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realestate.daum.net/news/detail/main/20190222111244901 반도체 클러스터 위해 수도권 규제 풀 거라고. 지방화한다며 공기업 본사 지방에 옮기더니 민간기업 수도권 몰아주기냐 하는 댓글이 달릴 게 뻔하다. 문제는 밸런스다. 기계적 중립이 아니라 상황에 맞는 대응이 필요하다. 기업이 수도권에 공장을 짓겠다면 어쩔 수 없다. 기업을 강제로 지방에 옮긴 사람은 독재자 스탈린이다. 문재인은 스탈린이 아니다. 그럴 힘이 없다. 어쨌든 문재인 잘하고 있다. 독재자는 아니지만 예타면제에 이어 정권의 힘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경제문제가 권력문제라는 본질을 정확히 꿰뚫어 봐야 한다. 국민은 공정한 부의 분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폭넓은 권력분배를 원한다. 분배하려면 먼저 권력을 만들어야 한다. 권력을 생성하는 방법은 첫째가 전쟁과 민주화, 둘째가 경제성장, 셋째가 복지제도, 넷째가 문화발전이다. 밖으로 전쟁을 하든 안으로 민주화를 하든 무언가 해야 한다. 전쟁은 집단을 긴장시키고, 집단이 긴장하면 리더의 잔소리가 늘어나고, 잔소리권력을 휘두르고 싶은 자들이 전쟁을 원하는 것이다. 전쟁은 조직장악의 기회다. 가족이나 부족과 같은 집단의 우두머리들이 구성원을 장악하는 권력행사의 기회다. 경제발전 역시 대단한 권력행사의 기회인데 안정성장보다 시끌시끌한 역동적 성장이 좋다. 말하자면 경제라는 이름의 내전이 일어나는 거다. 구도시가 죽고 신도시가 뜨는 식의 변화가 일어나고 그 변화의 바람에 사람이 각자 적응해야 한다. 그런 투쟁 없이 사이좋게 지내면 좋잖아 하는 식의 생각은 망상이다. 인간은 잠시라도 호흡을 멈출 수 없듯이 집단과의 상호작용을 멈출 수 없다. 인도는 히말라야에 막혀 외국으로 쳐들어가지 않았지만 대신 자기들끼리 카스트를 만들었다. 외전을 멈추면 내전이 일어난다. 한국 역시 외부에 쳐들어갈 만 한 만만한 데가 없다. 골품제를 만들어 서로 차별했다. 일본은 섬이라서 쳐들어갈 곳이 없으니 이지메를 개발했다. 요즘은 히키코모리가 되어 방문을 경계로 대치하고 내전 중이다. 주먹이 안 되면 말로 갈구는 게 인간인 것이며 에너지 보존의 법칙에 의해 시스템은 어디로든 굴러가는 것이다. 남을 괴롭히거나 자기를 괴롭히거나 둘 중에 하나다. 진보는 성인지 감수성 같은 얄궂은 것을 들고나와 자기를 괴롭히고 트럼프는 인종주의 같은 것을 들고나와 남을 괴롭힌다. 합당한 괴롭힘이냐 부당한 괴롭힘이냐의 차이가 있을 뿐 진보나 보수나 권력으로 사람을 때리는 본질은 같다. 합당한 것은 필연적으로 한 번은 짚고 넘어갈 수밖에 없는 거다. 예방주사를 맞는 셈이다. 선진국 되려면 어차피 한 번 처맞아야 하는 게 있다. 진보는 그걸로 사람을 때린다. 보수는 그냥 몽둥이로 때린다. 진보가 잡으면 똑똑한 사람이 멍청한 사람을 말로 갈구고 보수가 권력을 잡으면 멍청한 사람이 똑똑한 사람을 주먹과 발길질로 팬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에 의해 이를 피해갈 수 있는 시스템은 원리적으로 없다. 문명은 예술적으로 사람을 잡느냐 무식하게 사람 잡느냐의 차이뿐이다. 교양과 매너와 에티켓과 눈치와 지식으로 사람을 패는 진보가 이긴다. 주먹과 총칼과 폭력으로 사람을 패는 보수는 진다. 지식으로 패면 그 지식이 머리에 남아있지만 폭력으로 패면 어디가 부러져서 병원비만 들기 때문이다. 효과적으로 패야 진보다. 묻지마 패면 보수다. 중요한 것은 적절히 밸런스를 유지하며 그러한 상호작용을 통해 지속적으로 환경을 이겨가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해서 온전히 평화롭고 조용해지는 일은 절대 없다. 조용한 북유럽 사람이 헤비메탈의 광기에 몸을 맡기는 것과 같다. 에너지가 숨겨졌을 뿐이다. 그것을 적절히 처리해내는 실력이 관건이다. 다음 단계로 계속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의 진주만 공격이 잘못인 것은 다음 단계에 대한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진주만 하나는 초토화할 수 있지만 미국 본토는 어쩔래? 보수는 다음의 계획이 없고 진보는 그것이 있다. 모든 선에는 필연적으로 악이 따른다는 말이다. 말로 때리는 것은 괜찮다는 식의 태도가 문제다. 자신이 옳다는 독선에 빠져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것이 최악이다. 자신이 옳다는 증거를 남기고 표지를 만들고 기념비를 세우려는 행동이 문제다. 오버하는 것이다. 적을 쳐 없앨 것이 아니라 달고 다니며 지속적으로 이겨야 한다. 만만한 홍준표, 안철수, 황교안들이 계속 자한당 후보로 출마해주면 우리는 계속 이겨버리면 된다. |
"중요한 것은 적절히 밸런스를 유지하며 그러한 상호작용을 통해 지속적으로 환경을 이겨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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