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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937 vote 0 2024.06.10 (16:33:25)

     6월항쟁 37주기다. 세상이 점점 미쳐 돌아가고 있다.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권위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투사들이 꿈꾸었던 좋은 시절은 눈 깜짝할 새 지나갔다. 하극상 때문이다. 도처에 금쪽이, 만인이 돈룩업이다. 


    대한민국은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이 시작되면서 눈을 감아버렸다. 무려 점쟁이에 의존하게 되었다. 나는 무의식의 탓이라고 생각한다.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어깨를 짓누른다. 질식할 것 같다. 만만한 놈에게 화풀이다.


    제일 만만한 조두순을 조져라. 그 사람들은 누군가를 조지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다. 썩은 고기를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처럼 물어뜯을 먹잇감을 찾아다니다가 20년 전 사건을 발굴했다. 고려시대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 


    고려 5대 경종의 복수법이 시행되면서 975년에는 호족뿐만 아니라 모든 백성이 원한을 가진 상대에게 복수를 할 수 있게 되었고, 복수의 범위 또한 지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길거리에서 갑자기 때려죽여도 복수라고 선언하면 모든 게 용서되는 정신 나간 상황으로 치달았다. 

    976년에는 집정 왕선이 경종의 삼촌인 천안부원낭군과 진주낭군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조정 최고 신료가 태조의 아들이자 금왕의 숙부들을 탄핵이나 상소도 아니고 칼 뽑아 냅다 찔러버렸다. 경종은 심각성을 깨닫고 왕선을 파직한 후 복수법을 악용해 살인을 저지른 자들을 모조리 처벌했고 복수법도 폐지시켰다. 경종은 향락에 빠져 살다가 즉위 6년 만에 2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국가 차원에서 사적제재를 허용하거나 방치하면 무슨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지 피로 대가를 치르고서야 깨닫게 됐다. 경종 사후에 최승로가 시무 28조에서 경종의 복수법을 대놓고 비판했다. 호족들부터 일반 백성들까지 전국적으로 자행된 광기의 복수극을 보면 무수히 많은 사람이 희생당한 건 확실하다. 한국사에서 가장 최악의 악법 중 하나로 회자되고 있다.[나무위키]


    자경단이 날뛰면 김규삼 만화 비질란테다. 서부시대 무법천지로 돌아가 버렸다. 영화에는 서부시대가 낭만적으로 그려지지만 현실에는 시체가 즐비했을 뿐이다. 사적제재라는 이름의 인민재판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


    한국전쟁 때 인민재판의 실태를 알게 된 스탈린이 "김일성 동지는 대체 이런 짓을 왜 그냥 보고만 있는 것인가. 뭘 하고 있는가. 당장 이를 중지하라."고 격노했다고 한다.[나무위키]


    놔두면 마녀사냥으로 치달을 확률이 백 퍼센트다. 오죽하면 스탈린이 김일성에게 인민재판 금지를 지시했겠는가? 대중의 광기에 불을 지르면 누구도 그 불을 끌 수 없게 된다. 불은 더 이상 태울 것이 없을 때까지 번진다.


    탈북자.. 북한을 이용해 남한을 친다. 북한에 쌀 퍼주고 똥물 받아오는게 기술.

    유튜버.. 피해자를 이용해서 밀양시를 공격한다. 밀양시 관련 사이트 초토화.

    밀양시.. 피해자를 설득해서 밀양시를 방어하며 피해자에게 2차가해를 한다. 


    지금 최대 피해자는 유탄을 맞은 밀양시다. 밀양 사람들이 가만있겠는가? 어떻게든 맞대응을 한다. 왜? 화가 나기 때문이다. 옳고 그름은 생각하지 않는다. 왜? 화가 났기 때문이다. 흥분한 인간은 누구도 말릴 수 없다.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구조다. 나쁜 상황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은 없고 덜 나빠지는 방법밖에 없다. 원래 그렇다. 법과 제도는 최악을 방지할 뿐 악을 심판하지 못한다. 악은 심판할 수 없다. 이미 저질러졌기 때문이다.


    엎어진 물을 주워담을 수 없다. 살인범을 사형시킨다고 해서 죽은 피해자가 살아서 돌아오지 않는다. 공정한 해결은 원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선악의 프레임을 버리고 문제해결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 상황이 통제되는가?


    범인이 인질을 잡았을 때는 인질의 구출이 우선이다. 범인을 놓치더라도 인질을 살려야 한다. 그건 공정하지 않다. 선악 프레임, 정의실현 프레임은 히어로 영화에 나오는 것이고 문제 해결의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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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지성주의 불장난. 법과 제도가 권위를 가지고 전문가와 지식인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자경단 날뛰면 막장이다. 위가 썩으면 아래도 썩고 결국 이렇게 된다. 공적시스템은 신뢰를 잃고 사적제재는 통제불능.


    국가에서 예비군 제도를 두는 이유는 자경단의 출현을 막기 위한 것이다. 전쟁이 벌어지면 애국자 아저씨들이 각자 총 들고나와서 간첩이라면서 지나가는 사람을 마구잡이로 때려잡기 때문에 예비군이 필요한 것이다.


    큐대를 떠난 당구공은 쓰리쿠션을 거쳐 결국 윤석열 대가리에 맞는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 물은 낮은 데로 흐르고 국민의 분노총량은 대통령에게로 쏠린다. 대통령이 약한 고리다. 문제는 윤석열이 그것을 모른다는 거.


    닉슨의 월남전 대책이 옳은가 그른가는 중요하지 않다. 대중의 분노총량 보존은 결국 백악관을 향한다. 이는 물리학이다. 예정된 재앙을 누구도 피할 수 없다. 옳아도 죽고 옳지 않아도 죽는다. 살리지 못하므로 죽인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8]SimplyRed

2024.06.10 (17:24:23)

더글로리 보면서 들던 위화감... 그 이후 유튜브 쇼츠에 가끔 나오는 드라마들을 보면, 다 부조리 혹은 진상에게 사이다 받아치기 같은 장면들만 나옵니다. 물론 보지는 않지만... 

프로필 이미지 [레벨:22]이상우

2024.06.11 (10:12:26)

지금은 어느 커뮤니티나 일베화돼서 내부 논리만 강하고, 상대에 대한 인격모독 비방과 논리도 없이 끝까지 물고늘어지는 비아냥 게시글과 댓글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동렬님이 전에 말씀하신 것처럼 공황장애라는 말이 생기니 공황장애에 대한 해법도 생겼지만, 공황장애 아닌 사람들도 공황장애가 되는 것과 비슷하게, 학교폭력, 성희롱, 인권, 교권 이란 말이 있으니 자신은 정의고 타인은 악인이고,  유튜브와 수십만이 보는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려서 돈장사, 권력놀음이 횡행합니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나 싶을 정도로 끝이 보이질 않네요. 대한민국 발전의 정체현상과 민주주의퇴보가 우리사회의 비정상화를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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