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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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8]아제
read 14469 vote 0 2010.03.08 (13:28:39)

모순은 "dilemma"이다.
역설은 "paradox"이다.

딜레마는 di(둘,맞섬) + lemma(주장)이다. 모순이다.
패러독스는 para(넘어감, 초월) + doxa(의견, 도그마)이다. 모순의 초월이다.

흔히, 역설을 모순과 같은 개념으로 혼동하여 사용하고 있는데..잘못이다.
역설은 모순을 해결한 상태를 말한다.

모순은 상대성이다. 흑과 백이 대치되어 꼼짝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오도가도 못하니 딜렘마다.

역설은 창과 방패의 모순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을 보고
이게 웬 떡이냐..하며 위에서 수류탄을 던지는 것이다.

역설은 상대를 통합한다.
절대성이다.

======

세상은 모순이다.
인생은 역설이다.

세상이 모순인 것은 온통 반대되는 것끼리 모여 있기 때문이다.
인생이 역설인 것은 그 반대되는 것들이 모여야 뭔 일이 되기 때문이다. 역설의 미학이다.

세상은 딜레마이고 인생은 초월이다.
초월하여 그 딜레마를 잘 사용하는 것이다.

======

좀 더 역설적으로 말하자.

원래 모순은 없다. 그러므로 역설도 없다.
단지 곤란함이 있고, 그 곤란함을 깨는 깨달음이 있을 뿐이다.

모순이 곤란함이고 역설이 깨달음이다. 
역설의 수류탄을 모순에 던지고 나면...인간 만이 오롯이 남는다.

무슨 말인지 못 알아 먹으면 그게 딜렘마다. 딜렘마는 인간에게 있다.
딜렘마가 인간에게 있다..는 것을 알면 역설이다.

번뇌가 곧 보리다.
중생이 곧 부처다.
문제 해결은 모두 역설에 있다.

반 컵의 물은 반이나 남았을 수 있고 반 밖에 안 남았을 수 있다.
이럴 때는 이렇게 쏠리고 저럴 때는 저 쪽으로 몰린다.
paradox는 이쪽과 저쪽을 초월한다.

빛은 입자적 성질과 파동적 성질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그 사실을 아는데..또는 인정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입자이면서 파동?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딜렘마다.모순이다.

그런데..왜 그럴 수 없다고 믿고 있었지?
왜 그걸 모순이라고 생각하고 딜렘마에 빠져있었던 거지? 웃기네..
이게 역설이다.

역설은 꺼꾸로 가는 것이 아니다.
역설은 바로 세우는 것이다. 원래 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다.

빛만 입자이면서 파동인 것이 아니다.
세상은 모순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했다.
그건 놀랄 일이 아니다. 당연한 것이다

원심력과 구심력은 항상 동시에 있다.
음과 양은 항상 동시에 있는 것이다.

움직이면 양이고 움직이지 않으면 음이다.
움직이면 파동이고 움직이지 않으면 입자다.

되묻고 싶다.
그렇지 않는 경우가 있던가?

빛이 입자이자 파동이란 사실이 뭔 새삼스런 일이라고..
이게 역설이다.

오히려 놀라운 것은 빛이 입자라고 줄창 주장하거나
아니다 파동이다..라고 구구장창 핏대를 세운 그 사실이다.

더 역설적으로 말하면..
"언 넘이 입자니 파동이니 이 딴 말들을 만들어 냈어? 버럭!"

======

만물은 움직이면서 움직이지 않는다.
움직이지 않으면 물질이고 움직이면 파동이다.

역설 들어간다.
움직이지 않는 물질은 사실 가장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움직이는 파동은 사실 속도를 내는 것이 아니라 퍼져버린 것이다.

모순은 전체를 보지 못하므로 생긴다.
역설은 단지 전체를 봤다는 것이다.

바닷가에 서 있으면 그 차는 집이다..다리 뻗고 커피 한잔 마셔도 좋다.
고속도로를 달리면 그 차는 운송수단이다. 긴장해야 한다.

이게 차야,집이야? 이러고 신경질 내면 안된다. 모순이다..딜렘마다.
이럴 땐 차고 이럴 땐 집이구나..역설이다..전체를 보는 것이다.

이럴 땐 입자고 또 저럴 땐 파동이다.
입자는 구심력으로 보는 것이고 파동은 원심력으로 보는 것이다.

문제는 그게 입자냐 파동이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느냐이며 또한 어떻게 <활용>하느냐이다.

중요한 것은 모순이란 반드시 모인다는 것이다.
위에서 보면 그게 모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수류탄 꺼낼 수 있다.

=======

오늘
권하고 싶은 것은 파동이다.

파동..퍼져 나가는 것..세상으로 퍼져나가는 원심력.
그것 때문에 권하는 것이 아니라..

파동도 입자를 기준으로 말할 수 있고..
입자도 파동을 기준으로 말할 수 있는데..

기준을 잡으려면 파동으로 잡자는 것이다.
입자는 보이는 것이고 파동은 잘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것을 대빵으로 하자는 것이다.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이, 즉 파동 혹은 구조가,
그 진폭을 낮추어 (혹은 단순화 가시화하여) 보이게 된 것..이렇게 룰을 잡자는 거다.

그러나 잊지는 말라.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은 하나다.
색즉 시공이며 공즉 시색이다.

입자와 파동은 하나다.
그러나 파동을 앞세워야 그 하나의 움직임과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

먼저
모순에 직면하라.

그리고 
역설하라.

하나 더..
 
먼저 역설하라..
그리고 모순을 바라보라.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0.03.08 (14:44:53)

 

모순이든 역설이든

어떤 대상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그 대상과 관측자와의 관계가 그렇다는 겁니다.

1인칭이냐 2인칭이냐 3인칭이냐지요.


마차 1인칭.. 끌어주면 간다 불만없음.

마차를 끄는 말 2인칭.. 재주는 말이 부리고 불만팽배..모순이닷.

마차를 끄는 말을 이끄는 마부 3인칭.. 돈은 마부가 벌고.. 역설이닷 ㅎㅎ

그 위에 또 있소.

그 마차를 끄는 말을 이끄는 마부가 모는 마차를 타고 가는 손님.. 내가 가는 곳을 지정한다.. 주도권 ㅋ
그 마차를 끄는 말을 이끄는 마부가 모는 마차를 타고 가는 손님을 유치한 도로공사..

이런 전체를 항상 의식하면서 당면한 문제가 이 관점 피라미드 안의
몇 층에서 일어난 일인지 생각해보는 사람은 잘 없소.


[레벨:15]르페

2010.03.08 (15:27:27)

처음엔 다이렉트로, 아이처럼 천진하게 잘 살고 있었는데,
내 손이 나를 치는 모순에 직면해서 혼비백산하고 트라우마 카르마 등등에 걸려버렸다. 끝. 이게 보통..

어느날, 손 위에 손목이, 손목을 휘두르는 팔과 팔목과 어깨와 몸통과 머리를 보고나면..
내 머리를 움직이는 상사가 있고, 상사를 움직이는 조직, 조직을 지배하는 자본, 자본을 쥐고 흔드는 시장을 본다면..

내 위에 무수한 다른 내가 있고, 내 아래에도 무수한 내가 일을 하고 있음을, 이 모든 전모를 보게 된다면,
하나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정확한 타겟, 중심점이 보이게 마련이오.

트라우마, 트러블, 카르마... 모든 말썽이 모순(혹은 1차 역설)에 의해 교착되어 일어나오.
즉, 몸은 계속 몸부림을 치는데, 마음이 갈데가 없으니 몸살이 난거요.

이 교착을 풀기 위해선 상위의 관점으로 이동하는 수 밖에 없소.
용을 쓰면 쓸수록 모순은 보태져서 점점 커지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0.03.08 (15:39:39)

손 위에 머리,
머리 위에 상사,
상사 위에 조직,
조직 위에 자본,
자본 위에 시장
.. 좋은 전개이오.

무엇을 보든지 항상 이 구조 안에 있음을 24시간 의식하고
무엇을 알게 되든지 그 대상에서 이 집적구조가 안 보이면 .. 앗 지금 뭐 중요한거 하나가 빠졌다.. 앗 지금 내가 말려들고 있다.. 는걸
알아채는 연습을 해두어야 하오.

이 규칙을 모든 곳에 두루 적용할 수 있어야 하오.
항상 머리 꼭지 위에 어문 넘이 한 넘 있고 그 위에 또 뭔가가 있으며
그냥 뭔가 잔뜩 있는게 아니라 일정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소.

영화를 맹글든 소설을 쓰든
그냥 정의의 사나이가 나뿐 놈을 조낸 패준다 끝 이런 단순한 구조 말고

그 위에 있는 넘부터 치고
그 위에 있는 넘의 배후에 있는 넘을 또한 치고
그 위에 있는 넘의 배후에 있는 넘을 조종하는 또다른 넘을 또한 치고
5단계로 올라가야 이거 뭔가 이야기가 좀 되어주는구만 하고 판단해야 하는 것이오.

김기덕의 제자 장훈이 만든 의형제는
시나리오 작가가 따로 있으므로 내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좀 점수를 줄 수 있는 것이
구조가 상당히 있소.

선악의 2분법을 초월하고 있소.
간첩 나쁘다 죽이자 이것도 아니고
알고보니 국정원 니가 더 나쁘다 이것도 아니고
배후에 진짜 나쁜넘은 그림자다 그림자 이놈만 죽이면 다 된다 이것도 아니고
죽이든 죽든 그 와중에 소중한 인간성은 잃지 말자 여기까지 진도를 나가주었소.
잘 살펴보면 작가의 시선이 꽤 높은 고도 3만피트에 올라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소.


최종적으로 영화는 그림을 베이스로 삼고 그 위에 이야기를 태우는 것이지
이야기를 베이스로 삼고 그 위에 영상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환기시키는 것이 중요하오.
마지막 나른한 비행기 기내신을 보고 장훈이 제법 그 점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소.
비행기 기내지만 마치 자취방이나 골목길 혹은 포장마차에 있을만한
일상의 느낌을 담아낸 데는 의도가 있소.

다른 감독이 찍었다면 틀림없이
압구정동 청담동에서 대치동까지 강남의 높으신 빌딩가를 날고 기며
삐까번쩍한 공항 활주로 창공 다 보여주고 007폼 다잡고
슈퍼맨이 옆에 지나가고
원더우먼이 바람잡고
그랬을 것이오.

비행기 일등석 기내라는 아주 특별한 공간을
편안한 안방처럼 만들어 버리는 것.
그건 아는 사람의 시선이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14]곱슬이

2010.03.09 (22:39:30)

대부분의 사람들이 조직까지 또는 자본까지만 보고
시장을 보지 못한다는 걸 절실히 느끼오.
[레벨:3]스타더스트

2010.03.09 (17:21:30)

손-머리-상사-조직-자본-시장. 그 다음은 다시 손. 그것이 바로 시장 기능의 요체 '보이지 않는 손'.  역할구조냐 착취구조냐는 문제를 생각해 본다면 혼합돼 있다고 보는 게 적절하다. 마르크스 시대에는 자본까지 보았고 오묘한 시장을 살피지는 않았다. 당시 시장이 충분히 진화하지 못한 이유도 있고 우리 인간 머리의 고집이 그것을 보지 못하게 한 이유도 있다. 그 이전 아담 스미스가 그 시장을 간파했지만 국부론이 나온 지 250 여년이 다 돼 가도 스미스의 시장을 잘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하는데 그건 우리 인간의 고집스럽고 어쩔 수 없는 마음 때문인 걸로 보인다.

개입. 정치라는 것으로도 하고 돈으로도 한다. 누구든 개입하고 싶어한다. 혹은 누구는 부정을 통해 개입한다.  너무나 복잡한 사람의 마음으로  잠깐씩 멈추기도하고 왜곡되기도 하지만 이 거대한 시스템은 그 작동룰에 따라 돌아가고 있다. 누구는 그 결에 따라 가치를 창조하고 누구는 결에 반하여 가치를 창조하고 싶어하지만 누구든 그 결에서 독립할 수 없다.

무엇이든 결에 따라 창조된다. 김대중의 민주주의는 그 결에 따라 만들어졌다. 때가 늦은 것이 아니라 김대중이라는 가치가 때를 만나서 이루어진 것이다. 결이 가는 길목에 김대중이 미리 기다리고 있었기에 이루어진 것이다. 그 다음 결이 가는 길목에 노무현이 미리 기다리고 있었기에 그가 승리할 수 있었다.

결이 가는 길목에 먼저 가 지키고 있는 자가 승리한다. 어쩌면 우리 인간의 의지나 가치는 그 목적하는 것을 이루어내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다만 결의 중심에서 그 가는 방향을 타면서 원하는 가치를 창조해야 할 것 같다.

무엇이 인간의 마음을 다 설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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