 3434
937 미래에 미리 가기 눈마 2016-03-25 3433
936 생각의 정석 110회 오세 2016-01-23 3432
935 협동조합의 문제 김동렬 2014-10-19 3432
934 행동경제학의 오류 2 김동렬 2014-09-02 3432
933 사발이 찜쪄먹는 육발이 등장이오. image 김동렬 2017-10-21 3430
932 가족과 공동체의 해체 7 큰바위 2014-08-28 3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