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828 vote 1 2019.09.20 (22:09:47)


    여성의 화장과 탈코르셋


    여성은 왜 화장을 할까? 정답 .. 본능이다. 예뻐 보이고 싶어서? 물론 그런 사람도 있다. 그러나 핑계다. 남자가 시켜서? 물론 그런 경우도 더러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본질에서 그것은 핑계다. 자기만족을 위해? 물론 그럴 수도 있다. 역시 핑계다. 무의식 깊은 곳에서 인간의 마음을 조종하는 진짜는 따로 있다. 용감하게 진실을 말해야 한다. 


    중국 고무술의 허구성을 폭로해서 13억 중국인들을 당황하게 만든 쉬샤오둥처럼 말이다. 까놓고 이야기하자. 앵무새도 부리로 색종이를 잘라서 꼬리깃을 치장하곤 한다. 그런 내용의 동영상이 많다. 누가 시켰지? 시킨 사람은 없다. 그저 그것을 할 수 있으니까 하는 것이다. 앵무새나 하지 다른 새는 못한다. 앵무새가 자기만족을 위해서? 


    위하여는 일단 거짓이라니깐. 자기만족은 할 말 없을 때 하는 변명이다. 인간에게는 원래 자신을 꾸미는 본능이 있다. 여성에게는 화장으로 나타날 때가 많고 남자에게는 다른 여러 가지로 나타난다. 조선인들은 머리에 갓을 썼고 일본인들은 항상 칼 두 자루를 차고 다녔다. 왜 갓을 쓰지? 왜 칼을 차고다니지? 물론 여러 가지 이유를 댄다.


    개소리다. 그냥 둘러대는 말에 불과하다. 징기스칸의 어머니 허엘룬은 죽을 때까지 귀족이 쓰는 뾰족모자를 벗지 않았다. 당사자에게 물어보면 포기할 수 없는 귀족의 긍지 어쩌구 할 것이다. 말은 된다. 그런데 과연 그게 전부일까? 천만에. 무르시족은 왜 입술에 접시를 끼울까? 본능이다. 아마존의 조에족은 왜 입술에 뽀뚜루를 끼울까?


    역시 본능이다. 중국인의 전족도 마찬가지다. 중국인들에게 물어보자. 왜 전족을 하지? 예쁘잖아. 이런 답이 돌아온다. 과연 전족이 예쁠까? 개코나. 조에족에게 물어보자. 왜 입술에 막대기를 끼워? 불편할 뿐 아니라 치아가 빠지고 잇몸이 상한다. 대개 상처가 나 있고 감염되는 수도 있다. 조에족은 대답한다. 위엄이 있잖아. 얼어죽을 위엄! 


    대부분의 원시부족은 몸에 문신을 한다. 한국인도 마찬가지였다. 삼한시대에는 문신을 했고 신라인은 아기의 머리를 돌로 눌러서 납작하게 만드는 편두를 했다. 그걸 왜 하지? 문제는 화장을 하는 게 아니라 지나치게 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인의 심한 화장에 상당한 거부감을 느낀다. 그러나 하지마라고 주문하지는 않는다. 


    왜? 여기에는 내밀하게 작동하는 권력의 문제가 개입해 있기 때문이다. 화장은 권력이다. 문신은 권력이다. 뽀뚜루는 권력이다. 입술접시는 권력이다. 카렌족의 목늘이기도 힘바족의 붉은 흙칠도 마찬가지다. 여성들이 화장을 하는 이유는 화장을 하지 않으면 왕따가 되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여성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압박이 있다.


    문신은 부족을 나타내는 표지다. 문신을 하지 않으면 적대부족으로 오인되어 살해되는 수가 있다. 의관도 마찬가지다. 양반이라는 신분의 표지다. 의관을 갖추지 않으면 상놈들에게 봉변을 당할 수 있다. 무슬림의 터번이나 히잡도 마찬가지다. 히잡을 쓰지 않으면 왕따가 된다. 스님이 머리를 깎지 않으면 당연히 사찰에서 쫓겨나는 거다. 


    그러므로 남성이 멋모르고 여성의 화장을 찬성하거나 반대하거나 의견을 낸다면 위험하다. 의도와 상관없이 깨지는 수가 있다. 하다못해 페미니즘까지 맨스플레인을 하려고 드나? 이렇게 된다. 권력은 함부로 건드리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소대장이 내무반에서 병장의 횡포를 눈감아줘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사병들의 권력이 있다.


    그 권력은 과거라면 군복무기간 30개월 동안 축적된 저금과 같은 것이다. 이등병시절부터 모아온 권력이라는 적금을 병장이 되어 깨서 쓰는데 소대장이 방해한다면? 이 경우 모든 사병이 똘똘뭉쳐서 소대장을 공격한다. 소대장은 단지 병장의 횡포를 견제하려 했을 뿐인데 이등병들까지 뭉쳐서 우리의 주적은 간부다 이러고 덤비는 거다. 


    개인적으로는 여성의 큰 가슴을 좋아하지 않는다. 동물적이잖아. 19세기 혁명기의 프랑스는 가냘픈 몸매가 유행이었다. 왜냐하면 계몽주의 시대에 앞서가는 엘리트는 지적인 것이며 지적인 사람은 당연히 운동부족이기 때문이다. 시크하다는 표현은 지적인 여성이 공부만 하다가 운동부족으로 추워서 털실로 짠 옷을 입는다는 말이다. 


    지적이고 가냘픈 여성이 털실로 짠 옷을 입고 추워하며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 시크한 것이다. 지나친 유행으로 일부러 분무기로 옷에 물을 뿌려서 많은 파리지앵들이 폐렴에 걸려 죽었다고 한다. 제인에어를 읽어보면 그 분위기를 알 수 있다. 폭풍의 언덕에 추워서 외출은 못하고 운동부족에 집에서 소설만 쓰자니 폐렴에 걸린다.


    조선시대 여성은 큰 가슴을 수치로 여겨서 치마끈으로 졸라맸다. 못된 계집이 젖퉁이만 크다는 속담도 있다. 현대에 와서 유행이 변했다. 헐리우드 영화와 일본 만화의 영향이리라. 같은 여성집단에서는 그것이 자신감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불편한 것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요즘은 미국을 중심으로 큰 엉덩이가 유행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것을 비판할 수 없다. 왜? 흑인의 무기거든. 큰 엉덩이 유행을 비판한다면 곧 흑인혐오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권력이다. 권력은 원래 민감하다. 모르고 건드리면 혼난다. 한국여성의 심한 화장이 다른 나라에 유행할 수도 있고 반대로 외국의 화장술을 한국이 따라갈 수도 있다. 어쨌든 남자가 이 문제에 이래라저래라 하면 안 된다. 


    권력의 예민함 때문이다. 그래서 소대장이 사병의 관습을 못 건드리고 조선시대라면 고을수령이 아전들의 횡포를 막지 못했다. 구조적으로 안 되게 되어 있다. 그런데 예견은 할 수 있다. 아마 이 경향으로 갈 것이다 하고 내다볼 수 있다. 30분 이상 걸리는 심한 화장은 비판되어야 한다. 여성의 화장중독은 일부 남자의 게임중독과 같다. 


    남자들이 하는 게임을 하지마라고 말할 수 없다. 본인이 게임을 하고 싶으면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때문에 공부를 못하고 인생을 망친다면 비판받을 만하다. 마찬가지로 하루에 한 시간 이상 화장으로 시간을 허비한다면 문제가 있다. 어쨌든 탈코르셋은 21세기에 하나의 경향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이는 여성의 실질권력확대 때문이다. 


    권력이 독점될수록 획일화된다. 화장을 하지 않으면 왕따가 된다. 무르시족은 접시를 빼면 왕따가 되고 조에족은 뽀뚜루를 빼면 왕따되고 힘바족은 붉은칠을 하지 않으면 왕따가 된다. 그러나 자본주의 발달은 여성의 권력을 확대시키고 권력의 확대는 다양성으로 나타난다. 남자든 여자든 경제적인 여유가 되면 다양한 취미활동을 한다. 


    한국인의 취미가 죄다 등산과 낚시인 이유는 돈이 없어서다. 돈이 없으므로 돈 안드는 취미로 몰린다. 돈이 생기니까 캠핑족이 생기고 패러글라이딩족이 생기고 스키족이 생기고 골프족이 생긴다. 경제적 향상은 취미의 다양화로 이어지고 권력의 다양화로 이어지며 획일화에서 벗어나게 한다. 권력의 종류와 절대총량이 늘어나게 된다.


    여성이 경제력이 향상되는 정도에 비례해서 여성그룹 안에서 권력이 다양화되고 시어머니에게 복종하지 않고 왕언니 말을 듣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 돈이 권력이다. 자본의 증대는 권력의 증대로 나타난다. 남자가 양복을 입는 것이나 선비들이 갓을 쓰는 것이나 사무라이가 칼을 차는 것이나 본질은 같다.


    여성이 화장을 하는 것이나 중국인이 전족을 하는 것이나 무르시족이 입술접시를 끼우는 것이나 부족민이 문신을 하는 것이나 같다. 인간은 원래 자신의 외모를 꾸미는 본능이 있다. 그리고 거기에는 내밀하게 작동하는 권력구조가 있다. 권력이 가난할수록 획일화되어 모든 부족민이 한 가지로 의상을 통일하고 문신을 통일하는 것이다.


    부가 증대될수록 권력의 다양성은 증가하며 여성이 자신의 외모를 관리하는 형태도 다양화된다. 이는 패션과 같다. 패션이 발달할수록 유행이 사라지고 복장이 다양화된다. 어떤 옷이 유행한다면 그것은 패션후진국이라는 의미다. 후진국일수록 모든 사람이 똑같은 옷을 입는다. 아랍인은 모두 비슷한 옷을 입는다. 왜? 후지기 때문이다.

    

    일본인과 한국인 중 어느 쪽이 더 다양한 머리모양에 더 다양한 옷을 입을까? 그것을 보면 한국인과 일본인이 가진 실질권력의 크기를 알 수 있다. 인간은 권력을 추구하는 존재이며 권력은 돈처럼 벌어들이는 것이며 많은 권력을 벌고 있는 나라가 선진국이며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 아니라 최대다양의 최대권력이 인간이 추구하는 바다.


    모두가 의사결정권을 가지는 것이 민주주의다. 모두가 자기만의 유행을 만들어내는 것이 권력의 평등이다. 권력은 절대 동등할 수 없다. 권력은 인간을 획일화시키지만 권력이 많을수록 오히려 획일화되지 않는다. 여기에 권력의 역설이 있다. 왜 가난한 나라는 모든 국민이 복장을 통일할까? 권력자의 권력에 빨대를 꽂아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사람은 모두 김정은의 권력에 빨대를 꽂아야 한다. 원래 북한 이발소의 머리스타일은 원수님스타일과 장군님스타일밖에 없었다. 김정은이 등장하자 모두 만세를 불렀다. 새로운 머리스타일 추가다. 그러나 귀두컷을 보고 아연실색할 수밖에. 새로 추가된 머리모양이 하필. 인간은 돈을 벌듯이 권력을 벌어야 하고 벌면 다양화한다.


    이상적인 사회는 모든 개인이 일정한 권력을 가지는 사회다. 이는 사회주의 혹은 북유럽식 사민주의와 충돌한다. 나는 엘리트 위주의 비뚤어진 사회주의가 권력을 획일화시켜 개인의 의사결정권을 빼앗는다고 본다. 나는 진보주의자이면서 개인의 권력을 존중하는 자유주의자다. 모든 개인이 일정한 권력을 가지면 필연적으로 다양화된다. 


    권력의 다양화 개인화는 당연히 탈코르셋으로 나타난다. 물론 탈코르셋으로 획일화되면 안 된다. 원래 돈 있고 힘 있는 사람은 남의 눈치를 안 본다. 타인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자유롭게 자신이 추구하는 바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인지 무의식적으로 눈치보고 집단에 아부하려는 것인지 의심해야 한다.


    자기만족이라고 말하지만 대개 거짓이다. 집단 안에서 높은 평판을 얻어 인정받아야 만족하는 것이다. 평판을 높이려는 의도가 있다. 평판을 높이려고 화장을 하는 행동을 비판할 수 없다. 힘없고 돈 없으면 평판이라도 높여야 하는데 그것을 못하게 한다면 독재다. 화장을 하겠다는데 말릴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심리를 폭로할 수는 있다. 


    한국인이 머리를 염색하면 백인을 흉내낸다고 비난한다. 백인들은 머리색이 다양하다. 빨간머리에 금발머리에 갈색머리까지 다양하다. 그들은 한국 아이돌그룹의 머리모양이 똑같다며 비웃는다. 자기들은 다양성을 누리면서 한국인들의 다양화시도를 비난한다면 사악하다. 남과 같아지려는 욕망과 달라지려는 욕망 모두 긍정해야 한다.


    예쁜 여자가 안 예쁜 여자에게 화장을 못하게 강요한다면 사악하다. 공부 잘하는 사람이 공부 못하는 사람에게 같이 놀지 않고 혼자 독기를 품고 공부한다며 비난한다면 사악하다. 누구든 화장을 해서 자기를 상승시킬 권리가 있다. 그러나 권력을 가진 자는 그런 낭비행동을 하지 않는다. 안해도 되는 행동을 굳이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인정 - 안 예쁘고 능력없고 돈 없고 공부 못하고 자신감도 없는데 화장이라도 잘해서 평판을 높여야 되겠다. 돈 모아서 성형수술도 하겠다.


    인정 - 돈 있고 능력 있고 자신감도 있는데 화장은 시간낭비라서 하기 싫다.


    불인정 - 모든 사람은 화장을 해야 한다. 기본적인 자기관리가 안 되는 사람은 문제가 있다. (이 경우는 타인을 제압하려는 권력의지를 들킨 것이다. 무의식적인 열등감의 표출이다. 이런 소리 하는 사람은 콤플렉스가 있다. 남을 제압하려고 하는 자는 집단의 시스템에 제압당해 있다.)


    불인정 - 모든 사람은 화장을 하지 말아야 한다. 타고난대로 살자.(역시 타인을 제압하려는 권력의지를 들킨 것이다.)


    획일적으로 뭐를 하라마라 하는 사람은 집단에 제압당해 있는 사람이다. 특히 소년들은 집단에 복종하려는 본능이 있으므로 획일화되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다양성을 추구한다면서 개성추구로 획일화되기도 한다. 신주쿠 패션이 그렇다. 그들은 제압되어 있다. 한국 청소년의 패딩열풍도 심리적으로 제압되어 있음을 들키는 짓이다. 

  

    누구도 인간의 본능을 꺾을 수는 없다. 인간의 화장은 집단에 의존하는 본능이다. 가난하고 약할수록 남과 똑같이 하려고 하고 반대로 부유하고 강할수록 개성을 드러내며 남들이 자신을 추종하게 한다. 약자에게 집단에 의존하지 못하게 강요하는 것도 폭력이고 반대로 자유로운 강자에게 집단에 의존하도록 강요하는 것도 폭력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9.09.21 (03:12:09)

"인간은 권력을 추구하는 존재이며 권력은 돈처럼 벌어들이는 것이며, 많은 권력을 벌고 있는 나라가 선진국이며,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 아니라 최대다양의 최대권력이 인간이 추구하는 바다."

http://gujoron.com/xe/1125644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132 촛불전쟁의 의미 2 김동렬 2019-10-12 9104
1131 널리 바보들을 닥치게 하라 2 김동렬 2019-10-07 7425
1130 하이눈의 배신자들과 노무현 2 김동렬 2019-10-03 7721
1129 윤석열은 무슨 생각으로 저럴까? image 4 김동렬 2019-10-01 9209
1128 바보야! 답은 총선이다. 4 김동렬 2019-09-30 8212
1127 조국의 전쟁 3 김동렬 2019-09-29 7609
1126 엘리트의 무지가 문제다 2 김동렬 2019-09-26 7087
1125 진중권들의 아마추어리즘 3 김동렬 2019-09-25 6906
1124 진중권류 소인배들의 이중행각 image 4 김동렬 2019-09-24 7843
1123 이기는 진보가 진짜다 1 김동렬 2019-09-23 6471
1122 나는 순수한 양아치를 경멸한다 1 김동렬 2019-09-22 6935
» 여성의 화장과 탈코르셋 1 김동렬 2019-09-20 5828
1120 화성살인사건의 등잔밑 1 김동렬 2019-09-20 9987
1119 진보 손석희 윤석열 1 김동렬 2019-09-12 7995
1118 윤석열의 운명 2 김동렬 2019-09-09 23264
1117 고바우의 졸 image 1 김동렬 2019-09-09 18666
1116 욱일기와 하켄크로이츠 image 2 김동렬 2019-09-08 21144
1115 조국 - 누가 다음 배신자인가? 2 김동렬 2019-09-07 6934
1114 조국 - 프로답게 가자 5 김동렬 2019-09-06 7963
1113 남아있는 일본 image 3 김동렬 2019-09-03 12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