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read 18986 vote 0 2005.08.03 (13:27:43)

인간이 인간을 보고 쇼크를 먹었다면 문제가 있다. 아담과 이브 때부터 인간은 깨벗고 있었다. 그리고 수천년이 지났다.

문명의 본질이 인간의 자유를 확대해 가는 과정이라면, 지금 인간은 얼마나 자유로와졌는가이다. 인류의 문명화된 정도를 질문하자는 거다.

오늘의 이 사태.. 인간이 인간의 적나라한 모습을 보고 화를 내는.. 그 자기부정의 극치.. 인간이 스스로 인간을 부정하는 상황.. 이것은 이 문명이 건강하지 않은, 즉 불건전한 문명이라는 증거가 된다. 그렇다면 치유해야 한다.

존 레넌이 마약을 했건 혹은 옷을 벗었건 사람들은 상관 않는다. 오히려 존 레넌의 인간적인 모습들을 보고 환호한다. 앞서가는 자가 그렇게 길을 열어주었기에 우리는 조금 더 자유로와질 수 있었던 거다. 감사한다.

존 레넌의 용기있는 실천이 한국 청소년의 두발 및 복장 자유화 그리고 야간통행금지 해제 그리고 인터넷의 자유로움을 앞당기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18살 먹은 소년 존 레넌이 지금 당신의 이웃집에 살고 있다면.. 당신은 존 레넌을 고발하고 말 것이다. 비열하게도 말이다. 그 혜택은 누리면서도 말이다. 야간 통행금지가 있던 그 억압의 시절이 그대에겐 좋았는가?

'존 레넌은 멀리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내가 안전하다.'는 생각. 멀리 있는 존 레넌에게는 환호를 보내면서 가까이 있는 존 레넌은 고발하고 마는 당신의 이중성이 나는 싫다. 왜 솔직하지 못하는가? 왜 순수하지 못하는가?

이 문명 앞에서 당신은 도무지 누구란 말인가? 당신의 존재는 도무지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 참견하지 말기. 간섭하지 말기. 개입하지 말기. 자유롭게 놓아두기. 사랑한다면. 진정 사랑한다면.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46519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36879
191 광화문 1만 인파의 외침이 조중동의 귀에도 들렸을까? 김동렬 2002-12-01 18596
190 군포 개혁당에 부쳐 image 김동렬 2003-04-29 18639
189 노무현은 무서운 사람이다 image 김동렬 2004-02-18 18667
188 예술의 본질 김동렬 2008-08-14 18676
187 슬픈 진중권들과 카우치들 김동렬 2005-10-24 18697
186 곤충채집 겨울방학 숙제 유비송신 2002-12-04 18709
185 누가 그이들을 울게 하는가? image 김동렬 2003-08-28 18729
184 18 금 유감 2005-08-04 18760
183 누가 김운용에게 짱돌을 던지랴! image 김동렬 2003-07-08 18765
182 완전성의 과학 구조론 김동렬 2008-12-31 18767
181 이회창진영이 구사하는 최악의 전술 김동렬 2002-12-05 18780
180 추가할 내용 image 김동렬 2010-07-18 18782
179 김민새의 공작이라는 증거 김동렬 2002-12-19 18783
178 편집용 image 김동렬 2011-01-23 18783
177 홍규옹은 하늘로 YS는 창에게로 image 김동렬 2002-11-21 18785
176 신경계정치와 호르몬정치 김동렬 2003-07-07 18786
175 사랑수님의 시 김동렬 2004-11-24 18818
174 전체가 먼저 부분은 나중이다. image 9 김동렬 2011-12-20 18826
173 양들의 모래시계 image 2 김동렬 2010-10-03 18857
172 신종 사기수법 조심 김동렬 2002-09-14 188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