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9266 vote 0 2010.03.04 (00:05:37)


님은 이미 구조론 안에 있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이 구조로 되어 있다. 아니 완전히 전부가 구조로 되어 있다. 구조가 없는 것은 없다. 만약 그런 것이 있다면 유령이나 허깨비와 같이 꾸며낸 가짜다.

 

구조는 갖춤이다. 갖춤이 없는 것은 없다. 갖추어지지 않고서는 존재 자체가 성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살펴야 할 바는 살아있는 완전한 갖춤과 죽어가는 불완전한 갖춤의 차이 뿐이다.

 

구조를 알지 않으면 안 된다. 안다는 것은 곧 구조를 아는 것이기 때문이다. 구조를 모른다면 집은 아는데 주소를 모르는 격이다. 파트너는 있는데 정작 상대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모르는 격이다.

 

구조를 모르면 ‘왜 구조를 알아야 하지?’ 하고 질문할 자격도 없다. 무언가 말한다는 것은 곧 구조를 진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질문은 구조를 물음이며, 모든 답변 또한 구조를 답합이다.

 

인간의 언어가 구조다. 구조를 모른다면 언어를 모르는 셈이다. 손짓발짓으로도 의사소통은 가능하지만 말이 아니라 헛소리가 되기 쉽다. 언어도 모르는 주제에 말을 걸어올 자격이나 있겠는가?

 

인간의 언어는 한국어 아니면 중국어지만 존재의 언어는 구조다. 인간은 언어로 의사소통을 하지만 존재는 구조의 완전성으로 소통한다. 인간의 언어는 그 구조에 사람의 목소리를 입힌 것이다.

 

구조를 몰라도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불완전하다. 나침반 없는 항해와 같고, 자물쇠 없는 문단속과 같고, 아이디 없는 접속과 같다. 독립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다른 것에 빌붙어 종속된다.

 

구조론은 완전성을 주장한다. 갖출 구조를 갖출 때 완전해진다. 완전할 때 통한다. 통할 때 증폭한다. 진보하고 발전한다. 창의하고 혁신한다. 생명성을 얻는다. 나아가 자기 자신을 완성한다.

 

왜 구조론이 아니면 안 되는가? 님은 이미 구조론 안으로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방아쇠는 진작에 격발되었다. 님이 알든 모르든 상관없이 구조론이라는 큰 나무의 한 가지로 님은 태어난 것이다.

 

 

 

 

http://gujoron.com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46533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36895
171 존재의 핸들은 무엇인가? 김동렬 2022-04-26 2035
170 마동석 액션의 의미 김동렬 2024-02-20 2033
169 노무현 이후에 노무현이 없다 김동렬 2024-04-04 2032
168 강형욱과 집단 정신병 김동렬 2024-05-23 2030
167 국힘당과 집단사고 김동렬 2024-04-05 2027
166 직관 논리 믿음 김동렬 2024-03-29 2025
165 제갈량이 유비를 따라간 이유 김동렬 2024-04-22 2022
164 왼쪽 깜박이와 모계사회 김동렬 2023-12-04 2011
163 유권자의 갑질 김동렬 2024-02-26 2007
162 손웅정 르노코리아 박철 옥소리 김동렬 2024-07-02 2000
161 문화혁명의 진실 김동렬 2024-04-30 2000
160 KBS, 메갈, 삐라 김동렬 2024-07-04 1995
159 자아란 무엇인가? 김동렬 2024-06-12 1993
158 조국당이 이기는 이유 1 김동렬 2024-04-03 1993
157 석가의 방문 김동렬 2024-05-15 1988
156 박찬욱과 헤어지기 김동렬 2024-04-29 1988
155 방향과 순서 김동렬 2023-12-15 1988
154 유체의 자발성 김동렬 2023-07-23 1985
153 의사결정 김동렬 2024-05-31 1980
152 국민은 이겨먹으려는 자를 이겨먹는다 김동렬 2024-04-10 19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