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사를 도모하자면 두 종류의 방해자가 나타난다.
하나는 원칙가이다. 그들은 태어나지도 않은 옥동자에게 너무 많은 것을 주문한다. 원리원칙을 꼼꼼히 따지고 불필요한 일거리를 태산같이 만들어낸다.
정주영이 조선소를 짓는다. 땅을 구하고 돈을 빌리고 배를 짓는다. 그는 집을 지어본 경험으로 바다 위에 큰 집을 짓는다. 정주영의 조선소는 성공하고 있다. 그러나 정주영의 주변에 유능한 원칙가가 참모로 있었다면 정주영은 틀림없이 실패했을 것이다.
원칙가는 조선의 ABC도 모르는 정주영에게 '조선이란 무엇인가?' '선박의 종류엔 어떤 것이 있는가?" 등등 쓸데없는 정보로 융단폭격하여 정주영을 질리게 만드는데 성공한다. 다행히도 정주영의 주변에는 먹물 제대로 먹은 엘리트 참모가 없었다.
우리는 정당을 건설하려 한다. 그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정주영이 조선소를 짓는 것이 불가능하듯이 그것은 원초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때 유일한 처방은 '모르는게 약이다' 하나 뿐이다. 몰라야 한다. 잘 아는 사람이 있으면 이 거사는 실패한다.
둘은 외인구단이다. 프로야구 초창기의 일이다. 양복입은 선수 혹은 한복입은 선수가 머리띠 동여매고 감독에게 매달리는 사건이 발생하곤 했다. 어느 이상한 섬에서 홀로 정진하여 마구를 개발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지겹게 따라붙는다. 귀찮아진 감독이 연습투구를 시켜본다. 물론 양복에 넥타이 맨 선수가 던지는 공이 포수 미트까지 날아오는 일은 잘 없다. 하여간 이런 코미디는 상당기간 계속되어 간간이 신문의 한 귀퉁이를 장식하곤 했다.
프로 씨름 창설 때의 일이다. 이번에는 '꾀씨름'이라는 것이 나타났다. 동네씨름에서 기기묘묘한 반칙기술을 익힌 시골장사들이 자신을 씨름팀 감독 시켜주면 연전연승을 일구겠다는 것이다. 물론 꾀씨름이 이만기를 이긴 일은 한번도 없다.
필자는 두가지 종류의 고질을 말하고자 한다. 하나는 정도를 걷는다는 엘리트들의 문제다. 그들은 원칙을 꼼꼼히 따져 정주영에게 조선소건설이 실패할 수 밖에 없는 300가지 이유를 설명하는데 성공해내곤 한다.
다른 하나는 외인구단류 아웃사이더들이다. 그들은 황당한 주장을 나열하여 분위기를 이상하게 만든다. 안되는 집구석에 반드시 나타나는 전형적인 사례들로 출몰하곤 한다.
개혁적국민정당추친위원회가 뜬지 한 달이 가까와진다. 3억원이 모였다. 3만명이 모여 밥 한끼씩 먹을 수 있는 돈이다. 3억원짜리 미니벤처가 성공적으로 뜬 것이다. 어쨌든 현재로서 이 정당의 값어치는 3만명이 밥 한끼 먹는 값어치에 불과하다.
필자가 이 정당을 위하여 할 수 있는 일은 현재로서는 그저 지켜보는 것이 전부인 듯 하다. 하여간 위에 예시한 두 종류의 방해자는 크게 드러나지 않는 듯 하다. 다행한 일이다.
물론 전혀 방해자가 없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과 합당하면 당을 떠나겠다며 엄포를 놓는 세력들은 위에 예시한 먹물먹은 원칙가 방해자들이다. 부디 이르노니 조건을 걸지 말라. 우리에게 유일한 자산은 무모함이다.
안되어도 전진한다. 죽어도 전진한다. 합당해도 전진한다. 실패해도 전진한다. 미래가 어떻게 되든 지금 이 순간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한걸음 전진하는 수 뿐이다.
필자는 며칠 전 '신당과 함께 생각해 보는 민주주의의 미래'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이런건 좋지 않다. 두 번째 종류의 방해자가 되기 십상이다. 외인구단이 머리띠 불끈 매고 나타나 황당한 주장으로 물을 흐려 놓는다.
그렇지만 이건 매우 중요하다. 만약 이 정당이 실패한다면 매우 유의미하다. 우리는 원점으로 돌아가서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리의 이념이 무엇인지,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왜 여기 이렇게 모여 있는지를.
실험이 실패한다면 실패한 원인이 찾아진다. 그러므로 성공할 수 있다. 첫 번째 가는 이는 실패하고 두 번째 가는 이는 성공한다. 첫 번째 가는 스코트가 시베리아 말로 안된다는 것을 증명하면 두 번째 가는 아문젠이 에스키모 개썰매로 된다는 것을 입증하는 식이다.
그러므로 필자는 우리의 실험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무조건 배는 출항 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시민 등 몇몇 명망가들이 우리를 사기쳐먹고 민주당에 입당해버린다 해도 우리는 실패의 교훈을 얻은 만큼 성공일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의 도전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계란으로 바위를 쳐서 바위가 깨지지 않으면 바위가 깨질 때 까지 천번이고 만번이고 내려친다는 것이 필자의 입장이다. 우리가 잘하는 건 그것 뿐이거든.
어쨌든 변방에서 온 외인구단의 필살기는 대개 이러하다.(외인구단의 필살기는 대체로 뻥이다. 만화에서는 먹히는데 현실에서는 먹히지 않는다. 그러나 설까치의 필살수비와 마동탁의 필살공격은 재미가 있다. 왜? 만화니깐)
우선 포말정당이 되지 않으려면 핵심이 있어야 한다. 중도개혁을 표방해서는 곤란하다. 어중간해서는 핵심이 서지 않는다. 안전한 틈새를 찾아 확실하게 말뚝을 박아야 한다. 틈새를 찾다가는 틈새정당이 되고만다.
틈새정당이라면 민노당과 사회당을 들 수 있다. 민노당은 노조를 끼고 스스로 한계를 정한다. 그들은 집권을 포기하므로 생존할 수 있다. 사회당도 나름대로 재미가 있다. 이들은 사회주의를 공부하는 취미동아리 쯤 된다.
그들은 집권 뿐 아니라 실천까지도 포기한다. 집권과 실천 두가지 목표를 포기하므로 허공에 뜬 유령정당이 된다. 그러나 유령놀이는 나름대로 재미가 있다. 그대가 순진한 대학생이라면 사회당의 유령놀이에 재미난 아이템들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이를테면 이상한 사회주의사전만들기 놀이도 있다. 대학생들이 흥미를 느낄만한 아이템이다. 좋다. 칭찬해주고 싶다. 다만 취미생활로서.
약간 다른 경우는 외국의 녹색당이다. 녹색당 역시 집권을 포기하고 있지만 대신 실천에서 강하다. 녹색당은 당원들에게 상당히 많은 일거리를 준다. 돌아다니며 시위도 하고 집회도 하고 환경관련 해먹을 건수가 좀 많은가?
녹색당의 파워는 여성에게서 나온다. 남성 위주의 정당은 대개 실패한다. 정당의 생명은 모임에 있다. 정당이 성공하려면 1주일에 한번씩 곳곳에서 모여야 한다. 모여서 얼굴을 맞대기 않으면 절대로 실패한다.
모이려면 여성이 참여해야 한다.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우리모두'나 '노사모'나 '노하우'나 기타 많은 모색들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실패의 조짐' 중 하나는 여성들의 참여가 너무 저조하다는 것이다.
여성이 참여하지 않으면 모임이 불발하고 모임이 불발하면 거품이 되고 만다. 이건 절대적이다. 당이 아니라 동호회를 하더라도 여성의 참여는 절대적이다. 정치이데올로기를 내세워서 언성을 높이는 것은 한번쯤이지 지속적인 참여가 불가능이다.
모든 남자들은 잠재적인 경쟁의식을 가지고 있다. 이는 수컷의 본능이다. 남자끼리 모이면 무조건 실패다. 그것이 교회이든 동호회이든 정당이든 불문하고 그러하다. 이념이 우선이 아니라 생활이 우선이어야 하는 것이다.
개혁적국민정당의 미래가 어떻게 갈 지 모르지만 대표자는 반드시 여성이 맡든가 남녀공동이든가이어야 한다. 여성이 맡으면 성공하고 남녀공동대표로 가면 절반쯤 성공한다. 어쨌든 이 정당의 생존여부는 여성에 의해 결정된다.
녹색당은 여성들의 힘에 의해 성공하고 있다. 남자들이 설치면 실패한다. 정당이라고 생각해서 안된다. 교회라고 생각하고 학교라고 생각해야 한다. 정당도 하나의 조직인 것이다. 이 본질을 잊어서 안된다.
두 번째로 논의되어야 할 사항은 수익모델이다. 수익모델 없이는 정당을 꿈꾸지 말아야 한다. 월 1만원 내라고 하는건 폭력이다. 이건 사기다. 반드시 반대급부가 주어져야 한다. 어떤 반대급부를 줄 수 있는가이다.
현재로서 당원이 얻을 수 있는 권리는 발기인게시판에 글을 쓸 수 있다는 정도이다. 이 정도로는 약하다. 당원의 핵심적인 권리는 첫째 모임에 참석할 수 있는 것이며, 둘째 그 모임에 참여한 동지들의 신상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권리이다.
이 권리를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오프라인모임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인터넷은 연락수단에 불과하다. 당의 핵심은 오프라인에 있어야 한다. 현재로서 오프라인모임을 활성화 할 방법이 없다.
오프라인을 활성화하는 방법은 여성의 참여이며 여성을 참여하게 하는 방법은 일거리를 배분해 주는 것이다. 일거리는 예를 들면 티셔츠를 판매한다든가 하는 다양한 수익사업을 통해서 만들어낼 수 있다.
여기서 핵심은 여성의 참여와 수익사업 그리고 오프라인 모임을 통한 정보공유 이 세가지가 3박자로 맞아떨어지게 하는 것이다. 이 중 하나가 결여되면 나머지 두가지도 실패한다. 결국 전체적으로 실패한다.
수익사업의 방법은 다양하게 발굴될 수 있다. 일본에서는 두가지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하나는 종교조직을 위주로 한 정당인데 신도들에게 헌금을 걷는다. 우리는 종교집단이 아니므로 이 방법은 쓸수 없다.
다른 하나는 신문을 팔아먹는 것이다. 그렇다면 신문사를 운영해야 한다. 이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당보를 판매하는 것이다. 그 당보는 당원들의 참여를 위주로 한 것이어야 한다.
신문이 아니라 주간지나 잡지사여도 좋다. 이 외에도 다양한 수익사업이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여성들이 참여할 수 있는 형태, 즉 당원들에게 일거리를 나눠줄 수 있는 형태, 야외로 나가는 형태여야 한다는 점이다(야외로 나가면 여성 동지들에게 도시락을 준비하는 일거리를 줄 수 있다. 성차별인가??? 남자도 도시락 싸자!!!)
이상에서 필자는 외인구단의 필살기 두가지를 공개했다.(외인구단 믿지마라. 뻥이다) 하나는 대도를 걷고 집권을 꿈꾸는 번듯한 정당이 아니라, 생존에 급급한 틈새정당이어야 겨우 살아남는데 성공한다는 점이다.
그 생존술로는 첫째 약간 편향된 이데올로기를 가지므로서 고정 매니아층을 확보할 것, 둘째 당원들에게 일거리를 제공할 것이며 일거리를 제공하기 위하여 여성들이 참여할 수 있는 형태로 아이템을 개발할 것이다.
둘째는 당원들에게 반대급부를 주는 형태로 수익모델을 개발하는 데 관한 것이다. 그 방법으로는 첫째 다양한 수익사업을 전개하는 것 둘째 오프라인모임을 통하여 당원들의 신상정보를 공유하는 것(미팅을 시켜주는 것과 비슷하다. 당원이 자영업자라면 정당활동을 통하여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보험아줌마가 당원이 되면 절단이다. 전원 보험들어야 한다.) 등이다.
이상의 방법을 사용한다면 적어도 생존에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생존하면 뭐하나 집권을 해야지.(이때 원칙가에게 걸리면 당은 파산이다. 원칙가들은 집권이라는 원대한 목표와 맞지 않다는 구실을 빌미로 집요하게 출항을 방해한다)
집권을 하려면 정당이 학교나 교회가 되어야 한다. 각계각층의 전문가를 영입하여 1만명의 교사 혹은 목사를 양성해야 한다. 당이 단순히 집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실질적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어야 한다.
삶의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당원은 삶의 형태에서 비당원과 구분되어야 한다.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 우리모두가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당원은 정기적으로 당원모임에 출석하여 참된 삶을 배워야 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것을 즐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의 세포가 지역을 위주로 한 형태임과 동시에, 취미와 관심의 형태로 이중구조를 가져야 한다. 신문사에서 하는 문화강좌 같은 것을 당에서 해야한다. 그 교사들은 당의 강령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신문사의 문화강좌처럼 다양한 메뉴를 갖추어야 한다.
사회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을 영입하여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 것을 당에서 배울 수 있게 해야 한다. 당은 평생교육의 장이어야 한다.
평범한 아줌마라도 당에 나가면 유명교수의 동양학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고, 인기소설가로부터 소설작법을 배울 수도 있고, 홈페이지 제작법도 배울 수 있어야 한다.
당원은 부단히 참여하고 토론하고 학습하고 실천해야 한다. 주말에 교회에 가듯이 정당에 출두해야 한다. 그것이 가능할까? 당장의 집권을 목표로 한다면 불가능하다. 가능하게 만들려면 확실한 이념과 철학에 기초해야 한다.
얼굴을 맞대지 않으면 성공은 불가능하다. 인터넷은 좋다. 얼굴을 맞대지 않고 만날 수 있으니까. 인터넷에 안주하면 절대로 실패한다. 인터넷은 연락수단일 뿐이다. 우리가 만나는 만큼 성공하고 만나지 않는 만큼 실패한다.
참고로 기성정당의 수익모델을 검토해 보자.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수익모델은 지역 유지들에게 이권을 팔아먹는 것이다. 이건 사기다. 범죄다. 그들은 범죄적으로 집권하고 있다. 안된다.
진짜여야 한다. 진짜는 어렵다. 정정당당해야한다. 정정당당은 어렵다. 네티즌들은 사람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만나봤자 술이나 퍼먹으려고 해서 안된다. 토론하고 대화하고 실천하고 사귀어야 한다. 서로의 신상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가능할까? 불가능하다. 그러나 '모르는게 약이다' 처방을 받고 무모하게 돌격하면 확률적으로 성공한다.
길이 있다면 그 길을 가는 수 밖에 없다. 아니가고 어쩔 것인가?
하나는 원칙가이다. 그들은 태어나지도 않은 옥동자에게 너무 많은 것을 주문한다. 원리원칙을 꼼꼼히 따지고 불필요한 일거리를 태산같이 만들어낸다.
정주영이 조선소를 짓는다. 땅을 구하고 돈을 빌리고 배를 짓는다. 그는 집을 지어본 경험으로 바다 위에 큰 집을 짓는다. 정주영의 조선소는 성공하고 있다. 그러나 정주영의 주변에 유능한 원칙가가 참모로 있었다면 정주영은 틀림없이 실패했을 것이다.
원칙가는 조선의 ABC도 모르는 정주영에게 '조선이란 무엇인가?' '선박의 종류엔 어떤 것이 있는가?" 등등 쓸데없는 정보로 융단폭격하여 정주영을 질리게 만드는데 성공한다. 다행히도 정주영의 주변에는 먹물 제대로 먹은 엘리트 참모가 없었다.
우리는 정당을 건설하려 한다. 그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정주영이 조선소를 짓는 것이 불가능하듯이 그것은 원초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때 유일한 처방은 '모르는게 약이다' 하나 뿐이다. 몰라야 한다. 잘 아는 사람이 있으면 이 거사는 실패한다.
둘은 외인구단이다. 프로야구 초창기의 일이다. 양복입은 선수 혹은 한복입은 선수가 머리띠 동여매고 감독에게 매달리는 사건이 발생하곤 했다. 어느 이상한 섬에서 홀로 정진하여 마구를 개발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지겹게 따라붙는다. 귀찮아진 감독이 연습투구를 시켜본다. 물론 양복에 넥타이 맨 선수가 던지는 공이 포수 미트까지 날아오는 일은 잘 없다. 하여간 이런 코미디는 상당기간 계속되어 간간이 신문의 한 귀퉁이를 장식하곤 했다.
프로 씨름 창설 때의 일이다. 이번에는 '꾀씨름'이라는 것이 나타났다. 동네씨름에서 기기묘묘한 반칙기술을 익힌 시골장사들이 자신을 씨름팀 감독 시켜주면 연전연승을 일구겠다는 것이다. 물론 꾀씨름이 이만기를 이긴 일은 한번도 없다.
필자는 두가지 종류의 고질을 말하고자 한다. 하나는 정도를 걷는다는 엘리트들의 문제다. 그들은 원칙을 꼼꼼히 따져 정주영에게 조선소건설이 실패할 수 밖에 없는 300가지 이유를 설명하는데 성공해내곤 한다.
다른 하나는 외인구단류 아웃사이더들이다. 그들은 황당한 주장을 나열하여 분위기를 이상하게 만든다. 안되는 집구석에 반드시 나타나는 전형적인 사례들로 출몰하곤 한다.
개혁적국민정당추친위원회가 뜬지 한 달이 가까와진다. 3억원이 모였다. 3만명이 모여 밥 한끼씩 먹을 수 있는 돈이다. 3억원짜리 미니벤처가 성공적으로 뜬 것이다. 어쨌든 현재로서 이 정당의 값어치는 3만명이 밥 한끼 먹는 값어치에 불과하다.
필자가 이 정당을 위하여 할 수 있는 일은 현재로서는 그저 지켜보는 것이 전부인 듯 하다. 하여간 위에 예시한 두 종류의 방해자는 크게 드러나지 않는 듯 하다. 다행한 일이다.
물론 전혀 방해자가 없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과 합당하면 당을 떠나겠다며 엄포를 놓는 세력들은 위에 예시한 먹물먹은 원칙가 방해자들이다. 부디 이르노니 조건을 걸지 말라. 우리에게 유일한 자산은 무모함이다.
안되어도 전진한다. 죽어도 전진한다. 합당해도 전진한다. 실패해도 전진한다. 미래가 어떻게 되든 지금 이 순간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한걸음 전진하는 수 뿐이다.
필자는 며칠 전 '신당과 함께 생각해 보는 민주주의의 미래'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이런건 좋지 않다. 두 번째 종류의 방해자가 되기 십상이다. 외인구단이 머리띠 불끈 매고 나타나 황당한 주장으로 물을 흐려 놓는다.
그렇지만 이건 매우 중요하다. 만약 이 정당이 실패한다면 매우 유의미하다. 우리는 원점으로 돌아가서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리의 이념이 무엇인지,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왜 여기 이렇게 모여 있는지를.
실험이 실패한다면 실패한 원인이 찾아진다. 그러므로 성공할 수 있다. 첫 번째 가는 이는 실패하고 두 번째 가는 이는 성공한다. 첫 번째 가는 스코트가 시베리아 말로 안된다는 것을 증명하면 두 번째 가는 아문젠이 에스키모 개썰매로 된다는 것을 입증하는 식이다.
그러므로 필자는 우리의 실험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무조건 배는 출항 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시민 등 몇몇 명망가들이 우리를 사기쳐먹고 민주당에 입당해버린다 해도 우리는 실패의 교훈을 얻은 만큼 성공일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의 도전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계란으로 바위를 쳐서 바위가 깨지지 않으면 바위가 깨질 때 까지 천번이고 만번이고 내려친다는 것이 필자의 입장이다. 우리가 잘하는 건 그것 뿐이거든.
어쨌든 변방에서 온 외인구단의 필살기는 대개 이러하다.(외인구단의 필살기는 대체로 뻥이다. 만화에서는 먹히는데 현실에서는 먹히지 않는다. 그러나 설까치의 필살수비와 마동탁의 필살공격은 재미가 있다. 왜? 만화니깐)
우선 포말정당이 되지 않으려면 핵심이 있어야 한다. 중도개혁을 표방해서는 곤란하다. 어중간해서는 핵심이 서지 않는다. 안전한 틈새를 찾아 확실하게 말뚝을 박아야 한다. 틈새를 찾다가는 틈새정당이 되고만다.
틈새정당이라면 민노당과 사회당을 들 수 있다. 민노당은 노조를 끼고 스스로 한계를 정한다. 그들은 집권을 포기하므로 생존할 수 있다. 사회당도 나름대로 재미가 있다. 이들은 사회주의를 공부하는 취미동아리 쯤 된다.
그들은 집권 뿐 아니라 실천까지도 포기한다. 집권과 실천 두가지 목표를 포기하므로 허공에 뜬 유령정당이 된다. 그러나 유령놀이는 나름대로 재미가 있다. 그대가 순진한 대학생이라면 사회당의 유령놀이에 재미난 아이템들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이를테면 이상한 사회주의사전만들기 놀이도 있다. 대학생들이 흥미를 느낄만한 아이템이다. 좋다. 칭찬해주고 싶다. 다만 취미생활로서.
약간 다른 경우는 외국의 녹색당이다. 녹색당 역시 집권을 포기하고 있지만 대신 실천에서 강하다. 녹색당은 당원들에게 상당히 많은 일거리를 준다. 돌아다니며 시위도 하고 집회도 하고 환경관련 해먹을 건수가 좀 많은가?
녹색당의 파워는 여성에게서 나온다. 남성 위주의 정당은 대개 실패한다. 정당의 생명은 모임에 있다. 정당이 성공하려면 1주일에 한번씩 곳곳에서 모여야 한다. 모여서 얼굴을 맞대기 않으면 절대로 실패한다.
모이려면 여성이 참여해야 한다.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우리모두'나 '노사모'나 '노하우'나 기타 많은 모색들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실패의 조짐' 중 하나는 여성들의 참여가 너무 저조하다는 것이다.
여성이 참여하지 않으면 모임이 불발하고 모임이 불발하면 거품이 되고 만다. 이건 절대적이다. 당이 아니라 동호회를 하더라도 여성의 참여는 절대적이다. 정치이데올로기를 내세워서 언성을 높이는 것은 한번쯤이지 지속적인 참여가 불가능이다.
모든 남자들은 잠재적인 경쟁의식을 가지고 있다. 이는 수컷의 본능이다. 남자끼리 모이면 무조건 실패다. 그것이 교회이든 동호회이든 정당이든 불문하고 그러하다. 이념이 우선이 아니라 생활이 우선이어야 하는 것이다.
개혁적국민정당의 미래가 어떻게 갈 지 모르지만 대표자는 반드시 여성이 맡든가 남녀공동이든가이어야 한다. 여성이 맡으면 성공하고 남녀공동대표로 가면 절반쯤 성공한다. 어쨌든 이 정당의 생존여부는 여성에 의해 결정된다.
녹색당은 여성들의 힘에 의해 성공하고 있다. 남자들이 설치면 실패한다. 정당이라고 생각해서 안된다. 교회라고 생각하고 학교라고 생각해야 한다. 정당도 하나의 조직인 것이다. 이 본질을 잊어서 안된다.
두 번째로 논의되어야 할 사항은 수익모델이다. 수익모델 없이는 정당을 꿈꾸지 말아야 한다. 월 1만원 내라고 하는건 폭력이다. 이건 사기다. 반드시 반대급부가 주어져야 한다. 어떤 반대급부를 줄 수 있는가이다.
현재로서 당원이 얻을 수 있는 권리는 발기인게시판에 글을 쓸 수 있다는 정도이다. 이 정도로는 약하다. 당원의 핵심적인 권리는 첫째 모임에 참석할 수 있는 것이며, 둘째 그 모임에 참여한 동지들의 신상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권리이다.
이 권리를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오프라인모임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인터넷은 연락수단에 불과하다. 당의 핵심은 오프라인에 있어야 한다. 현재로서 오프라인모임을 활성화 할 방법이 없다.
오프라인을 활성화하는 방법은 여성의 참여이며 여성을 참여하게 하는 방법은 일거리를 배분해 주는 것이다. 일거리는 예를 들면 티셔츠를 판매한다든가 하는 다양한 수익사업을 통해서 만들어낼 수 있다.
여기서 핵심은 여성의 참여와 수익사업 그리고 오프라인 모임을 통한 정보공유 이 세가지가 3박자로 맞아떨어지게 하는 것이다. 이 중 하나가 결여되면 나머지 두가지도 실패한다. 결국 전체적으로 실패한다.
수익사업의 방법은 다양하게 발굴될 수 있다. 일본에서는 두가지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하나는 종교조직을 위주로 한 정당인데 신도들에게 헌금을 걷는다. 우리는 종교집단이 아니므로 이 방법은 쓸수 없다.
다른 하나는 신문을 팔아먹는 것이다. 그렇다면 신문사를 운영해야 한다. 이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당보를 판매하는 것이다. 그 당보는 당원들의 참여를 위주로 한 것이어야 한다.
신문이 아니라 주간지나 잡지사여도 좋다. 이 외에도 다양한 수익사업이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여성들이 참여할 수 있는 형태, 즉 당원들에게 일거리를 나눠줄 수 있는 형태, 야외로 나가는 형태여야 한다는 점이다(야외로 나가면 여성 동지들에게 도시락을 준비하는 일거리를 줄 수 있다. 성차별인가??? 남자도 도시락 싸자!!!)
이상에서 필자는 외인구단의 필살기 두가지를 공개했다.(외인구단 믿지마라. 뻥이다) 하나는 대도를 걷고 집권을 꿈꾸는 번듯한 정당이 아니라, 생존에 급급한 틈새정당이어야 겨우 살아남는데 성공한다는 점이다.
그 생존술로는 첫째 약간 편향된 이데올로기를 가지므로서 고정 매니아층을 확보할 것, 둘째 당원들에게 일거리를 제공할 것이며 일거리를 제공하기 위하여 여성들이 참여할 수 있는 형태로 아이템을 개발할 것이다.
둘째는 당원들에게 반대급부를 주는 형태로 수익모델을 개발하는 데 관한 것이다. 그 방법으로는 첫째 다양한 수익사업을 전개하는 것 둘째 오프라인모임을 통하여 당원들의 신상정보를 공유하는 것(미팅을 시켜주는 것과 비슷하다. 당원이 자영업자라면 정당활동을 통하여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보험아줌마가 당원이 되면 절단이다. 전원 보험들어야 한다.) 등이다.
이상의 방법을 사용한다면 적어도 생존에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생존하면 뭐하나 집권을 해야지.(이때 원칙가에게 걸리면 당은 파산이다. 원칙가들은 집권이라는 원대한 목표와 맞지 않다는 구실을 빌미로 집요하게 출항을 방해한다)
집권을 하려면 정당이 학교나 교회가 되어야 한다. 각계각층의 전문가를 영입하여 1만명의 교사 혹은 목사를 양성해야 한다. 당이 단순히 집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실질적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어야 한다.
삶의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당원은 삶의 형태에서 비당원과 구분되어야 한다.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 우리모두가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당원은 정기적으로 당원모임에 출석하여 참된 삶을 배워야 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것을 즐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의 세포가 지역을 위주로 한 형태임과 동시에, 취미와 관심의 형태로 이중구조를 가져야 한다. 신문사에서 하는 문화강좌 같은 것을 당에서 해야한다. 그 교사들은 당의 강령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신문사의 문화강좌처럼 다양한 메뉴를 갖추어야 한다.
사회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을 영입하여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 것을 당에서 배울 수 있게 해야 한다. 당은 평생교육의 장이어야 한다.
평범한 아줌마라도 당에 나가면 유명교수의 동양학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고, 인기소설가로부터 소설작법을 배울 수도 있고, 홈페이지 제작법도 배울 수 있어야 한다.
당원은 부단히 참여하고 토론하고 학습하고 실천해야 한다. 주말에 교회에 가듯이 정당에 출두해야 한다. 그것이 가능할까? 당장의 집권을 목표로 한다면 불가능하다. 가능하게 만들려면 확실한 이념과 철학에 기초해야 한다.
얼굴을 맞대지 않으면 성공은 불가능하다. 인터넷은 좋다. 얼굴을 맞대지 않고 만날 수 있으니까. 인터넷에 안주하면 절대로 실패한다. 인터넷은 연락수단일 뿐이다. 우리가 만나는 만큼 성공하고 만나지 않는 만큼 실패한다.
참고로 기성정당의 수익모델을 검토해 보자.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수익모델은 지역 유지들에게 이권을 팔아먹는 것이다. 이건 사기다. 범죄다. 그들은 범죄적으로 집권하고 있다. 안된다.
진짜여야 한다. 진짜는 어렵다. 정정당당해야한다. 정정당당은 어렵다. 네티즌들은 사람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만나봤자 술이나 퍼먹으려고 해서 안된다. 토론하고 대화하고 실천하고 사귀어야 한다. 서로의 신상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가능할까? 불가능하다. 그러나 '모르는게 약이다' 처방을 받고 무모하게 돌격하면 확률적으로 성공한다.
길이 있다면 그 길을 가는 수 밖에 없다. 아니가고 어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