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209 vote 0 2023.10.28 (12:53:37)

    점입가경. 황당에 황당을 더한다. 만화를 그려도 이렇게 그리면 욕먹는다.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고, 있지도 않을 일이 버젓이 일어난다. 하여간 재미지다. 한편으로는 슬프다. 한국인의 어떤 자화상이다. 구조론에서 다룰 수준이 아닌데 사건이 커져 버렸다.


    낸시랭에 대해서는 과거에 여러 번 두둔한 바가 있다. 구체적으로 따져볼 이유는 없다. 예술가가 하는 일은 일단 두둔하는게 예술을 존중하는 태도라고 보는 것이다. 그런데 3류 사기꾼 왕진진한테 속았다는 뉴스가 뜨면 사람을 다시 보게 된다. 낸시랭이 예술가 맞아?


    과연 검색해 보니 뒤에서 어떤 남자가 낸시랭을 조종했다는 말이 나온다. 사기나 당하는 사람을 예술가로 볼 수 있나? 조영남이 화가냐? 인맥놀음으로 사람 소개받아 조영남 재판에 출석했다는 진중권을 평론가로 볼 수 있는가? 상온초전도체 하는 사람이 과학자냐?


    지식인을 믿는 것은 개인을 믿는게 아니다. 전문가를 양성하는 시스템을 믿는 것이다. 낸시랭과 진중권이 들킨 것은 엘리트 시스템에 소속된 사람이 아니라 거기서 떨어져 나간 고독한 개인들이라는 것이다. 우리와 다를 바 없이 먹고사니즘에 쫓기는 생활인이었다.


    예컨대 영국인이라면 어떨까? 축구경기장에서 훌리건 짓을 하는 밀월과 웨스트햄 팬들이 유명하다. 리젠트 머리에 펑크 복장을 하고 다닌다. 직업은 노동자다. 말투도 다르다. 계급에 고착되어 있다. 그들은 가짜뉴스 전문 더 선을 구독하지 정론지를 보지 않는다.


    아는 사람은 알기 때문에 당하지 않는다. 모르는 사람은 아는 사람을 경계한다. 의심하므로 당하지 않는다. 한국에 유독 사기가 많은 이유는? 모르는 사람이 아는 척하는 거다. 파라다이스? 어디서 이름은 들어봤겠지. 장나라 신하균 나오는 드라마 미스터 백이다.


    재벌이 호텔 경영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런 드라마나 쳐 보고 있으니 사기를 당하지. 왜 윤석열인가? 모르는 사람이 아는 척하다가 당한 것이다. 검사라고 하면 아는 사람이지. 허위의식이다. 드라마가 재벌=파라다이스 호텔이라는 이상한 고정관념을 만들었다.


    드라마를 두 시간으로 압축해 놓은 것이 유튜브에 있다. 물론 드라마 책임은 아니다. 드라마는 시청자 수준에 맞추어진다. 보통 한국인의 수준이 이 정도라는 것이다. 한국은 계급이 사라지고 하향평준화 된 것이다. 예술가 연기를 한 낸시랭. 재벌 연기를 한 전청조.


    대통령 연기를 하는 윤석열. 수준이 이러니 대한민국은 이준석과 김종인과 진중권이 갖고 노는 탁구공이 되어버렸다. 하여간 그 드라마를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내용이 알차다고 믿는 한국인들은 누구든 전청조에 속을 수 있다. 정상인은 그 드라마를 절대 볼 수 없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46906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37225
2232 논객인가 정치인인가..(인터넷 논객의 몰가치적인 정치적 글쓰기) 스피릿 2003-05-16 13136
2231 일본, 무엇이 문제인가? 김동렬 2005-04-20 13136
2230 박정희가 죽어야 영남이 산다! 김동렬 2004-04-17 13139
2229 백남준의 유혹 1 김동렬 2006-02-01 13140
2228 진보는 오버해야 산다 김동렬 2006-06-03 13141
2227 전복의 전략 2 김동렬 2005-06-15 13142
2226 고쳐 쓴 학문의 역사 1 김동렬 2006-01-19 13143
2225 김혁규가 총리? image 김동렬 2004-05-28 13144
2224 국익 해치는 자들에게 국가 맡길 수 있나? 김동렬 2002-10-11 13147
2223 이상주의자가 되라 김동렬 2005-06-02 13151
2222 노무현은 무엇으로 사는가? 김동렬 2004-10-02 13152
2221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가? 8 김동렬 2010-09-10 13157
2220 천재는 어떻게 발명되는가? image 1 김동렬 2014-10-19 13157
2219 신과 나 그리고 세계인격 김동렬 2008-09-20 13160
2218 조광조가 그립다 김동렬 2004-05-11 13161
2217 펀생전 김동렬 2003-01-22 13163
2216 그림정리 image 김동렬 2017-08-29 13163
2215 한국교육의 성공과 한계 2 김동렬 2011-04-24 13169
2214 서둘러 잔치판을 벌이지 말라 김동렬 2004-05-01 13170
2213 과학할 자격을 묻다 image 김동렬 2017-08-14 13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