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291 vote 0 2024.04.11 (10:30:39)

    동양은 신이 없다. 귀신은 영靈, 혼魂, 백魄, 정精, 기氣로 이루어져 있는데 햇볕에 마르고 바람에 날려서 사라진다. 원한을 품으면 울혈이 생겨서 오래간다. 국가를 세우는 등의 큰 업적을 세우면 사방의 기운이 모여들어 음의 기운인 귀鬼보다 양의 기운인 신神이 강해져서 오래도록 제사를 받아먹을 수 있지만 결국 사라진다.


    서구의 신은 히어로에 가깝다. 아킬레스나 오디세우스는 신이다. 클레오파트라 역시 신이다. 신과 결혼하려면 자신도 신이 되어야 한다. 카이사르는 신이 되려고 하다가 죽었다. 이는 기독교의 절대자 개념과 다른 것이다. 전지전능한 신은 서구에 없었는데 아케나톤의 일신교 이후로 여러 종교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것이다.


    신 개념이 왜 생겼을까? 메타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메타 영역은 복제된다. 닮는다. 인간이 서로 닮아야 할 필요성을 설명하려고 신 개념을 생각해낸 것이다. 신은 우주를 이루는 근원의 닮음이다. 닮음에서 다름이 나왔고 신에게서 인간이 나왔다. 닮음과 다름을 연결하는 메타 영역이 존재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인간은 신이 될 수 없지만 신을 실천할 수 있다. 초인이 될 수 있고, 히어로가 될 수 있고, 지성인이 될 수 있다. 더 높은 단계로 상승할 수 있다. 메타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닮음 영역이 존재하고 공유 영역이 존재한다. 달리는 버스의 운전석이 비어 있다면 당신이 거기에 앉아야 한다. 훈련된 사람이 그렇게 할 수 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54034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44556
189 하나가 더 있다 김동렬 2023-07-31 2183
188 구조의 빌드업 김동렬 2024-06-15 2181
187 오자병법 손자병법 2 김동렬 2024-02-26 2181
186 인류의 차원 도약 김동렬 2024-05-03 2176
185 말씀과 약속 김동렬 2023-11-10 2176
184 LG 구광모 회장 잘할까? 김동렬 2023-11-19 2174
183 문명과 야만의 차이 1 김동렬 2023-11-10 2174
182 함흥차사 인요한 김동렬 2023-11-05 2174
181 방향과 압박 김동렬 2023-11-09 2172
180 이탄희의 자멸정치 1 김동렬 2023-11-28 2171
179 생각의 도구 1 김동렬 2023-01-18 2170
178 유권자의 갑질 김동렬 2024-02-26 2169
177 박찬욱과 헤어지기 김동렬 2024-04-29 2167
176 김씨 흉노설 image 김동렬 2024-03-24 2167
175 시공간은 휘어지지 않는다 김동렬 2023-11-19 2167
174 짐 차노스와 일론 머스크 김동렬 2023-11-25 2166
173 연결문제 김동렬 2023-02-12 2165
172 구조론으로의 초대 김동렬 2022-05-31 2162
171 한심한 노력타령 김동렬 2024-07-07 2161
170 조국당이 이기는 이유 1 김동렬 2024-04-03 2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