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새끼, 진실한 새끼, 도덕적인 새끼

* 언젠가 올린 글이다. 여태껏 쓴 글들을 정리하다가 좀 재밌는 것 같아 다시 올린다. 진실이 없지 않다. 아들의 전화를 받고 힘이 쭉 빠졌지만 또 빌~빌 돌아다녀야겠다. 붓 한자루 먹물 한통 싣고 가야겠다. 종이가 없는 대신 길에서 박스 같은 거 주워서 그리면 되겠고. 먼 도시의 공원에 앉아 종이박스에 짧은 시를 쓰고 이상한 그림을 겻들이면 혹시 몇 만원 주고 살 사람이 있을 것도 같다. 팔아서 여관비해야겠다. 하하하. 왜 나는 내가 웃기냐.

<심각한 새끼 - 술집에서> ...

심각한 새끼 : (술에 잔뜩 취해서 아주 심각하게) 아니, 선생님! 민중을 위해서 시를 쓰신다는 시인이 양주를 마시면 됩니까?
선생님 : 미안하다. 다음부터는 막걸리만 마실게
심각한 새끼 : (낮고 무거운 목소리로) 그러셔야 합니다.
선생님 : 그래 씨발놈아 알겠다.

우린 모두 선생님의 갑작스러운 욕설에 박장대소하며 박수를 쳤다. 심각한 새끼는 박수의 의미도 모르고 계속 심각했다. 누구에게나 가르치려고 드는 진짜 심각한 놈이었다.

<진실한 새끼 - 현장에서>

진실한 새끼 : 아니, 선생님! 우린 노동자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인데 우리가 여자 얘기하면 되겠습니까?
선생님 : 미안하다. 다음부터는 남자 얘기만 할게.
진실한 새끼 : 아니 선생님, 지금 장난치시는 겁니까?
선생님 : 미안하다. 정말 미안해. 진정하라고. 다음부터는 짐승 얘기만 할게.

우리는 모두 선생님의 재치 있는 반성에 박수를 쳤다. 진실한 새끼는 박수치는 우리에게 화를 내며 또 진실했다. 진실한 새끼가 무서웠다. 진실한 새끼를 만날 때 우리는 짐승이 되어야했다.

<도덕적인 새끼 - 수업시간에>

도덕적인 새끼 : 선생님 그런 말씀은 ‘여기’서 하면 안 되잖습니까?
선생님 : 미안하다 ‘딴 데’ 가서 할게. 수업 마치자.
도덕적인 새끼 : 아니 선생님 지금 ‘강조의 오류’를 범하십니다.
선생님 : 미안하다 ‘딴 데’ 가서도 그런 얘기는 안할게. 입 다물고 살게. 술이나 먹자
도덕적인 새끼 : 아니 선생님 지금 수업시간인데 술이 들어갑니까?
선생님 : 미안하다고 했잖아, 이 개새끼야!

우린 선생님의 거듭된 반성과 오류에 박수를 쳤다. 도덕적인 새끼는 박수의 의도도 모르고 도덕이 땅에 떨어졌다며 우리 모두를 싸잡아 공격했다. 공격에 능한 놈이었다. 우리는 도덕적인 그 새끼를 피했다. 그 새끼는 키스할 때도 ‘저 여보시오 여자여, 우리 주둥이 좀 잠시 갖다 댑시다’ 고 예의 바르게 할라나? 우리는 도덕적인 새끼를 빼놓고 선생님을 따라 교실을 나와 버렸다. 진실, 도덕, 심각. 이 세 단어만 보면 경기를 일으키는 우리들을 선생님께서는 항상 ‘인간의 길’로 인도하셨다, 눈물겹도록 장난스러운 인간의 길.[펌]

###

요즘 대학생들 수준이 이렇게 되었는지 몰라도

난 자기 스스로 '난 개새끼야' 하고 커밍아웃 하는 놈은

확실하게 개새끼로 대접해준다.

개새끼는 개새끼일 뿐이다.

이런 썩은 글 써놓고 낄낄대는 자는 확~

내가 학생이었다면 강의실에 휘발유 끼얹고 불질렀다.

너희는 살아서 공기를 오염시킬 자격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