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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5]오세
read 4175 vote 0 2013.07.08 (23:12:30)

"북한말로 대화를…" 간첩신고한 여중생들 표창




합리적인 "의심"을 하지 말라는게 아니다. 

합리적인 의심은 진술이 아니라 전제를 보게 한다. 

그리고 그 전제가 잘못되었음을 발견하게 한다. 


하지만 위와 같은 경우는 아니다. 

이는 명백히 이명박-박근혜로 이어지는 국가범죄의 산물이다. 

그리고 그 범죄의 이름은 바로 "의심조장"이다. 


국가가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짓 중 하나는 바로 신뢰의 파괴와 의심의 조장이다. 

국정원이 한 짓처럼 국민의 절반을 종북세력으로 만들어 공동체의 신뢰를 파괴하고, 서로에 대한 의심을 조장하는 것이야말로 최악의 범죄이다. 


왜? 

국가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신뢰라는 무형의 끈이 있고 그 끈이 있어 개인이 국가라는 거대한 공동체를 이루고, 국가 들은 서로 인류애라는 끈으로 얽혀 지구촌을 이루기 때문이다. 국가가 중요한 것은 그것이 인간으로 하여금 인류라는, 나아가 우주라는 더 큰 공동체로 나아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심은 바로 그 징검다리를 끊어 놓는다. 

한 번 의심의 공기가 감돌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서로의 눈을 피하고 손을 맞잡지 않으며 같은 공간에 머무려 하지 않는다. 

그렇게 서로 고립되고 성을 쌓고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다. 

그 결과 망한다. 혼자만 망하는게 아니라 전부 망한다. 


나에게 물이 있고 너에게 식량이 있어도 그 둘을 교환하지 않는다. 

서로를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굶어죽는다. 그렇게 의심은 모두를 죽인다. 

 

좀, 더 미시적으로 살펴보자. 

국가는 흔히 의심을 조장하기 위해 "포상"을 한다. 

심리학적으로 보자면, 의심이라는 행위에 포상이라는 긍정적 강화물을 결합시키는 것이다. 


원래 인간은 생리학적으로 의심을 할 때 신체적으로 스트레스를 겪는다. 

쉽게 말해 인상을 찌뿌리게 되고 기분이 나쁘고 호흡이 얕아지며 의심을 입증할 단서를 찾느라 주의력이 제한된다. 

의심에 빠지면 마치 멀티태스킹하는 컴퓨터처럼 무의식에서 의심이 계속 뇌의 리소스를 잡아먹고 있는데, 

원래 우리의 뇌는 멀티태스킹에 그다지 능하지 않은지라 의심에 빠지면 다른 일도 손에 잘 안 잡힌다. 


그런데 여기에 포상이나 칭찬 같은 긍정적 강화가 결합되면 기묘한 일이 벌어진다. 

여기 어려서부터 부모에게, 혹은 교사에게, 혹은 경찰에게 의심에 대한 포상을 줄곧 받아온 한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 혹은 그녀에게 이제 의심은 더 이상 스트레스만을 가져다주는, 얼른 의심을 풀고 해소해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야 하는 그런 행위가 아니다. 


이제 의심은 그 혹은 그녀에게 <그 자체로> 즐거운 일이 된다. 

과거, 의심을 한 행위에 대해 보상받은 기억이 뇌의 쾌락중추를 자극한다. 

의심을 하다보면 막 신나서 계속 하게 되는 것이다.


1단계. 북한말을 쓰면 간첩으로 보인다
2단계. 북한말을 쓰지 않아도 북한사람처럼 생기면 간첩으로 보인다
3단계. 북한말을 쓰지 않고 북한사람처럼 생기지 않아도 체제에 비판적이면 간첩으로 보인다. 


그렇게 신나게 의심을 하다보면 편집적 인간이 되어 버린다. 
이제 세상 사람들의 반이 간첩처럼 보인다. 
그렇게 미친 사람, 세상에 제법 많다. 
세상의 절반이 종북으로 보인다. 이건 약도 없다. 그들은 의심이 즐겁다. 


하지만 몸에는 좋을리가 없다. 의심할 때 분비되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심혈관에 가하는 악영향은 심대하다. 장기적으로 의심을 즐기는 자들은 결국 심혈관 질환으로 고생한다. 그런데도 그 의심을 끊지 못한다. 의심이 즐겁기 때문이고, 의심이 즐거운 것은 어려서부터 의심과 보상이 결합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결합되어선 안 될 것을 결합시키는 것은 범죄이다. 


그게 바로 대한민국이 저지른 범죄이다. 

특히 이승만으로부터 이어지는 저 유구한 독재세력들의 종특이자 주특기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활용 가능한 모든 것을 이용해 그렇게 불신을 조장하고 사람들을 분열시키고 의심에 보상을 해왔다. 


그것은 명백한 범죄, 국가범죄이다. 

그들은 국가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도리어 국가를 해쳤다. 국가를 유지시키는 신뢰라는 끈을 가위로 끊으며 돌아다녔다. 한 번 끊기면 다시 잇기 힘들다. 잇는 것은 언제나 끊는 것보다 힘들다. 그것을 모르는 저 무지한 자들은 오늘도 가위를 들고 신나게 줄을 끊고 돌아다닌다. 


그 가위, 이제 회수해야 한다. 

그것으로 우리의 아이들을 해치기 전에 말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2]wisemo

2013.07.09 (14:17:34)

20세기판 "후덜덜 다리떨기" 불씨 살리기 열심인 것이죠...

NLL 역풍에 휘둘려서 정신못차리는 모습이 점차 가관이겠지요.

권력기관 일수록 국익과 공익이 아니고 정권과 정당 사익에 종사함을 모르는 시대...

공무원이 할 말을 잃고 그들의 자존과 중립을 까부수는 시대...

***

여기에 최고 공범은 진실을 알리지 않고, 왜곡하는 국영 공영 및 주류 언론...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오. 그대 조상은 그때 그 시절 직업이 뭐 였더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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