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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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1]chow
read 579 vote 0 2024.06.16 (12:46:56)

子曰; 君子周而不比, 小人比而不周

군자는 사람을 넓게 사귀되 패거리를 짓지 않고 소인은 패거리를 지을 뿐 사람을 넓게 사귀지 않는다.

-공자, 『논어』, 「위정편」 12


자고로 군자라면 공사구분을 하고 눈치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말하는 상황판단을 해야 하는 것. 똑똑한 사람이 유연한 것은 판단의 기준이 고무줄 같아서 그런게 아니라 판단의 기준이 구조적 판단에 의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멍청한 사람은 판단의 기준이 고정적입니다. 왜냐하면 의사결정 스트레스를 회피하기 때문이죠. 


대부분 사람이 나이가 들 수록 보수적으로 변하는 이유는 체력이 떨어지고, 체력이 떨어지면 의사결정을 안 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뇌과학적으로 보자면, 학습은 언제나 새로운 학습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자는 구조적 학습 혹은 메타적 학습을 하여 일반인과 차별됩니다. 


학습의 학습인데,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것을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추상적이고 전체적인 것을 학습하는 차이가 있습니다. 구조적 학습은 이전의 학습이 새로운 학습을 오히려 가속시킵니다. 양적인 학습이 아니라 질적인 학습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공자의 발언은 친목질을 하지 말라는 건데, 저렇게 말하면 어려우니 쉽게 번역하자면, "집단 안에 집단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입니다. 소인배는 개인주의를 하는 자로서, 개인주의도 일종의 집단 안에 만들어진 집단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이득을 위해 집단의 이득을 훼손하는 거죠. 


인터넷 모임 상에서 친목질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집단 내 집단으로 인해 큰 집단이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하는 서약 중에 "10년이 지나도 처음의 마음을 잊지말자"라고 하는 게 있는데, 거칠게 번역하자면 개인주의 하지 말라입니다. 그렇다고 개인주의를 아예 안 하면 집단이 또한 멸망하는데, 제 발언이 모순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이 개인과 그 개인의 의미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즉, 군자는 집단을 포용하는 적극적 개인이고, 소인배는 집단을 적대하는 소극적 개인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24.06.16 (13:18:32)

부족을 만들어야 편안해지는게 인간.

부족을 만드는 방법은 전쟁을 벌이는 것.


모든 부족민은 주변 부족과 잠재적 전쟁상태에 있습니다.

전쟁을 하지 않으면 부족이 깨져서 가족이 됩니다. 


아마존 정글에서 조에족은 제주도만한 면적에 200명이 흩어져 살고 있습니다.

외부인은 하루 종일 정글을 돌아다녀도 조에족 한 명을 만나지 못합니다.


그런데 백인 방문자가 정글에 들어가면 조에족이 다 모여 있어요.

어떻게 사발통문을 돌려서 다 알고 모여들었지?


전쟁이 아니고 다른 방법으로 제주도만한 면적에 흩어진 

조에족 200명을 한 자리에 모을 방법은 전혀 없습니다.


패거리를 만들고 전쟁을 벌이라는 것은 유전자의 명령.

일베와 메갈은 전쟁을 하고 싶은 본능이 발동된 것입니다.


식욕, 성욕, 권력욕처럼 전쟁욕이 있는 거지요.

도박도 일종의 그런 심리, 자기와의 혼자 전쟁.


양아치 조폭과 마찬가지로 소인배를 물리적으로 제압하지 않으면 반드시 사고를 칩니다.

군자와 소인배를 갈라서 군자의 무리에 끼워주지 않는 방법으로만 제압이 가능한 것.


그러려면 군자의 모임이 먼저 발족되어야 하는데 

그걸 주도할 진짜 군자가 없어서 문제.

프로필 이미지 [레벨:1]신웅

2024.06.17 (02:39:55)

어렵네요.

이미 어렵다는 것 자체가,
제가 구조론과 안 맞다는 것 같습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집단이 개인을 섬겨야지,
개인이 집단을 섬기면 안 됩니다.

아울러, 개인은 집단에 용해되어야 합니다.
저는 이것이 무지 약한 사람이지요.

그래서 구조론이 제 집인데요. (제가 구조론자는 전제 하에)
구조론에서 눈치를 엄청 보고 있지요.

제가 생각하는 문제는 우선 저에게 있습니다.
그리고 구조론 집단에도 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하여간 불편하다는 것 자체가,
제가 구조론과 안 맞다는 것일 겁니다.

제가 구조론에 정착하려는 이유를 말씀드립니다.
먼저는 정치를 하려고 함에 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직관하고 창의하는 게 좋아서입니다.
직관과 창의는 자유로운 상태에서 되는데요.

구조론에서 눈치만 잔뜩 보고 있으니,
물론 처음 집단에 온 사람은 적응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게 저를 괴롭힙니다.
제가 집단에 적응을 잘하는 과가 아닙니다.

이것이 이 글을 쓰게 되는 모든 이유입니다.
적응이 안 되면, 안 오는게 맞습니다.

나름대로 글을 쓰며 적응하려고 했는데,
이곳에 적응이 쉽지 않습니다.

글이 길어지는데, 결론은 이렇습니다.
제가 구조론파가 아닌 듯합니다.

그런데 이 말에도 역설이 있습니다.
저는 직관과 창의가 좋아서 구조론에 옵니다.

그런데 또한, 구조론의 균형과 밸런스에 적응 못합니다.
이것이 원천적인 저의 문제이지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람을 섬겨야지' 글 하나 남깁니다.
함께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어떤 모임에 가면
모임만 있고 사람은 없어
자발적 즐거움은 없고
이익을 위한 결집만 남아
모임이 사람을 섬겨야지
사람이 모임을 섬기면 안돼

어떤 조직에 가면
조직만 있고 사람은 없어
일만 있고 존재는 없어
조직이 사람을 섬겨야지
사람이 조직을 섬기면 안돼

사회가 사람을 섬겨야지
사람이 사회를 섬기면 안돼
모든 사회는 사람을 섬기기 위해 있어
사람이 사회를 섬기게 되면
무서운 괴물이
인육을 제물로 삼키는 것과 같아

거대하고 잔인하고 냉혹한 괴물 
세계를 위협하는 거대한 이빨
뜨겁고 더러운 숨결
모든 악은 사람을 수단으로 쓰려는 마음에서 시작하고
비극은 목적이 되지 못한 사람들의 눈물

오늘 하루
한 사람을 위한 손길
내 편이 아닌 한 사람을 위한 손길
부디 내게 그 손을 내밀 용기
남아 있기를

프로필 이미지 [레벨:1]신웅

2024.06.17 (02:53:10)

하여간, 빌어먹을 (욕을 써서 죄송합니다)
제 이야기를 조금만 더 하면요.

저는 적응을 잘하는 과가 아닙니다.
물론 현재 치료 중에 있습니다.

이게 또 졸라 이상합니다.
하여튼 제 이야기를 하면요.

저는 첫 직장에 적응을 했습니다.
저 같은 과는 도와주는 1인이 있어야 합니다.

운이 좋게도 그곳에는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10년 정도 한 곳에서 일했습니다.

하여간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웃깁니다.
저는 제 상황을 말씀드리고 싶은 마음인데요.

이것 자체가 제가 부적응자라는 말입니다.
구조론의 직관과 창의가 좋은데요.

먼저 적용되는 균형과 밸런스에 튕겨져 나갑니다.
이럴 경우는 구조론을 떠나는 게 맞습니다.

하여간 제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구조론을 탈퇴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아쉬운 것은, 정치를 하고 싶은 마음만 우선 있고요.
먼저 이것을 포기하게 되는 안타까움이 있고요.

다음은 직관과 창의를 해 볼 수 없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안 맞으면 어쩔 도리가 없을 것 같네요.

안 맞으면 다른 길 가야겠지요.
이상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프로필 이미지 [레벨:1]신웅

2024.06.17 (03:07:23)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더 쓰면요.

저는 직관과 창의가 좋은데요.
이것은 개인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되지요.

그래서 저는 지나치게 개인주의를 띱니다.
서양은 개인의 자유가 허용됩니다.

반면, 동양은 집단의 관계가 우선입니다.
구조론자도 동양에 있는 거지요.

하여간 이 모든 건 제가 또라이라서지요.
균형과 밸런스는 제게 어렵습니다.

집단에 적응이 안 되면, 떠나는 게 맞습니다.
구조론이 도와주는 곳도 아니고요.

시간이 어쩌면 해결책일 수도 있을 텐데요.
제가 알기로 1초만에 안 되는 것은 안 되지요.

저는 이것이 구조론의 이론으로 알고 있습니다.
1초만에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지요.

하여간 대충 제 이야기를 했습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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