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323 vote 1 2015.03.14 (21:31:05)

 

      
    ◎ 상부구조와 하부구조


    상부구조는 에너지를 조직하고 하부구조는 깨뜨린다. 구조는 반드시 하나가 더 있다. 상부구조와 하부구조는 세트로 작동하므로 하나가 빠질 수는 없다. 상부구조는 결정하고 하부구조는 집행한다. 관측되는 것은 하부구조이고, 상부구조는 추론하여 알아낸다. 배후에 뭔가 숨어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잘 찾아봐야 한다. 에너지는 상태를 변경한다. 변경되기 전에 변화가 없어 알 수 없고, 변경된 후에 더 변하지 않으므로 알 수 없다. 우리가 관측하여 아는 것은 주변환경과의 상대적인 변화 때문이다. 지구가 돌아도 지구 안에서 알 수 없다. 도는 상태로 정지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어떤 의미에서는 변화 전에도 알 수 없고 변화 후에도 알 수 없다. 모래시계의 아랫부분은 변화가 보이고, 윗 부분은 변화가 안 보인다. 아랫부분의 변화도 주변과 비교해야 보이고 모래시계 안에서는 모른다. 윗부분은 비교할 주변이 없으므로 알 수 없다. 모든 조직은 의사결정 부분과 실행부분으로 되어 있다. 엔진이 결정하고 바퀴가 집행한다. 뇌가 결정하고 손발이 집행한다. 엔진과 뇌는 외부에서 알 수 없다. 상부구조를 꿰뚫어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 일대일


    일대일은 의사결정이 일어나는 지점이다. 인간은 환경 속에서 호흡한다. 무의식적으로 환경에 조종당한다. 환경은 여럿이므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1로 환원시켜 보아야 한다. 그 1은 진리, 역사, 진보, 문명, 자연이다. 다섯도 많으므로 신神 1로 환원시켜보아야 마음이 편하다. 어떤 일이 일어나면 신이 내게 이런 식으로 말을 거는구나 하고 받아들이기다. 장기전으로 보고 확률로 보는 거다. 나쁜 일이 일어나면 나쁜 확률을 모아둔 확률풀에서 큰 덩어리 하나가 빠져나간 좋은 소식이다. 그래야 나쁜 일이 나쁜 일을 부르는 일관성과 연속성의 덫에 치이지 않는다. 먼저 신과 일대일로 맞서고, 다음 신이라는 등대를 등지고 신이 바라보는 방향을 바라보아야 한다. 거기서 합리적인 결정이 가능하다. 인생에 많은 일들이 일어나지만 개별적으로 상대해주지 말아야 한다.


    ◎ 미학


    미학은 인식의 시스템적 실천이다. 깨달음은 소승적 앎으로 부족하고 대승적 실천이 따라야 한다. 실천할 때는 동료와의 팀워크가 문제로 된다. 시스템적인 팀플레이를 하다보면 동료의 판단을 쉽게 할 의도로 아름답게 된다. 동물의 새끼가 귀여운 것은 엄마와 팀을 이루어야 하기 때문이다. 꽃이 아름다운 것은 나비나 벌과 팀을 이루어야 하기 때문이다. 박쥐는 장님이므로 못생겨도 상관없다. 시력이 있는 박쥐는 그나마 잘 생겼다. 화려한 깃을 가진 새는 암컷과 팀을 이룰 의도가 있다. 인간은 여자가 더 팀플레이에 주의한다. 아기를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자가 예쁘다. 아는 것이 미학으로 실천되듯이 역으로 미학적 센스를 발달시키면 진리의 핵심을 알 수 있다. 아름다움은 그저 주목을 끄는 것으로 부족하고 진지하게 팀플레이를 성공시켜야 한다. 예쁜 것은 일단 주목을 끄는 것이요 더 나아가서 확실한 팀플레이를 이루려면 고상하게 아름다워야 한다. 그것은 파트너를 집중하게 하는 것이다. 인상주의 그림은 관객을 긴장시켜 시선을 집중시킬 의도가 있다. 내부에 미학적 밸런스와 축을 움직이는 아이러니를 투입하는 방법으로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다.


    ◎ 이상주의


    이상주의는 의사결정의 미학이다. 팀플레이를 하려면 수비수끼리의 충돌을 피해야 한다. 서로간에 거리를 벌리고 서로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미래의 가능성을 의사소통의 표지로 삼아야 한다. 랜드마크가 너무 가까이 있으면 방향판단이 어렵다. 멀리 있는 산이나 높은 빌딩으로 표지를 삼듯이 비현실적인 이상이 의사소통을 순조롭게 한다. 어린이에게 ‘꿈이 뭐냐?’고 물으면 현실적인 7급 공무원보다 비현실적인 대통령을 말해야 한다. 대통령의 일은 주변과 공유되므로 의사소통의 회전율을 높인다. 가족과의 의사소통은 가족의 경계를 넘는 마을단위로 나아가야 하고, 회사동료와의 의사소통은 껄끄러운 회사내부의 문제를 피하여 국가단위의 의제로 나아가야 한다. 국가간의 의사소통 역시 인류단위의 의제로 나아가야 외교마찰을 피한다. 나와 상대보다 한 층위 높은 것을 끌어들여야 한다.


    ◎ 신神


    신은 의사결정에 필요한 대칭의 최고단위다. 의사결정은 밖≫안의 순서이므로 나와 대칭을 이룰 가장 큰 바깥의 경계에 대한 개념이 필요하다. 진리나 우주, 세계 따위를 떠올릴 수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 이 개념들은 나의 바깥에서 대칭적으로 있다. 의사결정은 대칭≫비대칭이므로 먼저 나와 맞서고 다시 나와 하나가 되어야 한다. 시공간적으로 우주 탄생 이전과 연관지을 수도 있다. 우주의 존재는 확실하다. 그 우주를 존재하게 하는 자궁의 존재도 확실하다. 우주의 자궁에서부터 사유를 출발시켜야 한다. 자기 자신을 사유의 출발점으로 삼으면 안 된다. 자신의 사이즈를 제한하게 되기 때문이다. 혹은 미지수 X로 두더라도 신의 포지션은 있다. 의사결정으로 볼 때 모두 연결되어 있다. 모두 연결된 전체로부터 사유를 진행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그럴 때 바른 판단은 가능하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챠우

2015.03.15 (02:36:57)

팀플레이 자체가 미학이라니, 궁금하던 것이 확실하게 해소가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272 대칭과 토대 image 김동렬 2015-12-08 5045
3271 구조냐 창조냐 그것이 문제로다. image 김동렬 2015-12-08 5101
3270 사랑의 정석 7회 1 김동렬 2015-12-08 5324
3269 사랑의 정석 6회 1 김동렬 2015-12-07 5113
3268 관점 관계 메커니즘 역설 완전성 image 김동렬 2015-12-07 5689
3267 밀당을 잘해야 집권한다 image 김동렬 2015-12-04 6016
3266 조절장치가 있어야 한다. image 1 김동렬 2015-12-03 5759
3265 차별은 잘못일까? image 김동렬 2015-12-03 5283
3264 구조론적인 사유란 무엇인가? image 1 김동렬 2015-12-03 5497
3263 사랑의 정석 5회 1 김동렬 2015-12-02 5178
3262 진짜 역사란 무엇인가? image 김동렬 2015-12-02 5675
3261 예술이란 무엇인가? image 김동렬 2015-12-02 6359
3260 유교는 사랑이다. image 3 김동렬 2015-12-01 6193
3259 사랑의 정석 4회 2 김동렬 2015-12-01 5101
3258 큰 것에서 작은 것이 나왔다 image 김동렬 2015-12-01 5370
3257 케인즈가 옳다 image 김동렬 2015-11-30 5433
3256 사랑의 정석 3회 1 김동렬 2015-11-30 5195
3255 예능프로의 포맷구조 image 김동렬 2015-11-30 5737
3254 언어의 비밀 image 1 김동렬 2015-11-28 6174
3253 수평에서 수직으로 도약하라 image 김동렬 2015-11-27 5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