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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957 vote 0 2024.05.03 (19:56:40)

    구조론은 인류의 가장 위대한 지적 성취다. 구조론은 지금까지 인류가 건설해온 지식체계를 해체하고 원점에서 새로 지식의 빌드업을 시작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체계와는 다른 방법, 다른 도구, 다른 경로, 다른 방향, 다른 동력원을 사용한다. 진정한 지식의 출발점을 제시한다.


    구조론은 세상을 구조로 보는 지식체계다. 구조는 매개다. 매개는 차원이다. 차원은 체계다. 체가 단위라면 계는 체를 담는 그릇이다. 인류는 단위를 중심으로 사고한다. 그것은 객체 중심의 사고다. 틀렸다. 계가 깨져서 체가 된다. 매개 중심의 사고, 변화 중심의 사고로 갈아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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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조론은 메타 지식 곧 지식에 대한 지식이다. 객체에 대한 지식이 아니라 주체가 객체까지 찾아가는 경로에 대한 지식이다. 체가 연결되어 계를 이룬다는 우리의 믿음은 틀렸다. 체는 객체다. 객체 중심의 사고를 버리고 주체 중심의 사고를 얻어야 한다.


    구조는 내부구조다. 그러나 인간은 외부를 본다. 사과가 있다면 인간은 그곳에 사과가 하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간은 사과를 볼 수 없다. 사과를 사과로 결정하는 것은 사과 내부의 질서다. 사과의 외부를 결정하는 색깔은 사과가 아니라 빛에 속한다.


    숫자 1은 사과를 가리킨다. 주체에 서서 객체를 보면 주체와 객체가 분리되어 왜곡된다. 구조로 보면 1은 주체와 객체를 연결하는 라인 숫자다. 주체와 객체를 잇는 관계가 1이다. 사물의 1이 아니라 사건의 1이다. 사물은 외부를 보고 사건은 내부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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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객체는 단위다. 자연에는 단위가 없다. 단위가 없으므로 객체가 없다. 우리가 보는 단위는 인간의 관측하는 단위일 뿐 자연의 존재 단위가 아니다. 단위 중심의 사고는 관측자인 인간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다. 자연에는 변화가 있을 뿐이며 단위는 변화가 일어나는 지점이다. 변화 중심의 사고로 바꿔야 한다.


    의사결정은 어떤 둘 사이에서 일어난다. 사이는 내부다. 인류의 문명사 일만 년 동안 인간은 외부를 봤을 뿐이다. 사과를 거쳐온 빛을 봤을 뿐 사과는 보지도 못했다. 보이는 것은 모두 왜곡된다. 둘의 사이를 봐야 한다. 사이에는 의사결정 메커니즘이 있다. 입력부터 출력까지 에너지가 전달되는 경로가 있다.


    존재가 변하는게 아니라 변화가 존재다. 개가 주인을 보면 꼬리를 흔들고 도둑을 보면 짖는다. 개의 성질은 개와 사람의 관계가 결정한다. 존재는 동력을 외부에 의존하므로 독립적으로 의사결정할 수 없다. 만남의 형태가 존재를 결정한다. 만나게 하는 것은 매개다. 우리가 매개 중심 사유로 갈아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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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인이 있고, 결정이 있고, 결과가 있다. 원인은 변화의 동력을 제공하고, 결정은 변화를 격발하고, 결과는 변화를 전달한다. 우리는 결과 중심적 사고에 빠져 있다. 원인 중심적 사고로 갈아타야 한다. 날아온 것은 총알이고 쏘는 것은 총이다. 총알이 아니라 총을 봐야 한다.


    결정은 메커니즘 내부에서 일어나고 결과는 외부에 전시된다. 인류는 외부에 전시된 결과에 주목할 뿐 내부에서 일어나는 결정을 보지 못한다. 보려고 하지도 않는다. 깨달아야 할 진실은 원인과 결정과 결과를 통일하는 메커니즘이다. 인간은 존재의 반도 보지 못했다.


    단어는 결과를 전달하고 문장은 원인을 조직한다. 단어 중심 사유를 버리고 문장 중심 사유로 갈아타야 한다. 단위 중심, 결과 중심, 객체 중심의 사유를 버리고 매개 중심, 원인 중심, 주체 중심 사고로 바꿔야 한다. 변화를 격발하는 의사결정 메커니즘이 존재의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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