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지난 5월부터 ‘거대한 구상’ 운운하며 노무현의 올인전략을 폭로해왔다. 노무현이 아무런 생각없이 좌충우돌 하는줄로 알고 있다가 뒤늦게 뭔가를 깨닫고, 시나리오니 각본이니 하며 화를 내는 친구도 있다.

『 민중은 원래 냉소적이다.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비상한 방법이 사용되어야 한다. 올인 뿐이다~!. 』

그런건 대충 눈치로 알아야 친구이지, 그렇게도 이심전심이 안된대서야 어찌 친구일 수 있는가 말이다. 고종석, 강준만들에게 하는 소리다. 지금에 와서 묻고 싶다. 이제는 약간 감을 잡으셨는지? 아니면 아직도 오리무중이신지?

큰 그림의 겨냥은 총선 이후이다
총선에 올인한다고? 그렇게도 생각이 짧은가? 더 큰 틀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그렇게도 모르겠는가? 찬바람 부는 여의도에서 ‘시민혁명’을 말했으면 그 정도는 감을 잡아야 할 거 아닌가? 척 하면 착 하고 알아먹어야 할 거 아닌가?

시민혁명 발언이 고작 ‘우리당 차원’에서, 총선대책 차원에서, 지지자동원작전 차원에서 진행될 일로 보았단 말인가? 가능하다고 믿는가? 그렇게 누누이 눈치를 주고, 암시를 주고, 신호를 보내도, 코드를 못맞추는 데는 장사가 없다. 어쩌겠는가?

장난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나는 진작부터 노무현의 대통령 퇴임 이후를 겨냥한 포석이라고 말해왔다. 이적행위가 될 수도 있지만 노무현의 음모(?)는 폭로되어야 한다. ‘뷁뉴스’의 도움 덕이지만 조중동들도 이제는 서프를 주목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더더욱 폭로되어야 한다.

총선이 문제가 아니다. 그 이상이다. 노무현의 여의도발언 직후 필자는 노무현이 대포용정책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필자의 글 역시 민주당을 타격대상으로 보는(?) 서영석님과는 약간 차별화 해 왔다. 승리가 목적이 아니고 그 이후가 목적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갑자기 성격이 변해서 ‘착한 어린이’가 된 때문은 아니다. 노무현이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기 때문이다.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다. 공간을 벌려주기 위해서이다.

올인을 안해서 문제였다는 사실을 깨달으시길
나라를 올인한다고? 그동안 역대 대통령들이 나라를 들어 올인을 안해서 문제였다는 사실을 그다지도 모르겠는가? 당연히 나라를 올인해야 한다. 부시와 맞장을 떠야 한다. 노무현이 올인을 안하고 있으므로 우리는 그동안 노무현을 비판해왔던거 아닌가?

우리당을 올인하는 것이 아니고, 청와대를 올인하는 것이 아니고, 나라를 올인한다는 말이다. 대한민국을 올인한다는 말이다. 물론 까놓고 진실을 말하면 노무현이 나라를 올인하려는 것은 아니다. 부시와 맞장을 뜨는 정도의 거대한 구상은 아니다.

노무현이 아직은 ‘백범의 나라, 장준하의 나라’로 대한민국이라는 거함의 진로를 변경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나는 노무현을 비판한다. 우리가 꿈 꾸는 나라! 백범의 나라, 장준하의 나라를 향하여 대한민국을 통째로 올인하지 못하는 겁쟁이 노무현을 비판한다. 그런데 그들이 갑자기 정색하며 노무현을 꾸짖기 시작했다.

노무현이 청와대가 아닌, 우리당이 아닌, 대한민국을 올인하려 한다고 말이다.

나는 분노한다. 노무현이 여전히 나라를 올인하지 못하고 미적거리는 데 대해서 말이다. 나는 또 분노한다. 나라를 올인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거대한 올인전략을 세운 것만은 틀림이 없는 노무현이 혹시나 올인을 할까봐 미리 맞불을 놓겠다는 그들의 작태에 대해서 말이다.

민중을 움직이는 방법은 하나 뿐이다
대한민국이 안되고 있는 이유는 하나다. 밑바닥의 민중이 움직이지 않아서이다. 민중은 맨 밑바닥에 있다. 그들을 움직이려면 청와대 만의 집안잔치가 아니어야 한다. 우리당만의 동네잔치도 아니어야 한다. 청와대와 우리당의 차원을 넘어서,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나라를 통째로 올인해야만 한다. 미션이다. 밑바닥의 그들에게도 역할을 주고 임무를 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백범의 나라, 장준하의 나라를 위하여 말이다.

대한민국의 백년대계를 위하여 지금 이 거함의 진로를 변경해야 한다. 노무현은 여전히 대한민국을 올인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민중은 그러한 지도자를 고대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올인할 배짱이 있는 진짜 지도자를 열망해 왔다.

사실이지 이 나라의 민중들은 냉소적이었다. 청와대만의, 우리당만의, 그들만의 리그였기 때문이다. 더 큰 적을, 더 큰 목표를, 더 큰 그림을 그려달라는 거다. 노무현의 타격대상은 민주당이 아니고, 한나라당이 아니고, 수구세력도 아니다. 더 큰 적을 설정하여야 한다.

노무현이여 올인을 하라!
대한민국을 들어 통째로 올인을 하라!

그대가 못하면 우리가 한다.
백범의 나라, 장준하의 나라로 우리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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