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는 글 쓰는 사람이다. 이외수의 글에는 뭔가 있다. 글이 나오면 읽으려 하고, 방송이 나오면 들으려 한다. 트윗이 뜨면 리트윗 된다.
이외수의 글에는 독자가 모인다. 이외수의 말에는 청취자가 모인다. 이외수의 방송에는 시청자가 모인다. 이외수의 트윗에는 팔로워가 모인다.
이외수는 그의 맡은 바를 잘 한다. 그 맡은 바를 너무 잘 한다. 그래서 문제다. 이외수는 문제다. 전문대도 안 나온 주제에 글은 잘 쓴다. 배경 훌륭한 작가들과 사교질도 안하는 주제에 멘션은 잘 날린다. 글만 잘 쓰는 줄 알았는 데, 입바른 소리까지 한다. 그래도 팬들이 따른다. 그래서 문제다.
오늘 20대는 작가 광수와 기린 광수 중 누구를 더 알아볼까? 기린 광수는 "배신배신"하고 우는 데, 작가 광수는 "배경배경"하고 울었다. 이외수의 배경이 문제다.
이 글은 작가 광수와는 무관하다. 그가 그의 발언을 "실언"으로 규정하고 "사과"까지 요청하였음과 상관없이 이 글은 그와는 무관하다.
작가 광수옹의 "격식을 차리지 않은 개인적인 글"과 무관하게, 우리 가운데에는 "배경배경"하고 울어 대는 우리가 있다. 이 글은 그 우리에게 쓰는 글이다.
배경을 지워야 크게 쓴다. 널리 쓴다. 돌려 쓰고, 나눠 쓰고, 웃으며 쓰고, 울며 쓰고, 놀며 쓰고, 일하며 쓴다. 그대도 쓰고, 나도 쓰고, 우리도 쓰고, 인류도 쓴다. 모두가 쓴다.
핵심 중 핵심 그 한 점을 찾아 그것을 물건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미래의 일이다.
그림을 그린다면 이우환처럼 그려야 한다. 팝을 한다면 싸이처럼 해야 한다. 그림을 그린다면 "점" 하나만 남겨야 하고, 팝을 한다면 "쾌" 하나만 남겨야 한다. 잡다구리한 배경은 지워버려야 한다.
글을 쓰는 데, 대학이 뭐고 무식이 뭐고 철학이 개똥인 걸 어쩌란 말인가? 글을 쓴다면 "글" 한 점만 남기고 나머지는 다 지워야 한다. 다 지우고 승부 내야 한다. 그래야 일이 난다.
정보 시대는 연결 시대다. 단절된 10억보다 연결된 천만이 더 강할 수 있다. 각각이 100개의 링크를 가지면 100배의 세력과 대치할 수 있다. 배후의 인류 전체와 연결하여 작업할 수 있다면 필승이다. 승리는 연결되어 움직이는 천만의 몫이다.
각각이 100개의 링크를 넘어 천만개의 링크와 연결되어서도 혼란 없이 작업할 수 있다. 잡스러운 것들을 다 지워버린다면 말이다. 배경 지우기는 절체절명의 과제다.
배경을 지우지 못하면, 이외수를 죽여야 한다. 김기덕을 죽여야 한다. 낸시랭을 죽여야 한다. 종국엔 서로를 죽여야 한다.
육체의 땀과 피로 일하는 시대는 종말을 맞고 있다. 뇌로 일해야 한다. 신경으로 일해야 한다.
삽 들고 땅을 지정 받아 파고 덮 던 일은 다 기계의 몫이다. 이미 정답이 나와있는 지식의 목록을 조합하여 적절한 대응책을 내는 일도 기계의 몫이다. 오직 연결되어 반응하는 일이 인간의 몫이다.
인류 전체와 연결되고 견뎌야 한다. 연결되고 반응하여 각각 자신만의 콘텐츠를 낳아야 한다. 이것이 지금의 일이다. 이 과업에 종사하는 사람만이 사람 대접을 받는다. 이건 쉽지 않다. 선택받은 이들의 몫이다.
콘텐츠를 못 낳아도 사람 대접 받을 사람 편에 서야 한다. 이건 쉽다. 우리 모두의 몫이다. 그래야 사람이다. 사람이라야 사람을 사람으로 대접한다.
굴삭기로 할 일을 삽 들고 덤비면 곤란하다. 엑셀로 할 일을 주판 들고 덤비면 곤란하다. 연결되는 것이 일이다. 반응하는 것이 일이다. 배경 따위는 "썅"하고 지워버리는 것이 일이다.
배경 후진, 철학 후진 이외수가 살아야 한다. 김기덕이 살아야 한다. 낸시랭이 살아야 한다. 글만 봐야 한다. 영화만 봐야 한다. "앙"만 봐야 한다.
배경 지우기는 쉽다. 너무 쉽다. 누구라도 할 수 있다. 언제라도 할 수 있다. 지금 여기서 그냥 뚝딱 하면 그만이다. 삿된 것은 싹 지워야 한다.
지워야 산다. 한 점만 남기고 싹 지워야 한다. 그대가 산다. 내가 산다. 우리가 산다. 인류가 산다. 70억 인류의 곤란이 끝난다. 축제가 시작된다. 70조 미래 인류까지 차고 넘치게 누릴 풍요의 시대가 열린다.
일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