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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9022 vote 0 2017.02.14 (12:00:48)

     

    빌렌도르프의 비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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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렌도르프의 비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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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슷한 디자인이 많다. 이 작품으로 보아 빌렌도르프의 비너스가 자신의 뱃속 아기를 보고 고개를 숙였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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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씬하게 만들면 잘 부러진다.


    유명한 3만년전 구석기인의 비너스다.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그 중의 하나는 당시의 미적 기준은 풍만한 몸매라는 거다. 그럴 리가 없잖아. 허튼 소리다. 전혀 말이 안 되는건 아니다. 흔한 것은 미가 될 수 없다. 당시에 날씬한 여성은 흔했다. 그러나 풍만한 몸매를 미라고 말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 당시는 미가 중요하지 않았다.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기 위한 목적이라고들 말한다. 틀렸다. 뭐든 위하여는 틀렸다. 그것은 누가 자꾸 물어보니까 귀찮아서 둘러대는 말이다. 아주 틀린건 아니다. 그러나 그게 현대인의 관점이다. 구석기인은 풍요하게 살았다. 인구도 많았다. 채집경제에 먹고살려면 인구를 줄여야 한다. 풍요와 다산은 농경시대의 관점이다.


    그렇다면? 당시는 모계사회다. 빌렌도르프 비너스의 디자인은 여자 족장의 파워를 상징하는 것이다. 고개를 숙이고 아기를 바라보고 있다. 고대인은 남녀의 결합에 의해 아기가 태어난다는 지식이 없었다. 아기는 신의 은총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산을 하는 사람은 신에게 특별한 은총을 받은 대단한 사람이다.


    특히 아들을 여럿 낳으면 아들들의 힘으로 족장이 될 수 있다. 딸을 여럿 낳아도 세력을 넓힐 수 있다. 채집경제 시절에 날씬한 여성은 흔해서 주목하지 않았고 풍만한 여성은 드물었으며 특히 신의 은총을 받아 자녀를 많이 낳은 여자 족장은 숭배할만한 것이며 그 조각상을 지니고 있으면 자신도 신으로부터 파워를 얻는다.


    빌렌도르프의 비너스는 신으로부터 은총을 받을 목적 혹은 신의 은총을 받은 여자 족장이 자신의 파워를 증명할 목적으로 만든 것이다. 보다 본질적인 이유가 있다. 그것은 권력이다. 권력은 추상개념이므로 말로 나타낼 수 없다. 권력을 상징하는 표지, 말하자면 왕홀을 들어야 한다. 이집트 벽화의 왕이 손에 든 것 말이다.


    중국에서는 주로 옥으로 된 물건을 들고 권력의 표지로 삼았다. 상나라는 청동제 솥을 만들어 제후들에게 나누어 주는 방법으로 하늘에 제사지낼 권리를 인정했다. 주술사는 권력을 가졌으며 권력을 나타내는 표지가 반드시 있다. 주술사는 저주를 걸고 예언을 하며 마법을 베풀어 모계집단을 지배한다. 주술적 상징물이다.


    구조론은 의하여다. 위하여는 곤란하다. 허리를 가늘게 만들면 두동강 난다. 가슴을 작게 조각하면 특징이 부각되지 않는다. 남자를 새긴 건지 여자를 새긴 건지 알 수 없다. 결론적으로 빌렌도르프의 비너스가 풍만한 몸집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내부에 에너지, 기운, 포스, 마법 따위를 빵빵하게 담아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깨지지 않게 새겨야 하고 뭘 새겼는지 쉽게 알아보아야 한다. 임신한 여성이 가진 신의 은총을 새긴 것이다. 내게는 은총이 있어! 이것 보라구. 말 안들으면 방법할매의 기술을 쓸 거야. 이러면 다 넘어간다. 다산을 기원할 수도 있지만 그게 본질이 아니다. 당시에 미의 기준이 풍만한 것일 수도 있지만 역시 곁가지다.


    족장의 권력 혹은 그 권력의 기반이 되는 신의 은총을 조각한 것이다. 그 방법이 먹혔기 때문이다. 의하여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추상개념인 신의 은총이나 집단의 결속을 주술적 표지에 담아 보관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월드컵 이기면 컵을 하나 준다. 그 컵은 물을 따를 수도 없다. 근데 있어야 한다. 필요에 의하여인 것이다.



    백인은 열등한가?


    집단생활을 하는 사자가 단독생활을 하는 호랑이보다 진화했다.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을 이기고 살아남은 것은 사회성이 더 높았기 때문이다. 현생인류 안에도 지능차이는 크다. 뉴욕은 112고 텍사스는 87이다. 네안데르탈인 중에도 천재들이 있다. 개 중에도 영리한 개와 멍청한 개가 있다. 보더콜리만 살아남을까?


    멍청한 개도 살아남는다. 그러므로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보다 지능이 높기에 살아남았다는 식은 합당한 설명이 되지 못한다. 단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보다 대집단을 이룬건 확실하다. 왜? 종교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종교는 여자의 것이다. 남자 교주도 있지만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은 여자가 더 많다.


    무엇인가? 여성 특유의 사회화 능력에서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을 앞섰다는 말이다. 인간의 진화를 판단하는 기준은 사회화된 정도로 봐야 한다. 진화론을 설명하는 그림은 백인남자 위주다. 백인 남자의 전투능력 덕분에 살아남았다는 견해다. 싸움을 잘 하는 종이 더 살아남을 확률이 높고 더 우수하다는 생각이다.


    확실히 백인들이 주먹질을 잘 한다. 양차 세계대전을 봐도 그러하다. 과거에 미국영화에는 빠짐없이 술집난투극 장면이 등장했다. 어렸을 때 흑백TV에서 보고 충격을 받았는데 싸움이 시작되면 아무나 막 팬다. 적도 없고 아군도 없이 일제히 옆사람에게 주먹을 휘두른다. 완전 개판이다. 백인들이 사나운 개로 보였다.


    평균적인 흑인과 평균적인 백인을 싸움붙이면 백인이 이긴다. 흑인은 유전적 다양성이 커서 피그미나 산족은 체구가 작다. 멜라네시아인과 인도의 드라비다인까지 아프리카 밖에도 흑인이 많은데 대개 왜소하다. 그러나 만딩고와 붙으면 백대 빵으로 흑인이 이긴다. 무슨 말인가? 피부색으로 보면 흑인 아니면 백인이다.


    유전자로 보면 흑인과 백인의 유전자 차이보다 흑인과 흑인의 유전자 차이가 훨씬 크다는 말씀이다. 겉보기등급으로는 그냥 흑인과 백인이지만 유전자를 분석해보면 백인은 두어가지로 나뉘고 흑인은 수 백가지 이상으로 나눠진다. 무수히 많은 흑인의 유전자 형태를 걍 하나로 뭉뚱그려 말하는 것은 백인의 오만이다.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나 테니스의 제왕 세레나 윌리엄스 자매라면 원초적으로 유전자가 다르다. 백인과 다를 뿐 아니라 대다수 흑인과도 유전자가 다르다. 어떤 흑인도 그렇게는 못한다. 모든 인종이 똑같다는 식으로 말하면 기만이다. 분명히 유전자가 다르며 그것도 복잡하게 다르다. 복잡하게 달라야지만 살아남는다.


    치타는 일종일속 밖에 없어 멸절위기에 처해 있지만 개는 아종이 많아 날로 번성한다. 현생인류는 유전자의 다양성에 의해 진화해 왔다.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을 이긴게 아니라 데니소바인과 교잡한 것이다. 네안데르탈인은 추운 지역에 고립되어 충분한 유전적 다양성을 갖지 못했다. 다른 아종과 잘 교잡하지 못했다.


    네안데르탈인 여성이 크로마뇽인의 아들을 임신하면 사산한다는 말이 있다. 이런 이유로 유전적 다양성을 잃었다. 사피엔스는 데니소바인을 비롯하여 다양한 구석기인의 유전자를 얻어 진화했다. 사피엔스의 사회화된 정도가 네안데르탈인보다 높다. 인류의 진화를 사회성 중심으로 설명해야 한다. 종교가 역할을 한다.


    남성의 전투능력보다 여성의 사회화 능력 그리고 교잡에 의한 유전적 다양성의 획득이 사피엔스의 생존을 담보하였다. 전투력은 별 의미없다. 주술을 걸고 신탁을 행하고 예언을 하는게 중요하다. 그래야 100명 이상의 집단이 유지된다. 인간은 원래 저 잘나서 죽어보자고 남의 말 안 듣기 때문이다. 방법할매 나서준다.


    여성이 아름다운 것은 사회화 장치다. 집단을 결속시킨다. 적이 쳐들어와도 아름다운 여인이나 자식을 두고 혼자 내빼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이든 여성의 풍만한 몸매는 신의 은총을 간직한 징표다. 당시에 날씬한 여성은 매우 흔했고 동굴 밖을 절대로 나가지 않는 풍만한 여성의 주술이 효험이 있다고 믿어졌던 것이다.


    사회화 능력으로 보면 백인이 우월하다는 증거가 없다. 흑인이 춤을 잘 추는 것도 사회화 능력이다. 백인은 동양인의 수줍음을 비웃지만 그게 사회화 능력이다. 백인은 여자와 남자가 같으며 여자는 남자의 행동을 모방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다양성은 생존의 필수조건이다. 똑같으면 네안데르탈인처럼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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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너지는 다름에서 같음으로 바뀌는 순간에 작동합니다. 우리는 끝없이 다름을 생성하고 한편으로 같음을 추구해야 합니다. 척력을 인력으로 바꾸는게 에너지입니다. 여자와 남자는 달라야 합니다. 그러면서 같아져야 합니다. 그 같아지는 일의 진행중에만 에너지가 작동합니다. 완전히 같아지면 에너지는 제로가 됩니다. 포지션이 겹쳐서 서로 싸우게 됩니다. 다름을 존중하되 같음을 바라보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19]id: 배태현배태현

2017.02.14 (12:47:19)

끝맺음이 참으로 유려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챠우

2017.02.14 (13:29:48)

본문의 핵심과는 상관없는, 좀 다른 이야기인데, '본문'중에 말씀이라는 표현을 쓰셨길래, 몇 가지 떠올라서 씁니다.


말씀과 말의 차이


http://kicose.tistory.com/entry/%EB%A7%90%EA%B3%BC-%EB%A7%90%EC%94%80%EC%9D%98-%EC%B0%A8%EC%9D%B4%EC%A0%90


'말씀'은 '말(을) 씀'이라고 해서, 중간에 한 단어를 더 넣어주어, 두 대상이 대화(관계)를 함에 있어, 단순히 수평적(2차원)인 관계가 아니라, 좀 더 수직적(3차원)인 관계를 표현할 필요에 의해, 생겨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상대와의 대화이 있어서, 좀 더 객관적인 느낌이랄까요.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더 멀게 말하는 느낌. 이 단어의 쓰임새가 높임이나 낮춤의 개념이 추가되어 사용되는 것도, 이런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마찬가지로, 일본어에서 경어가 발달했다는 것은, 거꾸로 그들의 개인간 거리가 더 멀다는 반증이 되기도 하겠네요. 고립된 사회라, 내부 계층 구조가 발달하여, 상대를 대함에 있어 늘 서열을 생각하는 느낌. 처음 만나, 그게 불분명할 때는 일단 높여주는 경어사용. 


반면 유럽은, 영어로 보건데, 경어가 발달하지 않은 것은, 아시아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덜 고립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7.02.14 (13:37:32)

높이거나 낮춘다는 것은 엉뚱한 이야기입니다.

말은 언, 말씀은 언어言語


말은 동사의 의미일 수 있으므로

명사화 시켜 말씀으로 객관화 하는 거죠.


본문의 말씀은 글자수 맞추느라 쓴 거지만

사실은 문장 끝에 붙는 '말이다', '말씀이다' 둘 다 필요없는데


말이다는 내가 독자에게 하는 나의 생각이고

말씀이다는 나의 생각과 상관없이 원리가 그렇다는 말씀.


공자의 말이다. - > 공자가 그 말을 한 사람이다.

공자의 말씀이다. - > 공자가 한 말의 내용이 그러하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챠우

2017.02.14 (14:17:57)

높임말이라는 표현에서 저는 또 엉뚱한 생각이 듭니다. 


이때 '높임말 혹은 존댓말'은 말씀하신 것처럼 좀 엉뚱해 보이는데, '반말'의 반댓말은 '온말' 혹은 '갖춤말'이라는 표현이 더 구조적이라고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보통, '반말'의 반댓말은 '높임말 혹은 존댓말'로 사용되는데(꼭 그런 것은 아니며 관련 개념에 불분명함이 많음), 


반말은 말이 짧은 것을 말하는 것으로써, 대화에 반말이 쓰일 수 있는 이유는, 두 화자가 이미 친한 관계임을 전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니깐 반만 쓰고, 나머지 반을 생략하는 것이겠죠.


나아가, 두 화자가 친하다는 것은, 둘이 이미 많은 것을 공유한다는 의미이고, 이는 둘이 이미 하나의 사건에 있다고 할 수 있겠고요. 


그러므로 낯선 사람과는 높임말을 사용하거나 격식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둘이 공유하는게 뭔지 아직은 잘 모르니깐요. 


한편, 높임말이나 존댓말과 같은 표현이 사람들에게 거리낌없이 사용되는 이유는, 예절에 대한 개념을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격식이라는 것은 상하관계에서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낯선 사람과의 관계설정에서 생기는 것인데, 사람들은 상하관계에서 쓰인다고 여긴다고 봅니다. 진정한 격식의 의미를 모른다고 할 수 있겠죠.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7.02.14 (14:51:00)

원래는 존댓말 반말이 아니라 공적언어와 사적언어입니다.

친구간이라도 회의할 때는 존댓말을 쓰는데 회의라서 그런 거죠.

팟캐스트 녹음할 때는 제가 저울이한테도 존댓말을 쓰지 않습니까?

어쩌다보니 공사구분이 헷갈려서 존댓말이니 반말이니 망한 거죠.

리플은 반말하면 안 됩니다. 그런데 칼럼은 존댓말 하면 안 됩니다.

작가가 독자를 높이면 아부하는 언어이므로 정론이 아닌 거죠.

[레벨:4]JD

2017.02.14 (17:16:08)

"리플은 반말하면 안 됩니다. 그런데 칼럼은 존댓말 하면 안 됩니다.
작가가 독자를 높이면 아부하는 언어이므로 정론이 아닌 거죠."

그렇군요.
공감 가는 '말씀'입니다.
[레벨:15]오세

2017.02.15 (10:39:41)

인간의 진화를 판단하는 기준은 사회화된 정도로 봐야 한다

-->

동렬님이 동굴원숭이보다 산악원숭이가 더 우세했던게 집단의 사이즈 크기 차이였다고 말한게 기억나서 그런데, 사회화된 정도를 가늠하는 척도로 집단의 사이즈를 내세울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부족>>도시국가>>국가>>국가연합>>전지구 공동체 이런 식으로.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7.02.15 (11:09:54)

그렇죠.

단 양떼처럼 몰려다니는 것은 논외로 하고

의사결정구조가 있어야 합니다.

아프리카 물소는 암컷 위주로 집단을 구성하고 

내부에 연장자 순으로 서열이 있으며 

이동할 때 연장자 중심 다수결로 의사결정하는 구조가 있습니다.

연장자가 제안하고 다수가 호응하면 합의되는 거죠.

코끼리도 암컷 위주로 가족을 이루고 새끼를 보호합니다.

이런 구조가 있는 동물이 더 진화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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