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저는 운명적으로 2)번입니다. 독자여러분은 어느 쪽에 속하는지요?
1) 자기가 노무현보다 잘났다고 믿는 부류
2) 노무현이 자신보다 잘났다고
믿는 사람
그들 ‘잘난 사람들’은 지금 열심히 ‘분석’이라는 것을 하고 있습니다. 여론조사를 들먹이고 정치공학을 앞세우고 계산기를 두들기는 한편으로, 노무현에게 얻어맞은 뒤통수를 열심히 긁고 있습니다. 다 부질없는 짓입니다.
이렇게 흥분된 때 ‘냉철한 분석’까지가 필요한지 모르겠습니다. 많은 독자들이 ‘분석’을 주문하고 있지만 저는 '분석'의 이름으로 제 언어를 욕되게 하지나 않을까 우려합니다. '도롱이'님의 글을 인용하며 제 생각을 일부 섞습니다.
『나라와 국민은 언제나 이기는 길로 가야합니다.』 |
노무현은 재신임을 묻고 있다. 국민여러분에게 묻고 있다. ‘진정 개혁을 원하는지 아닌지’를 확실히 의사를 밝히라고 묻고 있다. 무서운 사람이다. 뒤로 타협하고, 한편으로 흥정하고, 가신들 모아 정치하는.. 그런 대통령이 아니다.
진리 앞에선 타협은 없다.
노무현은 진심으로 국민에게 묻고 있다. 당신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얼마간의 희생을 수반하고서라도 이 나라의 제대로 된 개혁인지. 아니면 개혁의 이름으로 바른생활 교과서에나 나오는 흠집없는 대통령으로 폼만 잡아달라는 건지 가부간에 결정하라고 요청하고 있다.
국민들 난감하다. 머쓱해서 쭝얼거린다.
"꼭 그런 뜻은 아닌데.. 쩝.. 뭘 그까짓 것 가지고 그러시나.. 대통령은 언제까지나 잘 참기만 하는 줄 알았지.. 허참..!"
우리 국민의 수준은 높아졌다. 518을 거치면서.. 최초의 야당출신 대통령을 생산하는데 성공하였고.. 월드컵신화를 이룩하면서 필마단기로 출전한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내는 그 저력은 사실이지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인가. 자신들이 생산하고 자신들이 완성했으면서도, 국민들은 지금 스스로의 역량을 의심하고 있다. 너무 드라마틱하니까 오히려 뭔가 잘못되지 않았나 하고 스스로 불안해 하고 있다.
왜들 그래? 이 기적을 연출한 주인공은 바로 당신네 한국인들이 아닌가? 최후까지 당신이 스스로 판단하고 당신의 손으로 결정해야 하는 거야. 정신차려! 주인공은 노무현도 아니고 노사모도 아닌 바로 당신이란 말일세!
수줍어할 거 없어. 용기있게 무대 앞으로 나오라고! 이 거대한 역사의 클라이막스!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 마지막 용의 눈동자는 바로 당신의 손으로 당신이 직접 그려야만 해! 두려운가?
노무현이 국민의 손을 잡고 수줍어 하는 여러분을 역사의 무대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바로 여러분이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란 말야!
한나라당의 히스테리야 당연한 일, 구주류들의 광분하는 것도 충분히 예견된 일.. 문제는 정작 노무현을 지지했던 사람들조차 자신의 손가락을 뒤로 숨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수줍어하며 뒤로 빼고 있다. 노사모의 지지자들 조차 주위를 둘러보며 쭈뼛거리고 있다.
‘이렇게 위대한 일을 설마 내가 했을 리가 없어. 난 아냐. 내가 안그랬어. 난 그냥 관객일 뿐이야. 난 구경만 할래. 노무현 네가 떠먹여줘.’
개혁.. 쉬운 것은 아니다. 정치가나 사회 지도층이 나서서 개혁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다. 119에 화재신고만 해놓고 보고 있던 연속극은 마저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그건 정말 오산이다.
모두들 개혁을 부르짖었지만 실제 개혁이란 그 모든 기득권의 상실이 전제되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국민은.. 가진 것이 없는데.. 나는 돈도 없고 권력도 없는데 나더러 뭘 또 포기하라고 그러는지? 난 그냥 관객에 불과하다니깐.
천만에~!
알아야 한다. 모든 고정관념조차가 기득권이다. 그거 다 내놓아야 한다. 가족관계.. 친구관계.. 애인관계.. 사회관계.. 우리는 무수한 ‘관념의 기득권’을 가지고 있다. 이거 다시 정리해야 한다. 당신이 관객이라고 착각하고 맺은 세상과의 관계 말이다.
완전히 포맷하지 않으면 안된다. 윈도우 새로 깔지 않고 고쳐지는 에러는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할 일은 국민이 더 많다는거 알아야 한다. 정치개혁, 제도개혁.. 이런 것들은 촉매제에 불과하다. 촉매는 옆에서 도와줄 뿐이다. 마지막 한걸음은 국민이 스스로의 힘으로 떼어야 한다.
그렇다. 당신이 이 무대에서 맡은 역할은 그저 관객에 지나지 않을 뿐이라는 그 의식부터 개혁이어야 한다. 그것이 의식의 고정관념이요, 의식의 기득권이라는 사실부터 인정을 해야만 한다.
개혁.. 그것은 막힌 데를 뚫는 것이다. 뚫을 때의 아픔이 큰 만큼 뚫렸을 때의 오르가즘도 큰 법이다.
구주류.. 그들은 그들대로의 아픔이 있다는 사실 모르는 바는 아니다. 아마 그들은 개혁을 쉽게 생각했을 것이다. 노무현의 당선으로 개혁이 완성되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 공로를 누리는 일만 남았다고 착각했을 것이다.
천만에~!
노대통령의 대답은 NO다. 이제부터 개혁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가진 것을 내놓기 시작해야 된다는 것을 구주류들은 알지도 못했고 감당하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왜? 그들은 가짜니깐.
개혁은 플러스가 아니라 마이너스다. 개혁은 이익지향이 아니라 손실지향이다. 개혁하려면 나부터 손해봐야 한다. 그러므로 장사꾼에게는 도저히 맞지 않는 이념이다. 누가 손해보려고 개혁하겠는가. 그것이 정치 자영업자들이 끝까지 개혁의 대열에 설 수 없는 태생적 한계이다.
지금 노무현은 국민으로부터 중간점검을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국민을 중간평가 하고 있다.
‘자! 나는 이렇게 앞서 나갑니다. 국민 여러분 낙오하지 않고 따라올 자신 있으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