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227 vote 0 2017.08.02 (15:31:04)


    외국어가 어려운 이유는 뇌가 반응하지 않기 때문이고, 뇌가 긴장하지 않는 이유는 대칭을 찾아내지 못하기 때문이고, 특히 영어가 어려운 이유는 띄어쓰기를 너무 많이 해놔서 전치사의 의미가 명확히 포착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어원을 연구해 본 필자의 견해다. 전치사를 틀리게 번역해놨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번역하지 말고 바로 쳐들어가야 한다. 문장이 아무리 길어도 그 안에는 대칭이 있고 그 대칭의 느낌을 잡으면 대충 반은 머리에 들어온다. 나머지 부분은 빈칸에 하나씩 채워넣으면 된다. 대칭이 포착되지 않으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화딱지가 나서 집중하지 못하게 된다. 대칭의 포착이 중요하다.


    대칭이 찾아지지 않으면? 연결시키면 된다. 한 명이 있으면 우리편인지 적군인지 알 수 없지만, 100만 명이면 명확하다. 부자 한 명과 빈자 한 명은 뭐 그냥 친구일 수도 있지만 부자 100만 명과 빈자 100만 명은 확실히 계급이 갈린다. 단어 한 개를 보지 말고 다른 단어와 연결시켜야 감이 와준다는 말이다. 


    Can을 보자. 할 수 있다. 하다+수+있다의 세 단어다. 이러면 감이 오지 않는다. Must는 마땅 한 단어로 조져야 한다. 해야 한다고 하면 헷갈린다. Can은 꺼낸다, 깐다는 뜻이다. 밤을 깐다거나 속에 든 것을 꺼내는 것이 할 수 있는 것이다. 둘은 한 세트를 이룬다. 마땅히Must 할 수 있다Can로 대칭이다.


    Hind 역시 같은 패거리다. 모든 H는 원래 K였다. 뒤에 끼었다. Hide는 뒤에 끼워놓은 것이다. 오만 원짜리 지폐를 책으로 덮어놨다면 감춰둔 것이다. 끼워둔 것이 감춰둔 것이다. 책갈피 사이에 끼워둔 것과 같다. 끼워둔 쪽은 당연히 뒤쪽이다. 감추다의 감은 구멍인데 옛날에는 움집에 살았다. 움은 굼이다.


    궁둥이가 엉덩이가 되고 건들이 흔들로 되듯 K는 CH나 H를 거쳐 W로 변한다. 구멍에서 우멍, 우묵하다, 움집, worm은 구멍이란 뜻이다. 움집은 구멍집이다. 감추다의 감은 구멍이다. 곡식 따위를 구멍에 감춰두었기 때문이다. Hound는 구멍에 숨은 짐승을 잡는 개다. 독일말로 훈트, 닥스훈트가 있다.


    뒤에Hind 감춘Hide 것에서 꺼낸다Hound가 나왔다. 훔치다는 곧 굼치다이니 Hound가 오소리가 숨은 구멍을 치는 것이 훔치는 것이다. 감추다를 반대로 하면 훔치다가 된다. 결론적으로 Can과 Hind는 어원이 같다. Hind에 Hide된 것을 훔쳐Hound서 꺼낸Can다. 죄다 연결된다. 대칭이 드러난다.


    Can은 관이기도 한데 관이 구멍이고 구멍이 굴이고 굴에서 꺼내는 것이 Can이다. 호두를 까든 밤을 까든 구멍에서 열매를 꺼내는 것이다. 요즘은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지만 구석기 때만 해도 주로 뭔가를 까고 구멍에서 꺼내는 일을 할 수 있었다. 이런 식으로 쭉쭉 전개해가다 보면 죄다 연결된다.


    죄다 연결되어야 대칭이 머리에 그려진다. 뇌가 자동반응을 할 때까지 연결해줘야 한다. 정보가 뇌에 입력되지 않는 이유는 자리를 잡지 못해서다. 입력될 자리를 만들어줘야 한다. 대칭을 통해 자리잡을 수 있으며 연결을 통해 대칭에 도달한다. 언어의 족보를 낱낱이 추적하면 죄다 한식구임을 알게 된다.


    이거 꽤 재미가 있으니 시간 남는 분은 연구해 보시길.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공지 구조론 매월 1만원 정기 후원 회원 모집 image 29 오리 2020-06-05 105100
1319 구조론 생각의 정석 45회 image 오세 2014-07-25 2768
1318 장자의 관점에 대해 논하시오. image 5 김동렬 2014-07-30 4189
1317 생각의 정석 46회 오세 2014-07-31 2850
1316 과학자의 잘못된 해석 image 김동렬 2014-07-31 3078
1315 근대과학의 실패 image 김동렬 2014-08-01 3109
1314 소실점을 찾아보기 image 4 김동렬 2014-08-03 3442
1313 아이의 거짓말 김동렬 2014-08-06 3342
1312 생각의 정석 47회 1 오세 2014-08-07 2884
1311 과학에 대한 재미있는 통찰 7 김동렬 2014-08-12 3526
1310 [제민포럼]스스로 결정할 줄 아는 사람으로 키우자 image 1 ahmoo 2014-08-13 2782
1309 생각의 정석 48회 오세 2014-08-14 2794
1308 1인칭 주체적 관점의 예 image 6 김동렬 2014-08-19 3943
1307 천경자의 실패 image 2 김동렬 2014-08-19 4305
1306 들뢰즈의 아장스망과 구조론 4 르페 2014-08-21 4624
1305 인간의 행위동기는? image 5 김동렬 2014-08-21 4501
1304 모계사회 3 눈내리는 마을 2014-08-22 3686
1303 가족과 공동체의 해체 7 큰바위 2014-08-28 3373
1302 김우중이 왜 죽일놈인가? 2 김동렬 2014-08-29 4323
1301 시사구조론 49회 오세 2014-09-01 2872
1300 행동경제학의 오류 2 김동렬 2014-09-02 33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