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탈당도 좋다.
운하공약 내세워서 당선되었으나 운하는 없던 일로 되었다. 이 일 하나만으로도 꼴이 우습게 된 판인데, 업친데 덥친 격으로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는 행복도시 공연히 건드려서 막대한 국가적 손실을 초래했다. 이명박 혼자 엉뚱한 생각으로 국가에 끼친 손실이 아마 몇 조원을 넘을 것이다.
지금 이명박이 이 일을 말끔히 해결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으므로 국론분열로 인한 피해는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이다. 아마 3년 후에도 우리는 행복도시를 두고 플러스 알파가 어쩌구 하며 논쟁하고 있을지 모른다. 이 정도면 충분히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날만한 사안이다.
‘혼자서 몇 조원을 넘게 까먹었다. 참 잘했어요.’
한나라당 안에서도 탈당하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는데 지금 탈당하는게 맞다. 경찰서장이 항명하고 있는 판인데 레임덕 맞다. 여기에 검찰이 가세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집에서 키우는 개를 너무 살찌우면 오만방자해져서 주인을 무는 수가 있다. 이명박은 검찰을 부려도 너무 부렸다.
검찰도 이제 이명박을 위해 수고한 댓가를 챙길 때가 되었다. 그렇다면? 지금 상태로 계속 가면 검찰에서도 항명사태 나온다. 반드시 나온다. 임기가 위태로운 상황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 이번에 세종시 수정안을 지지한 의원 숫자가 순수한 이명박 지지세력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이명박을 해치려고 하는 사람은 많은데 보호해줄 세력이 없다. 그렇다면 끝났다.
아직 인사권을 쥐고 있으므로 검찰 정도는 부릴 수 있다고 믿겠지만 조금 있으면 차기 대권주자와 내통한 세력이 항명할 수 있다. 항명사태를 막으려면 후계자를 키우는 수 밖에 없다.
박근혜와는 확실히 끝났고 지금 이재오, 정운찬, 정몽준, 오세훈, 김문수 정도가 후계구도에 들어오는데 이재오는 이미 공공의 적이 되었고, 정운찬은 총리 취임과 동시에 끝났고, 정몽준은 선거 패배로 존재감이 사라졌고, 오세훈, 김문수는 4년 임기가 남아있어서 꿀 빠는 판인데 모험할 이유가 없다. (오세훈, 김문수 입장에서는 야당이 집권하도록 방조하였다가 차차기를 노리는 것이 더 유리하다. 그들 입장에서는 차기에 박근혜가 되면 더 암담해진다.)
그렇다. 이명박이 살려면 두 가지가 있어야 한다. 하나는 보호해줄 세력, 둘은 인기있는 후계자다. 그 둘이 없다. 여당은 사실상 둘로 쪼개졌고 후계그룹은 거의 박살이 났다. 더블 딥이니 출구전략이니 부동산 하락이니 해서 위기는 줄줄이 이어지는 판인데 이 판국에 누가 이명박을 지켜줄 것인가?
더군다나 이번에는 대선 다음에 총선을 하는게 아니고 총선 다음에 대선을 하게 되어 있으니 여당의원들조차 각자도생을 꾀하는 판이다. 말하자면 차기 총선에 공천권을 이명박이 갖지 못한다는 거다.
97년에 김영삼은 정권을 내놓을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는 명백히 독재자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검찰을 부려 정치자금수사로 김대중 후보의 출마를 원천봉쇄할 심산이었으나 김태정 검찰총장의 항명으로 무산되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김영삼은 그 순간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독재자가 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이다. 그 순간 김영삼은 대통령 자격이 사라진 것이며 지금 우리가 그를 전임 대통령으로 인정할 이유가 없다. 왜? 그는 야당 대통령후보 수사를 지시함으로써 민주주의 파괴를 결정했으니까.
김영삼은 응당한 처분을 받았어야 했다. 김영삼이 아직도 살아있는 이유는 김대중 대통령이 정치보복을 하지 않기로 국민과 약속했기 때문이다. 97년에 김영삼은 자신의 죽음을 결정했으며 인간이 불쌍해서 김대중 대통령이 목숨을 살려준 것이다. 한국의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해 그를 살려준 것이다. 그리고 이후 국민의 의식 속에 정치보복 금지가 당연한 관습헌법이 되었으나 이명박은 그것을 깼다.
지금과 같은 정치보복 상황에서 누가 후계자가 아닌 제 3자에게 순순히 권력을 내줄 수 있다는 말인가? 지금 상황에서는 박근혜라도 퇴임 후가 보장이 안 된다. 박근혜는 이미 항명했기 때문에 이명박의 후계자가 될 수 없다.
그리고 이재오, 정몽준, 정운찬, 오세훈, 김문수 중에 후계자감은 없다. 지금 상황이라면 설사 이들 중에서 후계자가 나온다 해도 임기 후가 보장이 안 된다. 그들은 이념이 아니라 이익으로 뭉친 집단이기 때문에 김영삼이 스스럼없이 자신의 정치적 아버지인 전두환, 노태우를 집어넣었듯이 스스럼없이 이명박을 해칠 수 있다.
김영삼이 전두환, 노태우를 집어넣은 이유는 인기를 얻기 위해서다. 설사 여당이 정권재창출에 성공한다 해도 그들이 김영삼의 전철을 밟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인기없는 대통령이 사는 법은 전임자 뒤지는 거 뿐이니까.
지금 이명박이 사는 방법은 하나 뿐이다. 정치보복은 본인의 뜻이 아니라 여권 내의 사조직이나 검찰 내부의 기회주의자 소행이라고 둘러대고 거기에 책임진다는 뜻으로 여당을 탈당하고 거국내각을 시도하는 수 밖에 없다. 야당은 당연히 응하지 않겠지만 제스처 정도는 해봐야 한다.
국민의 지지를 받는 시민단체 소속 중립인물을 총리로 내정하고 내각 전체를 총리에게 맡겨서 물갈이 하는 방법도 있다. 대통령은 외교, 안보만 담당하고 내치는 완전히 손 떼는 거다. 그렇게 되면? 여당과 야당이 합세해서 무소속이 된 이명박을 탄핵할 수도 있다. 그러나 승부사라면 그 정도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실권을 내놓으면 정파들 간에 서로 견제해서 오히려 안전해 지는 것이 정치판이다. 이명박에게도 길은 있다.
이렇게 길이 분명해도, 정답을 콕 찍어줘도, 간이 작아서 실천을 못하는게 인간이라는 존재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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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은 죽어가면서까지 끝내 희망의 싸앗을 뿌렸는데, 이명박은 애초에 씨앗 따윈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거...
ㅋㅋㅋ.....이 정도 약(올림)이면 쥐굴에서 안나오고 못배기겠네요....하하^^()
쥐뇌엔 당최 권력반사신경뿐인 듯 하오.
쥐박이 본글을 읽는다 해도, 뇌에 쥐나 안나면 다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