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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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485 vote 0 2012.12.24 (13:59:28)

888.JPG

 

 

이 만화의 병맛에 대해 서술하시오.

 

1) 병맛의 정의

2) 병맛의 문제

3) 병맛의 대안

 

 

 

 


프로필 이미지 [레벨:7]以人爲先也

2012.12.24 (14:32:35)

구조론적인 사고가 아직 미진하여 

제대로 풀 수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시도해 볼려고 합니다.


1) 병맛의 정의


일관성 있게 진행되는 원인-결과, 기-승-전-결 혹은 상부구조-하부구조를 

의도적으로 해체하여

외부의 전혀 다른 요소를 결합시키는 것.

그리고 그 결합이 낯설고 의외이며 

고급문화와 저급문화가 한데 어울려야만이 효과적인 병맛.

그 과정에서 기존 상식의 허울과 모순이

여지없이 폭로됨.


이는 싸이의 모토

Dress Classy, Dance Cheesy와 일맥 상통.


그런데 낯설고 의외인 요소의 결합 사이에는

반드시 서로 통할만한 닮은 꼴 구조가 있다.

그것을 통찰하고 발견하는 것이 작가의 역량.


2) 병맛의 문제


기존의 구조가 해체당하고 사망하게 되면

새로운 구조가 세워지고 성장해야 되는데,

병맛에는 그것이 없음.

다시 말하면 자궁이 없음.

결국 병맛은 기존 질서에 대한 한시적 일탈로만 존재 가능함.


3) 병맛의 대안


양식을 확립하여 복제가능한 완전한 모델을 제시해야 함.

그러기 위해서는 세력화가 필수.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2.12.24 (16:25:40)

병맛은 리얼리즘이오.

이러한 본질을 모르면 이야기가 안 되오.

[레벨:15]오세

2012.12.24 (15:49:24)

원래 소설이나 만화 영화 드라마 등 대중예술들은 사람들을 울고 웃기고 들었다 놓고 조였다 풀어놓는 공식이 있소.

대부분의 작가들은 그 공식에 다양한 소재를 투입해 스토리를 낳소.

근데 병맛은 바로 그 공식을 깨뜨리는 맛이오.


이쯤해서 주인공이 죽어줘야 하는데 싶으면 주인공이 멀쩡하게 살고

이쯤해서 읏어줘야 하는데 싶으면 울고

이쯤해서 싸워야하는데 싶으면 화해하고 


그렇게 철저히 공식을 파괴하면서 의도적으로 노출시키는 것이 병맛이오


근데 이게 원래 상도덕에 어긋나는 짓이라는거. 맞아죽을수도 있는 짓이라는거

마치 한의사가 비방을 들통난 것과 같고 마술사가 트릭을 들킨 것과 같으며 요리사가 레시피를 도둑맞은 것과도 같소.

내가 사실 그동안 이렇게 너희를 골탕먹였지 하며 신나게 자신의 무용담을 털어 놓지만 그 끝은 모든 것을 알게된 이들의 응징이 기다리고 있다는거. 


그래서 병맛 만화 혹은 드라마 혹은 영화의 주인공들은 작가를 대신하여 졸라게 맞거나 고생하거나 뒈지거나 암튼 개고생을 하게 되어있소. 자신이 규칙을 깼다는 부담감, 공식을 노출시켰다는 책임감 때문에 애꿎은 주인공만 죽어나는거지


병맛의 문제는 그것이 관객모독이라는 점에 있소

연극에도 그런게 있소. 배우와 관객 사이의 약속된 거리와 무대와 객석의 분리라는 암묵적 합의, 

그걸 일부러 깨서 관객을 도발하고 욕하고 접촉하면서 성공한 작품이 바로 연극 관객모독.

그렇지만 위태롭소.


관객이라는 졸라 욕심 많은 일진 앞에서 주머니를 탈탈 털어 나온 돈으로 잠시의 평화를 샀지만,

결국 그 일진은 다시 한 번 돈을 요구한다는거.

자꾸 병맛으로 가면 일진 앞에서 주머니 텅텅빈 꼬붕신세를 면할 수 없소.

대중예술이 흥할 땐 틈새시장으로 살아남을 수 있지만, 결국 더 이상 털 거리가 사라지면 사람들로부터 외면받을 수 밖에 없는 신세.


그렇다면, 병맛의 대안은?

만화가가 만화를 털고,

소설가가 소설을 털고

영화감독이 영화를 털어 밑천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우주를, 신을 통째로 터는 것이오,


기왕에 주머니를 털려면 같은 만화가의 클리셰를 털 것이 아니라 이 시대의 클리셰를 털어 원고에 담아야 하고

기왕에 공식을 노출시킬 거면, 신의 시나리오 정도를 공개해야하지 않겠소?


————


이말년이 다른 병맛만화랑 어느정도 차별화 된것은 그가 같은 만화가의 주머니를 턴게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를 털고 조롱하고 풍자하였가 때문이오.

김성모처럼 장르의 공식을 노출시키는데에서 멈추지 않고. 만화가가 사람을 속이는 수법이나 이명박이 사기치는 수법이나 거기서 거기임을 보여주어 반향을 일으켰소.


하지만 그것도 이제 끝났소.


이제 병맛의 시대는 갔소.

정공법이 뜰 것이오.


왜?


무기 성능 테스트는 끝났고 피아식별도 끝났으며 남은 병사들은 충분히 훈련되었소.

이제 싸이처럼 세계를 털 때가 왔소.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2.12.24 (16:27:03)

변죽만 올리고 핵심을 모르는군요.

병맛이 요즘 갑자기 생겨난 인터넷 만화의 트렌드라고 여기면 곤란하오.

병맛은 헤밍웨이부터 전통이 유구하오.

[레벨:9]길옆

2012.12.24 (16:11:05)

이 만화의 작가는 관객을 자기 일행으로 끌어들일려고 하지 않는 것이 문제가 아닌가 쉽습니다.

그냥 툭 던지고 떠나버리는데

진짜 툭 던지는 시늉만 하는 것 같습니다.

개를 유인할려면 뼈다귀라도 하나 던져줘야 하는데 말입니다.


코맥 매카시의 소설처럼 다음 문장을 예상할 수 없는 구조는 신선하나

밑도 끝도 없어서는 곤란하죠.

코맥 매카시는 절대 궤도수정하지 않죠.

한번 세팅한대로 쭉 가지요. 어떠한 고난이 닥치더라도 독자를 국경너머로 확실히 보내주지요.


병맛의 문제는 독자에게 보여줄 국경이 없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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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4 (16:24:13)

뭔가 핵심을 알고 계시는데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해주시오.

 

코맥 매카시는 모르는데 이 양반도 왠지 김기덕과 필이 나오.

다음에는 이 양반의 책으로 토론해봐도 좋겠소.

 

잠시 검색해 본 바로는 '로드'가 적당할 듯. 

지구의 종말은 누구나 꿈 꾸는 주제지만 제대로 소화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는데.

 

 

 

[레벨:9]길옆

2012.12.24 (16:44:32)

제가 뭔가를 아는 사람은 아닙니다.

단 그런 느낌이 순간 든 것 뿐이고요.

병맛이 뭔지도 좀 전에 검색해서 알았고요.

 

로드는 제 개인적으로는 두 번 읽기가 무서운 책입니다.

완벽한 어둠속에서 갑작스럽게 빛을 만났을 때의 느낌이랄까...

눈부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그것은 슬프지만 거부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6]id: 15門15門

2012.12.24 (17:18:12)

코맥 매카시... 간지죠!

읽어도 읽어도 뭔소린지 모르겠는데

그냥 읽는 것 자체를 즐겁게 만드는 작가입니다.

저같은 경우 왠지 모르게 그의 책을 읽고 나니

변태가 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2.12.24 (17:19:39)

읽는 것 자체를 즐겁게 만들어야 진짜요.

뭔가 감동과 교훈을 주려는 자는 때려죽여야 하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21]사발

2012.12.24 (18:14:09)

'로드'도 괜찮지만 코맥 맥카시의 최고작은 '핏빛 자오선'이라고 생각하오.

[레벨:9]길옆

2012.12.24 (18:57:06)

태양밖으로 쏟아진 화살은 창백한 하늘에 기다란 몸을 번득이다 갈대피리처럼 새된 울음을 토하며 쓰윽 다가와서는 느닷없이 땅바닥에 파득댔다...

[레벨:30]솔숲길

2012.12.24 (16:52:16)

1) 병맛의 정의 : 
위키정의는 어떤 대상이 '맥락 없고 형편없으며 어이없음'을 뜻하는 신조어다. 기존의 형식과 문법을 따르지 않는다. NG모음이다. 

NG모음은 드라마 후반 감독의 서비스판이다. 드라마보다 심각한 주인공의 꼬인 발음이 더 웃긴다. 

위 그림에서도 만화 대사는 독자들에게 설명하기 위한 거였는데 그점을 폭로해서 오히려 재미를 준다. 심각한 장면의 연극무대에서 청중의 안타깝지만 웃긴 추임새에 웃음이 터져버린 배우격이다. 청중을 의식하지 않고 있어도 없는 듯이 암묵하고 극에 몰두하여 극자체의 긴장을 끌어내어 관중과 교감했다. 예전 같으면 관객을 의식한 배우는 후배한테도 연극 똑바로 하라는 훈계를 들었겠지만 지금은 같이 웃어버린다. NG도 극의 일부가 된다. 
무대 위 배우의 영역과 무대 밖 청중의 영역이 섞여버렸다. 사고로 섞인 게 아니라 작가의 의도다. 

2) 병맛의 문제 : 
형식은 긴장을 주고 완결시킨다. 그런데 처음엔 신선했던 형식파괴가 긴장을 느낄 수 없게 되면서 아무 것도 아닌게 된다. 병신 같지만 재미있는 것에서 그냥 수준 이하가 되었다. 
드라마는 자체의 기승전결 완성성이 있어야 결말이 된다. 마침표가 있어야 한다. 
명절마다 나오는 마당놀이가 인기를 끌다가 막을 내린 건 더 이상 파괴할 형식이 없어서다. 춘향전, 흥부전, 판소리부터 구전되는 옛날 이야기는 다 털어먹고 더 이상 털어먹을 옛날이야기가 없으니 재미가 없어졌다. 

3) 병맛의 대안 :
형식이 있고 그 파괴의 묘미가 있어야한다. 무한도전이다. 무한도전은 다른 피디에겐 통편집감이 오히려 더 큰 웃음을 준다. 새로운 형식과 새로운 시도로 계속 간다. 상부구조에서 복제된 걸 또 파괴해간다. 진리는 계속된다. 무한도전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2.12.24 (17:09:15)

사전식의 정의는 필요없고

구조론적인 정의가 필요한 것이오.

 

구조는 대상에서 일정한 패턴을 추출하여 모형을 조립하고 보편화 한 다음

거기에 자기 이야기를 태우는 것이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6]id: 15門15門

2012.12.24 (17:29:50)

병맛을 보면 이른바 병신 같은데 진지해서 터지는 거죠.

마치 웃으면 안 된다고 못박아 놓은 코너에서

그 안에서 서로를 웃기려고 용을 쓰는 코미디언

같다고 할까요.

하지만 웃기긴 한데 그 코너 자체의 한계가

웃으면 안된다는 그 룰을 가지고 노는 것이기 때문에

그 이상의 변주나 확장이 잘 되지 않는 단점이 있죠.

마치 고무줄이 있어야만 고무줄 놀이를 할 수 있는 것처럼.


때문에 병맛이 그 한계를 넘기 위해서는 

지구를 들 수 있는 거대한 지렛대가 필요한 것처럼

병맛에게는 지구의 모든 사람들이 뛰어놀수 있을만큼

거대한 고무줄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이 놀이에 끼지 못하고 여전히 고무줄을 자르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개구쟁이들은 조심해야되겠죠.



[레벨:15]오세

2012.12.24 (17:33:49)

헤밍웨이가 병맛의 원조이고

병맛이 리얼리즘이라고 하는데 착안해서 다시 생각해보았소

-------


병맛의 핵심은 그것이 부조리하다는 것이다. 


재래의 이야기 공식은 이렇다

노인의 아들이 아픈데 나으려면 고래고기를 먹어야 함. 그래서 노인이 노구를 이끌고 바다에 나가 졸라 힘들게 고래를 잡음, 고래를 개고생해서 잡고 마침내 고군분투 끝에 돌아와 아들에게 고래고기를 먹여 회복되고 해피엔딩 에버에프터. 


근데, 그걸 깬 것이 헤밍웨이.

왜 바다에 나가는지 사전설명 없이 바다에 노인, 그리고 큰 물고기 하나 던져놓고 끝. 노인이 개고생해서 잡은 물고기는 결국 상어한테 뺏겨 뼈만 남음. 힘들게 잡은 물고기 맛있게 구워먹기 이런 거 없음. 보상도 없고 소원의 충족도 없이 그냥 빈손으로 돌아옴. 


카프카도 마찬가지. 

사람을 밑도 끝도 없이 일단 체포하고 시작, 구구절절한 사연도 없고 이유도 없고 그냥 노인이 바다에 던져지듯 그렇게 체포되어 있음. 우여곡절끝에 풀려나 해방의 기쁨을 만끽하며 눈물을 흘리는 그런 아름다운 결말 따위는 없음. 처음부터 끝까지 K는 체포되어 있음. 


이말년의 불타는 버스도 참고할만 함

버스가 지나가니 버스를 타고, 동전함에 담뱃불이 들어간김에 청와대까지 가고, 명박산성 만난 김에 강행 돌파하고, 그렇게 꽝! 사망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때까지 가는 것이 이말년식 병맛. 


병맛의 핵심? 우리 인생이야 말로 진짜 병맛이란 걸 보여주기가 병맛의 핵심이다.


당신은 어쩌다보니 삶의 바다에 던져졌고 어쩌다보니 졸라 개고생하며 살았지만 남은 건 상어한테 다 뜯기고 남은 물고기 시체 같은 허무 뿐이다.

당신은 태어날 때부터 사로잡혀 있다. 가족에, 친구에, 학교에, 회사에, 국가에, 세상에, 노인정에 죽을 때까지 체포되어 있다. 

당신은 살다보니 학교에 들어갔고, 들어가고보니 졸업하고, 졸업하고 보니 취직하고, 취직하고 보니 결혼하고, 결혼하고 보니 애 낳고, 애 낳고 보니 늙고, 늙다보니 병들고, 병들다보니 죽었다. 


이렇게 인생의 앙상한 뼈대, 허무한 외관을 보여주는 리얼리즘이 병맛이다. 

우리가 병맛 만화를 보며 사람들이 쓴웃음을 짓는 것은 그것이 우리 삶의 모습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시작도 보이지 않고 끝도 보이지 않은채 인생이라는 화살에 실려 쏜살같이 날아가고 있다. 


독자 역시

삶의 바다에 던져져 있고, 

공동체에 체포되어 있으며,

죽음으로 향하는 불타는 버스에 올라타있다, 


이것이 인간의 조건이고, 이것을 드러내는 것이 리얼리즘이고 병맛이다. 


이 병맛을 극복하는 방법은?


신이 나를 바다에 던졌듯이, 나도 낚시대를 던지고

누군가 나에게 소송을 걸었듯이, 나도 세상을 향해 맞소송 걸고,

누군가 나를 불타는 버스에 태웠다면, 그 버스를 몰고 청와대로 돌진하는 것이 방법이다. 


그렇게 이야기를 완성하는 것이 병맛의 대안이고 리얼리즘의 완성이다.

카프카는 신이 자신을 세상에 가두었듯이, 주인공을 작품 안에서 성에 가두었다. 

헤밍웨이는 신이 자신을 세상에 던졌듯이, 주인공을 바다에 던졌다. 

이말년은 신이 자신을 죽음의 버스에 태우자, "이렇데 된 이상 청와대로 가자"하며 갈때까지 갔다. 


그렇게 신이 인류라는 활을 쏘아 보내면, 인류는 진보라는 활을 쏘아 화답한다. 

신이 쏜 활이 리얼리즘이라면, 인간이 쏜 활은 이상주의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7]以人爲先也

2012.12.24 (17:48:06)

병맛은 단순히 재미를 위한 

패러디의 일종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군요.


그렇다면 

이 만화의 문제점은 바로

갈때까지 가본다는

요소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점에 있겠네요.


마치 돈키호테가 

풍차에 돌진하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느낌이랄까.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2.12.24 (17:52:56)

점점 산으로 가고 있소.

할 말을 잃었소.

[레벨:15]오세

2012.12.24 (17:55:38)

전송됨 : 트위터

헐. 망했네. T_T

프로필 이미지 [레벨:7]以人爲先也

2012.12.24 (18:07:32)

저도 망했네요.

구조론 너무 어려워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2.12.24 (18:06:20)

1) 누가 물어봤어
2) 그래서 어쩌라고
3) 잔재주 피지 말고 크게 가자

대략 생각해 봤는데..이런 생각.
3번에 관한 답은 좀 더 생각해 보겠소.
프로필 이미지 [레벨:11]노랑고구마

2012.12.24 (19:09:10)

병맛이란 말처럼 

병만 핥고 알맹이의 맛은 보여주지 못하는 정도..

서서날아가는 슈퍼맨시리즈가 있다면 병맛이라고 표현하지 않을듯

순간과 상황의 비틈으로 인해 생기는것이 병맛


관객에게 충격과 당황스러움을 전하는것이 목적일뿐 

충격과 당황스러움을 '기(起)'로 만들어내지는 못함

'슈퍼맨서 서서 날아가는데.. 어쩌라고?!'


병주둥이에 머라도 좀 묻어있어야

이게 콜라인지 환타인지를 알수있는데

병만 핥으라고만 함

이야기를 만들어내지못하고 그걸로 끝.

하고싶은말만하고 나몰라함. 

리플은 개드립이나 '병맛이네''ㅋㅋㅋㅋ'따위밖에 만들어내지 못함.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2.12.24 (19:09:12)

의사전달이 잘못된 거 같은뎅

'병맛의 문제'라는건 병맛에 문제가 있다는게 아니고

이 만화가 잘못되었다는 것이 전혀 아니고


'인생의 문제'처럼 병맛의 문제가 뭐냐.. 

'인생의 질문'처럼 '병맛의 질문'이 뭐냐 이런 것을 말하고자 함이었소. 

예컨대 이런 거요.


어떤 사람이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있는데

모르는 시골사람이 쫓아와서

'거 보시오. 바지 찢어졌소.' 하고 친절하게 알려주는 상황같은 거.


뭐 이게 꼭 중요한건 아니지만.


1) 병맛의 정의

2) 병맛의 문제

3) 병맛의 대안이라고 써놓은 것은 

꼭 이 세가지를 답하라는게 아니고 다만

그냥 병맛에 대해 서술하라고 하면 아무도 안 쓸거 같아서 

한 말이오.


1)번은 병맛을 사전식 말고 자기식으로 정의하라는 것이오.

2)번은 병맛스런 현상 앞에서 인간이 당황하게 되는 예를 들라는 의도였소.

3)병맛의 대안이란건 병맛스타일의 미학적 완성형이 어떤거냐를 묻는 것이었소.


물론 꼭 이 세가지 질문에 답하란 것은 아니오.


예컨대 인용한 만화의 김진태화백은 

나름대로 사실주의를 추구하는 양반이라

해설을 대사에 끼워넣는 만화식 어투를 하지 않는 사람인데

왜냐하면 리얼리스트니깐

이번에는 부득이하게 만화식으로 한 것을 자진고백한 것이오.

작가가 미안해 하는 삘이 느껴지는게 진정한 리얼리즘.

이는 주호민이 만화고기를 미안해 하는 것과 같소.

만화고기는 만화가들이 고기를 먹는 장면을 그리기 어렵다는 딜렘마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오.

문제는 만화고기의 고기가 사람 허벅지라는 거.

사람 허벅지 외에 어떤 고기도 그렇게 생겨먹지 않았소.

예컨대 갈비를 뜯는 장면을 사실적으로 그리면 그게 갈비인지 독자들이 알아보지 못하오.

주물럭을 먹고 있으면 독자들이 인절미로 착각할 수도 있고.

알고보니 만화가들은 모두 식인종이었다는 폭로.


언젠가 코 풀은 손수건을 버렸는데

어떤 아줌마가 30미터나 쫓아와서 친절하게 돌려주었을 때의 병맛스러움은 내 인생의 깊은 상처




[레벨:15]오세

2012.12.24 (20:18:03)

전송됨 : 트위터
완전 헛다리 짚었네요 ㅠㅠ
프로필 이미지 [레벨:14]곱슬이

2012.12.24 (19:39:05)

병맛이 뭔지 궁금했었소.

프로필 이미지 [레벨:7]以人爲先也

2012.12.24 (19:47:50)

구조론적 사고가 미진해서 그런지 도저히 맞출 자신은 없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병맛이라고 생각했던 현상이 있기는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아는 병원장에게 가짜 진단서를 받아서

군면제를 받았다'라는 자랑글을 인터넷에 올려서

본인은 아버지에게 맞고 군대 끌려가고 

병원장은 징계를 받은 사건 처럼


은밀하게 완전범죄를 저질러 놓고도

자신이 완전범죄를 저질렀음을

말하지 않고서는 견디지 못하는 

앞뒤 안 맞는 이중성입니다.

스스로를 파멸로 이끄는 본성이라고 해야하나요?


어쩔 때는 살기위해서 조그마한 이익에 발버둥을 치는 인간이

또 어쩔 때는 스스로 파멸시키지 않고서는 견디지 못합니다.


한 인간 안에서도 그런 경향이 충돌하는데

이는 사회집단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젊은 층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국가를 원함에도

노인들의 딴지로 변화가 좌절된 한국이 바로 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쓰고보니 완전히 내용이 산으로 간 것 같네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2.12.24 (20:37:21)

ㅋㅋ 이번 투표율이 완전 병맛의 전형이네요.
투표율 올리자고 하니 갑자기 노병들이 투혼을 보이다니....
[레벨:15]오세

2012.12.24 (20:42:38)

걍 맘편히먹고 내 병맛나는 야그 하나 들려주겠소

2002년 논산 훈련소.
한 어리버리 신병이 뭔가 실수를 해서 조교 앞에 불려갔소
조교: 이 새끼 봐라. 엎드려!
어리버리: 네?
조교: 엎드리라고 이 새끼야
어리버리: (바닥에 배를 대고 누워버림)
조교: 야!
어리버리: 이병 ㅇㅇㅇ
조교: 이 새끼야 엎드리라고
어리버리:............
조교: 야이 병신새끼야 똑바로 엎드리라고
어리버리: (이번엔 잠잘때 눕는 것처럼 몸을 뒤집어 누움)
조교: 와 이 새끼 미치겠네

당연히 조교는 엎드려뻗혀를 이야기한 것이고
어리버리 신병은 그걸 못알아듣고 누웠다 뒤집었다를 반복한 것이오.
내가 보는 진정한 병맛은 바로 이러한 불통의 장면이오.

한 쪽에서 중국인이 츠팔러마 밥먹었냐고 묻는데 한국인이 씨발넘아로 듣고 길길이 날뛰는게 병맛

농구하자고 코트에 모여 게임을 시작했는데 갑자기 우리 편 골대에 공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는 것이 병맛

여자 친구가 요즘 넘 힘들어 라고 할 때 너만 힘드냐? 나도 힘들고 다 힘들어하는게 병맛

아버지가 백수 아들에게 너 자꾸 그렇게 누워서 빈둥대다간 소된다 했는데 진짜 소가 되어버리는 것이 이말년식 병맛

예수가 누구든 죄없는 자가 이 여인에게 돌을 던지라 했더니
예수 엄마가 돌을 드는건 기독교식 병맛

원시불교 수행자들 중에서 오온이 공함을 보라고 했더니 시체를 쳐보다가 멘붕와서 자살하는바람에 시체관을 금지시킨 것은 불교식 병맛

그렇게 이심전심이 안되는 장면이 병맛이오.

병맛을 완성시키는건 그러한 불통의 순간, 이심전심이 안되는 원초적인 모순을 극대화시키는 것이오.

이말년식으로 기왕 승객과 운전사의 불통으로 버스에 불이 난 김에 아예 대통령과 국민이 불통하는 청와대로 쳐들어가기.

선불교식으로 남전이 고양이 목을 자르면 조주는 짚신을 머리에 얹고 나가기

싸이식으로 기왕 노인네들 장기판 엎은 김에 아예 세계를 엎기

박근혜식으로 기왕 독재자의 딸로 태어난거 한반도를 무대로 김정은과 커플댄스 추기.

이런 것들이 병맛의 완성 아니겠소?

개인적으로 최근 병맛의 최고봉은 뭐니뭐니해도 이 동북아에서 벌어진 태자시진핑 소공자아베 정은왕자 근혜공주 푸틴차르의 신개념 버라이어티쇼 무한독재가 아닌가 싶소.
[레벨:30]솔숲길

2012.12.24 (21:42:45)

키스를 글로 배웠어요라는 말이 있는데

병맛을 인터넷으로 배웠어요구려. 

당최 그러리라 하면서도 느낌이 확 오지 않소.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차우

2012.12.24 (21:51:34)

1번 만화는 아직 모르겠고

2번 슈퍼맨은 이런 느낌

케릭터에 균형이 없음
한가지가 잘나면 한가지가 못난게 일반적인 인간케릭터의 균형인데
마치 요새 가끔 나오는 엄친아에 얼굴도 잘생기고 공부도 잘하는 즉 약한 고리가 존재하지 않아 균형이 깨진 그런 비현실적인 연예인으로 보입니다.

약한 고리가 없으니 주위와 상호 작용도 불가능 할것이고 관객의 개입또한 원천 차단하는게 병맛의 핵심이 안닐런지.

그래서 허무한 웃음밖에 안나오는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차우

2012.12.24 (22:07:27)


그리고 이만화의 주인공은 주위와도 관계가 없어 이야기가 진행이 되질 않네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2.12.24 (22:19:37)

제가 기대한 답은 구조강론에 써놓았소.

 

1) 병맛의 정의.. 판타지와 사실주의의 부조리한 결합

2) 병맛의 문제.. 모든 예술창작에 있어서의 약한 고리(관객과의 무언의 약속이 가지는 위험성)

3) 병맛의 대안.. 엄청난 에너지의 투입 혹은 극단적인 상황설정 또는 닫힌 공간. 선이 굵은 그림을 통한 완전성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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