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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871 vote 0 2024.04.23 (09:22:03)


    저의 패배이지 여러분의 패배가 아닙니다.(뭐가 너의 패배인데? 이번 총선? 왜 주어가 없냐?) 여러분은 정말 대단하셨습니다. (뭐가 대단한데? 여러분인 누구인데? 뜬금없이 여러분이라는 말이 나와버려서 수습한다고 사족을 붙여.)


    당원동지 여러분 감사합니다. 여러분은 최선을 다해 주셨습니다. 이번 총선 패배는 책임자인 저 한동훈의 패배이지 당원동지 여러분의 패배가 아닙니다. 이렇게 써야지. 인사를 해도 상대방 안부를 먼저 묻는 법이여.


   한동훈 인사법. '나는 안녕한데 당신도 안녕합니까?' '나는 강남 8학군 출신인데 너무 거리감 느끼지 마.' 아직도 그러고 있어. 그 버릇 오래 가네.  


    뜨거웠던 4월, 5960킬로 방방곡곡 유세장에서 뵌 여러분의 절실한 표정들을 잊지 못할 겁니다. 우리가 함께 나눈 그 절실함으로도 이기지 못한 것, 여러분께 제가 빚을 졌어요. 미안합니다. (아무 말이나 써놓고 그 말이 이상하니까 물타기로 사족을 계속 뒤에 붙인다는 거. 유세장을 떠올리고, 유세장에서 표정을 떠올리고, 표정에서 절실함을 떠올리고, 카메라 줌인으로 잡고, 그러다가 왜 내가 이딴걸 생각하느냐고 자문하니 아 맞아 내가 빚을 졌지. 쟤들이 나더러 책임지라고 추궁할 건데 족됐네. 빚진 사실을 떠올리고, 미안하다고 사과. 이것은 그 유명한 의식의 흐름 기법? 소설 쓰고 앉아 있네. 사실은 그냥 멍청한 거. 초딩이 일기 쓰듯이 자기가 무얼 쓸지도 모르고 아무 말이나 쓴 다음 거기에 해석을 계속 붙이고 있어. 즉 아이디어 없이 억지로 쓴다는 거. 당연히 앞에 와야 할 말이 뒤에 붙는 거.)


    당원 동지 여러분, 성원해 주신 지지자 여러분 미안합니다. 여러분은 최선을 다해 주셨는데 저의 미숙함 때문에 우리가 이기지 못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유세현장의 열기가 뜨거웠던 지난 4월의 선거운동 기간에 5960킬로 방방곡곡 유세장에서 뵌 여러분의 절실한 표정들을 저는 잊지 못할 것입니다. 제가 여러분께 진 빚을 갚을 때까지 저는 포기하지 않고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습니다. 이렇게 써야지.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여러분을, 국민을 배신하지 않을 겁니다.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여러분, 국민뿐입니다.(뜬금 배신타령 해놓고 이상해서 수습하느라고 국민타령으로 물타기)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입니다.(써놓고 보니 자기가 윤석열 배신한거 같아서 윤석열이 먼저 배신한거라고 정정) 사심 없고 신중하기만 하다면요.(윤석열은 사심이 있다고 고자질) 누가 저에 대해 그렇게 해준다면 잠깐은 유쾌하지 않더라도 결국 고맙게 생각할 겁니다.(내가 윤석열 뒤통수쳤지만 고마운 줄 알아) 그게 우리 공동체가 제대로 작동하는 방식일테니까요. (뜬금 공동체? 이게 윤석열 까는 말로 들릴까봐 신경쓰인 거.) 이 문단 내용은 윤석열에 배신당해서 억울하다고 신세한탄을 하는데 쓰다보니 아무래도 자기가 배신한거 같아서 수습하느라고 아무말대잔치. 언어가 혼란해졌어.)


    윤석열은 국민을 배신했지만 저는 여러분을 배신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용기를 내서 윤석열의 잘못을 바로잡으려고 노력한 부분을 두고 저를 배신자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국민에 대한 배신이 아닙니다. 누가 사심 없이 신중하게 제가 잘못한 부분을 충고해 주신다면 저는 잠깐 화를 내겠지만 결국 고맙게 생각할 것입니다. 그래야 우리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할 테니까요. 이렇게 쓰라고.


    정교하고 박력있는 리더쉽이 국민의 이해와 지지를 만날 때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여기도 주어가 없어. 누구의 리더쉽?) 


    저의 정교한 리더쉽과 윤석열의 박력있는 리더쉽이 금상첨화를 이루면 국민의 이해와 지지를 끌어낼 수 있다는 신념을 저는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써야지.


    열흘이 지났습니다. 실망하시고 기운 빠지실 수 있고 길이 잘 안 보여 답답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같이 힘내시죠. 결국 잘될 겁니다. 결국 신세타령. 나 돌봐줘. 케어해조. 관심과 격려 부탁해.


    호연지기도 없고, 헌걸찬 기개도 없고, 도전자의 패기도 없고, 지도자의 사명감도 없고, 그냥 궁시렁대는 수준. 이런 글을 쓸 때는 서론에서 먼저 역사와 인류와 문명과 국가와 민족의 백년대계를 논하고 그 방법으로 독자의 긴장을 끌어올린 다음에 각론 들어가는 거지 참. 징징이 캐릭터. 하여간 자소서를 이렇게 쓰면 취직이 안 된다. 공사구분이 안 되는거. 공적발언을 해야지. 감상주의 자기소개.


    무슨 글을 쓸지 개념을 잡아놓고 써야지 그냥 억지로 떠올려서 초딩이 일기 쓰듯이 쓰니까 계속 뒷문장이 앞문장을 설명하고 있어. 앞문장이 뜬금없는 내용이라 이상해서 물타기 무한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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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3 (10: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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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원동지 여러분 감사합니다. 여러분은 최선을 다해 주셨습니다. 이번 총선 패배는 책임자인 저 한동훈의 패배이지 당원동지 여러분의 패배가 아닙니다.


    2016년에 참패하고, 2020년에도 망신당하고, 이번에도 깨졌습니다. 아주 박살이 났습니다. 허벌나게 깨졌어요. 세상에 참패도 이런 참패가 없습니다. 당원 동지 여러분, 성원해주신 지지자 여러분 정말 미안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여러분은 최선을 다해 주셨는데 저의 미숙함 때문에 우리가 이기지를 못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유세현장의 열기가 뜨거웠던 지난 4월의 선거운동기간에 5960킬로 전국 방방곡곡 유세장에서 뵌 여러분의 절실한 표정들을 저는 잊지 못합니다. 제가 여러분께 진 빚을 갚을때까지 저는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습니다.


    저의 정교한 리더쉽과 윤석열의 박력있는 리더쉽이 만나 금상첨화를 이루면 국민의 이해와 지지를 끌어낼 수 있다는 신념을 저는 가지고 있었는데 틀어졌습니다. 윤석열은 국민을 배신했지만 저는 여러분을 배신하지 않겠습니다. 


    항간에는 제가 용기를 내서 윤석열의 잘못을 바로잡으려고 노력한 부분을 두고 저를 배신자로 낙인 찍는 사람도 있지만 그것은 국민에 대한 배신이 아닙니다. 윗사람의 허물을 지적하여 대통령이 된 사람은 윤석열입니다. 누가 사심없이 신중하게 제가 잘못한 부분을 충고해 주신다면 저는 잠깐 화를 내긴 하겠지만 결국 고맙게 생각할 것입니다. 그래야 우리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할테니까요.


    선거 끝나고 열흘이 지났습니다. 선거 패배에 실망하시고 기운빠지실 수 있고 길이 잘 안 보여 답답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같이 힘내시죠. 결국 잘 될 겁니다. 저는 잠시 휴식을 취하고 전국을 다니며 민생현장을 돌아보고 널리 인재를 모아서 뻔뻔한 얼굴로 다시 오겠습니다. 저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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