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학문은 수학으로부터 시작된다. 수학의 폭과 깊이가 학문의 너비와 깊이를 사실상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대문명의 위기는 근본 수학의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현대문명이 돌파구를 마련한다면 그 돌파구 역시 수학에서 찾아져야 한다. 그러나 그 수학이 산수를 의미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산수 위에 수학이 있고 수학 위에 수학의 자궁이 있다. 답은 거기서 찾아져야 한다.
일찍이 노자는 도가도 비상도 명가명 비상명이라고 말한 바 있다. 언어는 기호다. 기호는 메타지식이다. 순수한 지식은 기호 이전의 것이다. 수학은 그 기호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수학 이전의 세계는 순수한 깨달음의 세계이며 이는 기호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며 이 깨달음이 기호화 하는 즉 이미 메타지식이며 이는 응용되고 가공된 것이다. 양념을 친 것이며 모양을 낸 것이다. 이건 진짜가 아니다.
나는 수학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수학은 기호로부터 시작하며 기호를 정하는 과정에서 이미 왜곡이 일어났다고 본다. 곧 정의를 어떻게 할 것이냐다. 1은 무엇인가? 1+1은 언제나 2인가? 이 과정에서 이미 많은 왜곡이 일어났다.
그 왜곡은 편의에 따른 것이며 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이고 인간에 의해 발견된 문제들은 문제의 형식에 맞추어져 규격화된 것이나 실제의 자연은 그러하지 않다. 자연에서 우리가 믿는 그런 1은 존재하지 않는다.
깨달음은 순수한 수학이고 여기서 구조론이 유도되는 것이며 그 구조론에서 수학이 유도되는 것이다. 우리가 아는 수학은 그 수학을 응용한 산수에 지나지 않는다. 순수한 수학은 기호화 될 수 없는 것이며 사고실험으로 검증되는 것이다.
현대문명의 한계는 지식의 한계이고 이는 지식 내부에서 경쟁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며 그 이유는 지식이 어떤 벽에 갇혀서 탈출구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지식이 나아가지 않으므로 뒤따라오는 대중과 충돌하게 되었다.
지식과 대중과의 관계에 따른 문제는 순전히 지식의 문제이다. 지식이 앞서 나가면 저절로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대중은 아무런 문제도 없다. 굳이 대중을 교양한다든가 할 필요도 없다.
대중과 지식의 마찰처럼 보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지식과 주변부 지식간의 싸움이다. 즉 지식 내부에서의 경쟁인 것이다. 가짜 지식과 진짜 지식의 싸움이다. 가짜 지식은 대중과 마찰하고 진짜 지식은 대중을 끌고 가는 것이다.
아무도 대중에게 인터넷을 학습하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앞에서 길을 열면 저절로 질서가 만들어진다. 먼저온 자와 나중온 자, 많이 아는 자와 적게 아는 자, 유능한 자와 무능한 자가 구분되고 각자의 역할이 지정된다.
실패한다면 지식의 실패에 불과하다. 지식의 리더는 수학이며 이는 수학의 실패이고 그 수학의 자궁은 깨달음이며 깨달음에서의 실패인 것이다. 수학화 되지 않는 깨달음은 아무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언어는 이미 1차 가공된 메타지식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