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259 vote 0 2024.01.28 (18:00:16)

    태초에 변화가 있었다. 변화는 홀로 일어나지 않는다. 변화는 둘 사이에서 일어난다. 둘이 마주보고 계를 이루면 둘 사이는 안이다. 관측자는 밖에 있다.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밖에서 알 수 없다. 우리는 변화를 직접 볼 수 없다.


    변화를 알아내려면 추론해야 한다. 추론의 단서가 필요하다. 관성의 법칙에 의해 존재는 현재 상태를 유지한다. 변화하려면 반드시 외부에서 작용해야 한다. 외부의 무엇을 만나서 서로 마주보고 간섭하면 닫힌계의 내부가 만들어진다.


    엎어진 물을 주워담을 수 없다. 변화의 순간에 서로 마주보고 붙잡고 멈춰야 한다. 붙잡아주는 매개가 있다. 매개는 간섭한다. 간섭하므로 변화는 돌이킬 수 없다. 변화를 돌이킬 수 없으므로 우주는 질서가 있고 우리는 추론할 수 있다.


    안은 간섭하고 밖은 간섭하지 않는다. 빛은 간섭하고 어둠은 간섭하지 않는디. 삶은 간섭하고 죽음은 간섭하지 않는다. 진보는 간섭하고 보수는 간섭하지 않는다. 선은 서로 돕고 악은 돕지 않는다. 앞은 간섭하고 뒤는 간섭하지 않는다.


    그릇에 담긴 물은 서로 붙잡고 간섭한다. 엎어진 물은 간격이 떨어져 있어서 간섭할 수 없다. 어떤 둘이 만나 닫힌계를 이루고 서로 간섭하면 내부에 압력이 걸리며 변화의 동력이 된다. 연결과 단절을 나누는 닫힌계가 추론의 단서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40635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30816
6554 이기는 원리 김동렬 2023-07-20 2215
6553 재벌야구 실패 차명석 야구 성공 김동렬 2023-11-16 2215
6552 윤석열의 총선반성 뻥이야. 김동렬 2024-04-16 2216
6551 윤석열 까는 영화 오펜하이머 김동렬 2023-08-20 2217
6550 구조주의 진화론 김동렬 2023-10-24 2219
6549 확률에 대한 오해 김동렬 2023-02-03 2220
6548 진짜 보수 우파 장성철? 김동렬 2023-01-30 2221
6547 세 번째 모노리스 김동렬 2023-09-03 2221
6546 넙치의 비밀 김동렬 2022-11-30 2223
6545 카테고리 김동렬 2023-02-22 2223
6544 가두는 것이 있다 김동렬 2023-07-26 2227
6543 총선 총평.. 구조론이 옳다 김동렬 2024-04-11 2227
6542 연결지향적 사고 김동렬 2023-01-20 2230
6541 윤석열 사냥시즌 1 김동렬 2024-05-24 2231
6540 돈 룩 업 윤석열 김동렬 2024-04-13 2232
6539 관통자 김동렬 2023-08-23 2234
6538 의미론 김동렬 2023-10-21 2235
6537 바보들과 논쟁하지마라 김동렬 2024-06-11 2238
6536 임성근 이종호 김건희 커넥션 2 김동렬 2024-06-27 2239
6535 서울의 봄 위대한 전진 2 김동렬 2023-12-12 2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