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3041 vote 0 2017.02.22 (15:43:36)

       

    신이 있다면 그를 만나고 싶다. 피뢰침이 벼락을 맞듯이 뾰족한 곳에 가 있어야 신을 만나게 된다. 뾰족한 곳에 기어올라가거나 혹은 여럿이 모여서 뾰족하게 인간탑을 쌓을 수 밖에 없다. 뾰족한 집단의 대표성을 만들어낼 수 밖에 없다.


    때로는 한 사람이 신이기도 하고, 때로는 한 하늘이 신이기도 하고, 때로는 한 세월이 신이기도 하다. 한 사람의 전부를 만났다면 신을 만난 것이며, 한 하늘의 전부를 보았다면 신을 본 것이며, 한 세월의 정수를 보았다면 신을 겪은 것이다.


    한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좋다. 한 사람은 내 안의 전부를 끌어내는 장치다. 만날 사람을 만났을 때 내 영혼의 바닥까지 밖으로 끌어내지게 되는 것이다. 거울을 통해 나를 보듯이 한 사람을 만났을 때 상대방 마음에 비친 나 자신을 본다.


    신을 만나지 않아도 좋지만 신이 있어야 한다.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좋지만 사람이 적어도 거기에 존재하여 있어야 한다. 비로소 착수할 수 있게 된다. 이 세상에 70억 명이나 있다는데 그중에 사람이 하나도 없다면 그것은 다른 문제다.


    인생은 의미 아니면 허무다. 허무는 여기서 끝이고 의미는 다음 페이지로 넘어간다. 이 스테이지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지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면 마음의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 여행자가 북극성을 찾듯이 신을 바라보아야 한다.


    신은 인간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존재하지만 모두의 소원을 들어주지는 않는다. 대표자 한 명의 소원을 들어줄 뿐이다. 신의 입장에서는 하나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스스로 운명의 하나가 되거나 그 하나에게 위임하거나뿐이다.


    인간은 신을 만나기 원하며 그 이전에 신이 거기에 있기를 원한다. 내가 거기에 있어야 신이 거기에 있다. 나를 만나는 만큼 신을 만난다. 나를 부정할 때 신이 부정된다. 의미를 부정할 때 신은 사라진다. 다음 단계를 부정할 때 신은 없다.


20170108_234810.jpg


    종교의 신으로 오해하면 곤란합니다. 이건 다른 이야기입니다. 신을 완전성이라는 단어로 바꾸어도 됩니다. 의사결정에 있어서의 일관성 문제입니다. 내 인생에 있어서의 모든 의사결정들이 전부 하나로 연결되어 분명한 방향을 드러내야 그 낱낱의 결정들이 유의미해집니다. 


[레벨:11]큰바위

2017.02.22 (18:58:24)

이미 완전해져 있다. 

인간은 이미 신이 되어 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28394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18348
3755 존재론과 인식론 1 김동렬 2016-07-20 6215
3754 진중권의 수구꼴통 논리 image 3 김동렬 2016-06-05 6216
3753 깨달음은 엔지니어의 관점이다. image 3 김동렬 2015-09-17 6219
3752 고정관념을 깨자 image 김동렬 2016-04-12 6224
3751 대칭을 깨닫자 image 1 김동렬 2015-11-21 6229
3750 진리란 무엇인가? image 3 김동렬 2015-10-08 6235
3749 구조론과 디자인 1 김동렬 2014-09-10 6241
3748 강자의 철학으로 갈아타라 image 김동렬 2016-08-05 6251
3747 문학의 성공과 실패 image 김동렬 2015-06-19 6261
3746 사랑 103, 남의 잘못에 화내기 image 2 김동렬 2016-04-28 6263
3745 패턴을 추출하라 image 김동렬 2016-05-05 6268
3744 역사는 진화의 역사다 image 1 김동렬 2016-08-08 6272
3743 불쾌한 골짜기의 권력의지 image 김동렬 2020-11-10 6280
3742 무속과 종교의 차이 image 1 김동렬 2016-06-10 6304
3741 세상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image 3 김동렬 2015-04-17 6305
3740 논어 2, 공자는 용서없다 image 2 김동렬 2016-01-28 6314
3739 질≫입자≫힘≫운동≫량 image 1 김동렬 2014-12-07 6317
3738 전우치가 실패한 이유 image 3 김동렬 2015-09-08 6320
3737 지적설계설의 아이러니 김동렬 2014-10-05 6322
3736 파우스트의 결론 김동렬 2018-08-07 6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