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034 vote 0 2015.09.18 (13:02:04)

 

      
    하나를 보면 동물어다. 보는 행위 자체가 변화이므로 동사를 쓴다. 둘을 하나로 합쳐서 보면 유아어다. 이때 합치기 위해 명사를 쓴다. 둘 사이를 보되 그 중에 하나를 선택하면 대화어다. 관계를 보나 관계를 포착하지 못한다. 판단하나 판단기준을 보지 못한다.


    남녀가 피자가게에 들렀다. 남자는 빨리 메뉴를 선택하는 것을 자신의 임무라고 여긴다. 즉 판단기준이 있는 것이다. 여자는 메뉴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대화를 즐기며 분위기를 띄우는 것이 임무라고 여긴다. 역시 여자는 여자의 기준이 있다. 그런데 남자와 여자는 그러한 기준의 존재를 모른다.


    남자 혹은 여자가 자신과 다른 기준이 있다는 사실을 포착하지 못한다. 각자 자기 기준을 가지고 판단하면서도 그러한 기준의 존재를 지각하지 못한다. 깨닫지 못한다. 둘 사이의 관계에서 판단기준의 존재를 드러내면 지식어다. 별개의 두 사건 사이에서 에너지의 방향성을 보면 깨달음이다.


    한 사건이 다른 사건을 촉발한다. 두 사건은 연결된다. 작은 사건이 큰 사건으로 비화한다. 그 차이만큼 에너지의 낙차가 있다. 가속도가 있고 쏠림이 있고 기세가 있고 흐름이 있고 유행이 있고 센세이션이 있다.


    붐업이 있다. 판이 커진다. 항상 이 구조를 염두에 두고 판단하는 것이 깨달음이다. 다음 단계를 의식해야 한다. 이기려고 하면 하수다. 공정하려고 하면 중수다. 판을 키우려고 하면 고수다.

26.jpg

   27.jpg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54390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44872
3770 구조주의 진화론 김동렬 2008-05-16 9740
3769 질 입자 힘 운동 량 image 2 김동렬 2013-10-08 9739
3768 완전한 사랑에 이르기 3 김동렬 2014-01-14 9726
3767 모든 이야기의 시작 6 김동렬 2018-06-14 9723
3766 매개변수를 포착하라. image 김동렬 2016-10-21 9718
3765 계몽인가 소통인가 김동렬 2007-04-23 9707
3764 인간은 왜 사는가? image 김동렬 2016-05-09 9692
3763 나는 노무현주의자다 김동렬 2004-08-25 9681
3762 마르크스와 케인즈 극복하기 9 김동렬 2014-01-05 9675
3761 의미를 버리고 관계를 얻어라 김동렬* 2012-10-21 9669
3760 고대사에 대한 생각 image 3 김동렬 2015-07-08 9664
3759 구조론의 관점 image 4 김동렬 2013-12-09 9657
3758 진보는 웃음이다. image 6 김동렬 2013-04-26 9650
3757 깨달음 A에서 김동렬* 2012-10-21 9633
3756 깨달음 ~ Z까지 김동렬* 2012-10-21 9633
3755 제논의 궤변 image 1 김동렬 2016-10-11 9628
3754 선이 굵어야 한다 image 2 김동렬 2013-12-21 9624
3753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3 김동렬 2018-07-11 9623
3752 나쁜 사람은 있다 김동렬 2018-05-31 9623
3751 구조론 독자 여러분께 image 3 김동렬 2013-12-13 9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