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read 12106 vote 0 2006.03.02 (22:09:40)

프로메테우스님의 질문에서 ‘온갖 잡상인, 할머니, 스님, 알바생들이 와서 구걸아닌 구걸을..’

하수들은 상대방의 행동여하에 따라 자기 행동을 결정하고 고수들은 상대와 무관하게 자기 행동을 미리 결정해 놓습니다.

애초에 그쪽 문제에 대한 보험으로 얼마를 책정해 놓아야 한다는 거죠. 시골에서 펜션사업 하면 동네사람들이 텃세부린다든가 이런 문제.

정부 관계 일 하면 관료들과의 마찰 문제, 온갖 접대비 따위.. 물론 좋은건 아니지만 이 또한 비용의 일부로 미리 책정해 놓는게 맞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돈을 지불하기 싫다면 세금을 더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세금이란 것이 그런 분야에 쓰이거든요.

세금을 냈는데도 정부가 잘못해서 그런 문제가 생긴다고 한탄할 수 있지만 선진국은 세금을 더내니 그런 문제가 적지요.

중요한 것은 자연에서 그 비용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겁니다. 즉 순수한 자연에서도 잘 살펴보면 이런 문제에 대비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더라는 거에요.

자연은 기계처럼 아귀가 딱딱 맞는 것이 아니라 그런 여유공간을 매우 많이 두고 있습니다. 자연은 어느 의미에서 비효율적이지요.

사회화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하는데 사회는 어떻게 보면 가상의 존재입니다. 실제하는건 정글인데 우리가 믿음의 이름으로 가족을 그리고 사랑의 이름으로 공동체를 상정해 놓은 거에요.

어느 순간에 그 믿음이 깨지고 그 사랑이 파탄입니다. 그렇다면? 그 믿음의 파괴, 사랑의 부재를 한탄할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그러한 경우에 대비해서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사회가 우리의 든든한 보호막이라는 믿음은 의심되어야 합니다. 세상은 정글이고 우리의 믿음은 임의로 정해놓은 게임의 규칙에 불과하며 애초에 그러한 게임에 참여하고 싶지 않은 별종들도 있다는 현실을 인정하기.

룰을 지키지 않는 이를 비난할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인간 유전자의 일부는 룰에 저항하도록 세팅되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원래 반사회적 인간과 초사회적 인간이 있습니다.

노숙유전인자도 있고 양아치 유전인자도 있어요. 어쩌면 그들의 존재가 도리어 사회인간의 유전인자를 건강하게 하는 잡초일 수도 있다는 거지요.

● 사회인간 - 룰을 지키는 사람
● 반사회인간 - 노숙자, 양아치, 조폭
● 초사회인간 - 스님, 여행자, 은둔자, 이방인

물론 구멍가게를 하는데 무슨 보험이냐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만 벤처를 해도 사업규모가 커지면 어쩔 수 없이 그런 문제를 대비해야 합니다.

잡상인, 할머니, 스님, 알바생, 양아치, 조폭.. 이들의 진짜 경쟁자는 공무원이지요. 사실 따지고 보면 공무원이야말로 아무 것도 안하면서 세게 뜯어가는 집단이구요.

그러므로 공무원들이 이들을 퇴치해야 하는데.. 우리 사회가 공무원을 키우느니 차라리 잡상인, 할머니, 스님, 알바생을 키우기로 했다면 한거고. 그만큼 영세한 구멍가게들은 세금을 적게 내는 혜택을 받는 거고.

결론적으로 온갖 잡상인, 할머니, 스님, 알바생, 양아치 조폭들이 전혀 없는 사회라면 어떨까요? 자연의 논리로 하면 더 위험해집니다. 그들이 우리 사회의 저항력, 위험에 대한 대처능력을 길러준다는 거죠.

그렇다 해서 그들의 룰을 위반하는 행동이 정당화 되는 것은 아니고 다만 세금을 더 내서 그들을 공무원으로 대체하면 더 모양이 예쁘긴 한데 이건 시간이 걸리며 호주머니돈이 쌈지돈. 총비용은 전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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