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755 vote 0 2016.04.06 (12:59:44)

     

    언어 안에 계급이 있다. 소인배의 언어가 있고 군자의 언어가 있다. 맞는 소리를 하는지 허튼소리를 늘어놓는지는 순간에 판단된다. 계급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다. 언어 안에 대칭이 있다. 전제 없이 진술을 휘두르는 초짜는 몽둥이를 휘둘러 내쫓아야 한다. 전제를 제시하고 진술로 대칭시켜 보이는 자는 글자를 아는 자다. 그러나 언어를 휘둘러 타인을 해칠 뿐 스스로 자기 언어 안에서 완성할 줄은 모른다. 언어 안에 칼날 같은 긴장이 있다. 그 긴장을 일으키는데 능할 뿐 그 긴장을 연주할 줄은 모른다. 대칭만으로 부족하고 호응이 있어야 한다. 타인과 겨루는 언어가 아니라 자기 안에서 복제하는 언어라야 한다. 내 안에 온전한 언어가 갖추어졌을 때 비로소 세상을 향해 발언할 자격을 얻는다. 발언권이다. [생각의 정석 91회]


    생각나는대로 떠들지 말고 먼저 세상을 향한 나의 발언권을 얻어야 한다. 세상의 자극에 반응하지 말고, 함부로 세상과 싸우려들지 말고, 세상과 무관하게 내 안에서 또다른 세계를 연출해 보여야 한다. 자기 스타일을 얻어야 한다. 구조의 복제가 가능해야 한다. 시인은 그러한 발언권이 있어야 비로소 시인이고 작가는 그러한 발언권을 얻어야 독립적인 작가다. 개인의 감상을 함부로 노출시키며 대중 앞에서 하소연하는 자기소개식 언어는 발언권 없는 거다. 기승전결의 기에 서야 발언권이 있다. 자기만의 정상을 가져야 한다. 어느 분야든 자기분야에서 지극한 경지에 이르러야 한다.



aDSC01523.JPG


[레벨:30]솔숲길

2016.04.06 (17:32:18)

[생각의 정석 91회] 북한은 사과하지 않았다

http://gujoron.com/xe/617717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672 인생의 문제를 해결하라 image 김동렬 2016-11-01 11577
3671 음담패설 하지마라. image 2 김동렬 2016-10-31 15745
3670 침팬지 보노보 오랑우탄 image 1 김동렬 2016-10-30 11154
3669 세상은 상호작용이다. image 1 김동렬 2016-10-25 10800
3668 밀도를 볼 수 있다. image 김동렬 2016-10-22 10637
3667 매개변수를 포착하라. image 김동렬 2016-10-21 10007
3666 구조를 복제하라. image 1 김동렬 2016-10-20 10173
3665 상대성이 절대성이다. image 김동렬 2016-10-19 10660
3664 그림으로 다시보기 image 김동렬 2016-10-19 9727
3663 인과작용에서 상호작용으로 image 3 김동렬 2016-10-18 10108
3662 상호작용의 어려움 image 김동렬 2016-10-18 9285
3661 게임은 시작되었다. image 1 김동렬 2016-10-17 9684
3660 구조론 최종보고 image 김동렬 2016-10-17 9634
3659 상전이에 도전하라. image 김동렬 2016-10-16 9322
3658 위상으로 출발하라 image 김동렬 2016-10-15 9439
3657 인간이 관측하다. image 김동렬 2016-10-14 9058
3656 에너지란 무엇인가? image 김동렬 2016-10-14 9130
3655 안철수의 멸망이유 image 김동렬 2016-10-13 10022
3654 세상은 빵에서 나와 빵으로 돌아간다. image 김동렬 2016-10-12 9647
3653 에너지 낙차를 포착하라. image 김동렬 2016-10-12 92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