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692 vote 0 2019.02.04 (21:54:04)

      
    1은 살고 2는 죽는다

    

    부부가 공유하는 토대는 아이다. 둘이 공유하는 하나의 아이에 의해 부부 2는 가족 1로 도약한다. 에너지는 항상 상부구조에서 온다. 부부관계를 유지하게 하는 에너지는 아이를 통해 가족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사회로부터 오고 집단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에너지는 무의식을 통해 은밀히 들어오므로 알아채지 못한다. 


    보다 큰 단위로 올라서지 않으면 안 된다. 에너지가 거기서 오기 때문이다. 명절에 고향을 찾아도 그냥 가지 못한다. 아이를 앞세우고 가는 것이다. 아이라는 말은 알기 쉽게 비유하여 설명하려는 것이고 본질은 계속성이다. 부부는 죽어도 아이는 남아있다. 조상으로부터 현재로 그리고 미래로 이어져 가는 근본이다.


    그것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게 아이가 될 수도 있지만 다른 것이 될 수도 있다. 직장이나 이념이나 이상주의나 종교라도 마찬가지다. 사건은 다양하다. 그리고 중첩되어 있다. 부부가 아니라도 친구가 있고 회사도 있다. 회사도 사건을 계속 이어지게 한다. 회사인간이 그렇다. 부부생활보다 회사생활이 더 중요하다. 


    문제는 언젠가 회사를 떠나게 된다는 점이다. 아이가 없어도 살 수 있지만 미래로 계속 이어지게 하는 그 무엇이 없으면 인간은 결코 살 수 없다. 설문조사를 하면 절반이 아이가 없어도 상관없다는 답변을 내놓는다. 그 사람들은 아이가 아니라도 계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 사건을 이어갈 수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아이도 없고, 부모도 죽고, 회사도 떠나고, 친구도 사라지고, 이념도 없고, 종교도 없다면? 그럴 때 인간은 죽는다. 지금은 그럭저럭 형편이 괜찮으므로 아이가 없어도 살 수 있다고 답변하는 것이다. 나이 50이 넘어가면 급속하게 친구와 끊어지고 사회와 단절되어 고립된다. 그래도 이념이 있고 미학이 있으면 살 수 있다.


    나이는 들었는데 이념도 없고, 미학도 없고, 아이도 없고, 친구도 없고, 부모도 없다면? 종교가 최후의 안식처가 된다. 그러나 종교의 사회적 비중은 급속하게 줄어들고 있다. 그래도 당신은 살 수 있을까? 작가는 살 수 있다. 작품이 아이다. 무엇이든 낳음이 있어야 한다. 사건의 다음 단계로 이어가는 무엇이 있어야 한다.


    아이는 없어도 살지만 회사도 부모도 친구도 회사도 종교도 없으면 인간은 죽는다. 그래도 작가는 산다. 미학이 있으면 살고 이념이 있으면 살고 이상주의가 있으면 산다. 내면의 빛이 있으면 산다. 진리를 보는 자는 산다. 그러지 못하는 자는 비참하게 죽는다. 고립되어 죽는다. 단절되어 죽는다. 에너지가 끊겨서 죽는다. 


    1이 되면 살고 2가 되면 죽는다. 둘이 한배를 탄다. 배는 1이다. 배를 잃으면 2다. 여야는 국민이라는 한배를 타고 있다. 국민이 보이지 않고 야당만 보이면 2다. 2가 되면 죽는다. 대칭이 2면 축은 1이다. 그 축을 이동시켜서 에너지를 제어하는 방법으로 인간은 산다. 계가 없고 에너지가 없고 통제하지 못하면 죽는다. 



[레벨:11]sita

2019.02.05 (00:48:59)

WELL SAID !
I CELEBRATE MY NEW BIRTH!
THANKS TO YOU.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9.02.05 (04:11:38)

"사건의 다음 단계로 이어가는 무엇이 있어야 한다."

http://gujoron.com/xe/1060105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52823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43360
4385 믿음이란? 1 김동렬 2019-03-29 3801
4384 쌍방향 통제는 없다 1 김동렬 2019-03-28 4899
4383 무슬림과 돼지고기 5 김동렬 2019-03-28 4303
4382 구조론 핵심 요약 2 김동렬 2019-03-26 3680
4381 인생은 삽질이다 1 김동렬 2019-03-26 4133
4380 개겨야 산다 5 김동렬 2019-03-25 4054
4379 고통은 없다 2 김동렬 2019-03-24 4986
4378 이 순간을 이겨라 2 김동렬 2019-03-22 4601
4377 마음의 변화 2 김동렬 2019-03-20 5039
4376 사랑은 척력이다 1 김동렬 2019-03-19 3915
4375 무심은 유심이다 1 김동렬 2019-03-18 4635
4374 예수 마르크스 샤르트르 까뮈 3 김동렬 2019-03-17 3922
4373 핑크 플라맹고의 비극 image 2 김동렬 2019-03-15 3785
4372 사랑은 방해자를 밀어내는 것이다. 1 김동렬 2019-03-15 3742
4371 프로이드의 욕망 1 김동렬 2019-03-14 4348
4370 인간에게 자아가 있는가? 1 김동렬 2019-03-13 4702
4369 정준영은 왜 그랬을까? 2 김동렬 2019-03-12 4863
4368 인간의 행동에는 이유가 없다 5 김동렬 2019-03-11 3891
4367 진정한 만족감은 어디서 오는가? 1 김동렬 2019-03-11 4040
4366 나쁜 남자와 나쁜 여자 3 김동렬 2019-03-10 43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