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870 vote 0 2023.12.22 (12:37:05)

    긍정적 사고를 강조하는 말이 많지만 그것은 대개 노예의 순종이거나 약자의 복종을 의미하기 마련이다. 저항의 포기는 긍정이 아니라 부정의 부정이다. 그것은 부정에 속한다. 나쁜 것을 피하는 방어행동은 긍정이 아니다. 용감하게 낯선 세계를 받아들이는 긍정이 진짜다.


    내 자식은 꽃길만 걸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게 보통이다. 흙길을 부정하는 생각이 긍정일 수는 없다. 나쁜 생각을 버리고 좋은 생각만 하겠다는 태도는 마음이 다치지 않기를 바라는 심리적 자기방어 행동이다. 싫어하는 음식을 탐식하는 아이러니를 실천할 수 있어야 진짜다.


    긍정은 능동적 공격이고 부정은 수동적 방어다. 힘을 가진 자가 상대의 힘과 마찰하지 않고 서로의 일부를 공유하는 진짜 긍정은 기술적으로 어렵다. 자신의 힘을 조절하여 상대의 힘과 일치시켜 서로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경험한 적이 없는 낯선 세계로 쳐들어가야 한다.


    악과 공존하며 악을 이기는 긍정이 진짜다. 무균실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와 공존하며 백신을 맞는 긍정이 진짜다. 소승의 긍정이 아니라 대승의 긍정이라야 한다. 개인의 긍정이 아니라 팀의 긍정이어야 한다. 고난을 견디며 더 높은 세계로 나아가는 긍정이 진짜다.


    구석에 숨어 안전을 꾀하는 긍정은 가짜다. 기성의 권위에 굴종하는 긍정은 가짜다. 외부를 긍정하면 자기를 부정하게 된다. 개인은 이길 수 없으므로 팀으로 이기고, 현재는 이길 수 없으므로 미래로 이기고, 여기서 이기지 못하므로 더 큰 세계로 나아가는 긍정이라야 한다.


[레벨:9]회사원

2023.12.22 (12:58:29)

감사합니다.

제 상황에 맞는 말이라 마음이 가는 글이네요.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27758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17702
6615 펌 - 김길수 후보의 가공할 법력 김동렬 2002-12-21 17490
6614 (청주=연합뉴스) 김동렬 2002-12-09 17490
6613 김용갑, 김대중보다 더한 꼴통이 나타났다. 두둥.. 이영호 2002-11-07 17480
6612 정몽준은 이 쯤에서 철수하는 것이 옳다. 김동렬 2002-10-27 17472
6611 퇴계는 넘치나 율곡은 없다 2005-09-06 17454
6610 골때리는 정몽준식 정치 김동렬 2002-11-12 17450
6609 김대중은 성공한 대통령이다? image 김동렬 2003-01-06 17446
6608 이오덕과 권정생에 대한 추측 김동렬 2007-10-06 17429
6607 Re..초반판세 분석- 예상 외의 대혼전 무림거사 2002-12-02 17428
6606 씹새발굴은 계속되어야 한다. image 김동렬 2003-03-11 17425
6605 학교에서 안가르쳐 주는 인생의 비밀 7 김동렬 2010-04-19 17409
6604 조기숙님 어이가 없수! 김동렬 2004-04-29 17401
6603 상생의 정치 좋아하네! 농담하자는 거냐? image 김동렬 2003-03-15 17399
6602 여성성이란 무엇인가? 4 김동렬 2009-08-23 17394
6601 [단상] 목사와 탈레반 image 김동렬 2007-07-26 17391
6600 마이너스로 통일하라 image 11 김동렬 2011-08-04 17389
6599 인생에 정답은 있는가? 4 김동렬 2009-09-22 17385
6598 노무현과 추미애의 시대를 여는 서프라이즈 김동렬 2002-12-16 17384
6597 앨런 튜링의 여성혐오 image 김동렬 2017-01-22 17383
6596 발정난 개새끼들의 정치공학 스피릿 2003-04-16 173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