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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1]큰바위
read 1989 vote 0 2016.06.16 (19:47:03)

비가 온다.

비님이 오신다

 

쩍쩍 갈라진 논바닥 위로

푸석푸석한 황토밭 위로

정신 못차리는 인간의 정수리 위로

비가 내린다

 

황량한 영혼을 가진 인간의 몰골이 추하 듯

메마른 형상을 한 자연도 추하기는 마찬가지

 

어딘가 사막을 예찬하는 이들도 있고

사막에 머물러 평생 수도자의 삶을 사는 이들도 있고

아니 인생의 어느 한 켠에 반드시 존재하리라는 영혼의 사막이

모두에게 있겠지마는 

그래도 우리에게는 비가 필요하다.

 

오늘 아침 비가 온다.

비님이 오신다

 

신이 오늘 큰 맘 먹고

지구에 세례를 주시겠다 작정하신 모양이다



 


[레벨:15]떡갈나무

2016.06.17 (02:13:50)

비를 우산없이 충분히 맞아본 적이 언제였더라? ^^

저여 부슬부슬 내리는 비 말구요
송곳같이 억수로 쏟아지는 장대비를 좋아해요
좀 무섭긴 해도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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