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전쟁 자다가 침대 밑에서 폭탄을 발견했다. 어떻게 해야 할까? 폭탄을 해체해야 한다. 이건 간단한 문제다. 자다가 침대 밑에서 째깎째깍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시한폭탄을 발견했는데 폭탄은 국군의 소관이니 국군을 믿고 잠이나 자라고 떠든다면 진중권스러운 짓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좌고우면할 일이랴? 일단 그 불을 꺼야 한다. 소방서에 전화를 할 여유도 없다. 지금은 범상이 아닌 비상이다. 범상은 윤리학이나 논리학의 지배를 받지만 비상은 물리학의 지배를 받는다. 동요하지 말라. 각자 자리를 지키고 하던 일을 해라. 각자 생업에 종사하라. 이런 개소리 하다가는 죽는다. 세월호가 넘어가는 판에 각자 자기 자리로 돌아가라는 소리를 하면 너무나 진중권이다. 누가 299명의 학생을 죽였는가? 어리보기 진중권들이 죽였다. 선장은 젖은 돈이나 말리면 되고 조타수는 키만 잡으면 되고 학생은 자리에 앉아있으면 된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초딩들이 많다. 폭탄은 윤석열이다. 검찰 패거리다. 세월호가 쓰러질 때는 밖으로 나와야 한다. 폭탄을 발견했을 때는 곧장 해체해야 한다. 이것은 물리학이다. 도덕 필요 없고, 정의 필요 없고, 신념 필요 없고, 학생들이 갇혀 있는 선실의 유리창을 깨뜨릴 최소한의 힘이 필요한 것이다. 사람들은 순진하게 생각한다. 세나개를 보면 알 수 있다. 주인이 개를 사랑하면 개도 주인을 사랑한다고 얼척없이 믿는다. 천만에. 개는 주인이 약한지 강한지 간을 본다. 주인이 약해 보이면 개는 일단 덤빈다. 개는 강한 주인이 자신을 보호해주기 바란다. 약한 주인의 사랑을 바라지 않는다. 개가 원하는 것은 확실한 명령, 확실한 신호, 확실한 약속이지 사랑과 교감이 아니다. 개는 자신이 약한 주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그래서 사람을 무는 것이다. 사랑하면 개가 알아줄 것이라는 망상을 버려야 한다. 국민은 검찰을 사랑했다. 검찰은 이회창의 대선자금을 수사했고, 박근혜를 잡아넣었다. 국민이 검찰을 사랑하므로 당연히 검찰도 주인을 사랑할 것이라고 믿었다. 천만에. 개가 주인을 물었다. 검찰이 국민을 두 달 동안 악랄하게 고문하고 있다. 왜 개가 주인에게 달려들까? 약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주인이 약하면 개는 사람을 문다. 개는 왜 이회창을 수사하고 박근혜를 처단했을까? 시켰기 때문이다. 주인이 시키면 개는 한다. 주인이 약하면 개는 문다. 이것이 개의 습성이다. 라퐁텐의 우화와 같다. 개구리가 전갈에게 다짐을 받고 등에 태워 강을 건네주었다. 전갈은 말했다. '내가 독침으로 너를 찌르면 나도 죽는데 그럴 리가 있나?' 결국 전갈은 개구리를 찔렀다. 개구리가 물었다. '왜?' 전갈이 말했다. '그러니까 전갈이지.' '그러니까 개지.' 개가 개인 이유는 조직의 생리 때문이다. 검찰조직은 외부에서 흔들어대는 것을 싫어한다. 강금실부터 조국까지 개는 약한 주인을 물었다. 개혁세력이 외부에서 검찰을 흔들었기 때문에 물었다. 원래 개가 밥 먹을 때 건드리면 주인을 문다. 흔들면 싫어한다. 검사들은 등산을 해도 기수대로 줄 맞추어 등산을 한다. 거기에 논리가 있고 생리가 있다. 사병들은 병장부터 상병, 일병, 이병, 신병 순서로 행동한다. 보다 못한 소대장이 흔들어댄다. '너희들은 왜 순서대로 움직이냐? 평등하게 하라구.' 이러면 어떻게 될까? 병장은 반대하고 이등병은 찬성한다? 천만에. 모두가 한 덩어리로 반대한다. 소대장 길들이기 들어간다. 내부적으로 돌아가는 질서를 건드리면 안 된다. 일병이 이등병에게 알려준다. '너 누구와 군생활 오래 하지?' 사병들은 24시간을 공유하지만 소대장은 저녁 6시면 퇴근하는데? 이등병은 자신과 가장 군생활을 오래 하는 사람을 따를 수밖에 없다. 소대장의 퇴근과 동시에 악몽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이런 식의 내부구조가 있는 것이다. 그것을 외부에서 타격했을 때 격렬한 반발을 일으키는 것은 불문가지다. 검찰을 길들이려면 일단 강형욱 정도의 덩치가 되어야 한다. 논리학 필요 없고 도덕, 윤리, 정의 필요 없고 물리적으로 조져야 한다. 특별히 개를 잘 다루는 사람이 있다. 개장수다. 개장수는 눈빛만으로 개를 제압하고 들어간다. 개는 마음속으로 정해놓은 저항선이 있다. 개장수가 그 선에 접근하면 짖어야지 하고 있는데 개장수가 다른 곳을 쳐다보는 척하며 순식간에 그 지점을 돌파해 버린다. 개는 당황해서 개집에 숨는다. 개장수는 목덜미를 잡고 끌어낸다. 개는 버티다가 끌려나간다. 버티는 동작에 정신이 팔려서 개장수를 물어버릴 찬스를 놓치는 것이다. 무는 개는 단번에 해치워야 한다. 개가 판단할 틈을 주지 말아야 한다. 검찰조지기는 개장수의 방법 외에 답이 없다.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원래 검찰권력이 그리 크지 않았다. 경찰과 안기부가 관계부처 대책회의 형태로 검사를 물먹이고 있었다. 박종철군 사망사건이 일어났다. 탁 치자 억 하고 죽었다. 경찰이 일을 저질러버린 거다. 이래놓고 검사에게 알아서 수습하라고 떠넘겼다. 검사가 빡 돌아서 민주화에 가담했다. 국민은 속았다. 검사가 우리편이라서 민주화에 앞장섰구나. 천만에. 개주인 장세동이 머뭇거리다가 개한테 물린 것이다. 장세동은 전두환의 호헌에 협조하지 않는 노태우를 치려고 일부러 머뭇거린 것이다. 그 약한 모습을 개가 눈치채고 물었다. 그러나 국민은 오해했다. 개가 아니라 사람인 줄 알았다. 결정적으로 김태정 검찰총장이 IMF로 약해진 김영삼을 물었다. 김대중 대통령을 수사하라는 명령을 거부한 것이다. 국민은 또 한번 오해했다. 알고보니 검찰이 우리편이네. 검찰이 이회창의 대선자금을 수사했다. 역시 검찰은 똑똑해. 검찰이 우리편이야. 또 박근혜를 수사했다. 역시 믿음직해. 그러나 BBK는 수사하지 않았다. 하긴 검찰은 원래 중립이니까 때로는 우리편도 들고 때로는 저쪽 편도 드는 거야. 좋게 봐준 거다. 천만에. 그럴 리가 없잖아. 개가 중립인거 봤어? 국민은 검찰은 우리편으로 오해했고 국민이 검찰을 사랑하므로 검찰도 국민을 사랑할 것이라고 순진하게 믿었고 그러다 발등을 찍힌 거다. 개는 진보도 아니고 보수도 아니고 중립도 아니다. 주인의 명령을 따른다. 시키는 대로 한다. 단 주인이 약해 보이면 물어뜯는다. 외부에서 흔들어대면 문다. 밥 먹는데 건드리면 문다. 검찰이 국민을 공격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국민이 약해 보여서. 둘은 검찰개혁 한다며 외부에서 흔들어대니까. 그럴 때 개는 사람을 물어뜯는다. 물리지 않으려면 단번에 제압하는 개장수의 방법 외에 없다. 지금 검찰은 흥분한 개다. 안하무인이 되어 있다. 원래 개가 흥분하면 주인을 못 알아본다. 검찰의 수사과정은 대통령을 조롱하고 국민을 고문하는 것이었다. 국민이 어떤 신호를 보내면 반드시 대응행동을 했다. 국민에게 정치적으로 맞대응한 거다. 국민을 길들이려 했다. 국민이 개혁의 판돈을 올리면 '백 받고 이백' 하는 식으로 숨돌릴 틈도 없이 레이즈를 쳤다. 의도적으로 타이밍을 맞추어 반응했다. 일부러 시위한 것이다. 검찰은 두 달간의 조직적 시위로 누가 칼자루를 쥐었는지 국민에게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고등학생 표창장 하나 가지고 두 달 동안 국민을 지독하게 고문했다. 제압해야만 한다. 박근혜가 무엇을 잘못했을까? 친구에게 조언을 들은 죄? 국정농단죄? 그런 죄목에 대해서는 들은 적이 없다. 국어사전에 안 나오는 단어다. 박근혜의 죄는 하나다. 국민을 속인 죄다. 국민기만죄라는 죄명이 법전에 안 나오므로 다른 명목으로 잡아넣은 것이다. 국민이 분노하는 이유는 하나다. 검찰조직이 국민을 속였기 때문이다. 국민은 개를 사랑했는데 개는 자기 주인이 약한지 강한지만 재고 있었다. 강하면 따르고 약하면 주인을 문다. 무는 개는 버릇을 고쳐놓지 않으면 안 된다. 국민은 균형감각을 가지고 판단했다. 김태정부터 이회창의 대선자금 박근혜 수사까지. 검찰의 저울추가 이쪽으로 기울다가 저쪽으로 기울다가 결국 제자리로 돌아갈 것을 믿었다. 천만에. 검찰은 그냥 시키는 대로 한다. 흔들어대면 문다. 이회창의 대선자금을 수사한 것은 정의감 때문이 아니라 국민이 시켜서 한 것이다. 국민은 주인이다. 주인은 종합적인 판단을 한다. 검찰은 국민에게 판단자료 줄 뿐이다. 집행은 국민이 표로 한다. 국민이 종합하여 보는 방법은 잘못을 만회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것이 정치다. 검찰 국민에게 자기들이 칼자루를 쥐었으니까 물리적으로 다른 방법이 없다는 좌절감을 안기려고 한다. 그것을 납득시키려 한다. 포기하게 만들려고 한다. 국민을 벼랑으로 몰아 선택지를 제거하려 한다. 국민의 정치를 막으려 한다. 이대로 총선까지 가면 자한당은 전멸이다. 민주당이 이겨야 검찰개혁이 된다. 조국은 고리 역할이다. 총선 이기면 개헌이고 개헌이면 혁명이다. 본질을 봐야 한다. 광우병 쇠고기가 얼마나 해롭냐가 본질이 아니다. 국민에게 물어봤냐가 본질이다. 국민에 도전하는 세력은 죽음뿐이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우리가 총선에 이긴 적이 없기 때문이다. 총선에 이겨야 개가 겁을 먹는다. 진짜 개장수는 총선승리다. 그런데 적이 도와준다. |
"논리학 필요없고 도덕, 윤리, 정의 필요없고 물리적으로 조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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