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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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7857 vote 0 2019.05.23 (15:31:35)

    국가의 근본


    질문의도를 명확히 알 수 없어서 보다 근본적인 것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국가라는 것은 봉건시대로 보면 귀족연합이다. 봉건영주가 모여서 동맹을 만든 것이 국가다. 조선시대로 보면 국가는 가문연합이다. 왕은 가문의 대표자다. 중재자인 왕이 없으면 가문과 가문이 충돌한다.


    현대사회에서 국가는 국민연합이다. 정확히 말하면 주권의 총화다. 개인과 집단의 권력이 모여 국가권력이 탄생한다. 그런데 개인과 집단의 권력은 서로 충돌한다. 이를 중재할 상위권력이 존재해야 하는 것이며 가장 큰 단위의 권력이 국가이고 그 위는 없다. 있다면 곧 전쟁이다.


    전쟁이야말로 최종적인 권력형태다. 국가는 개별권력들의 연합으로 이루어지며 선거 때는 표를 쥔 유권자를 연합시켜야 한다. 선거에 이기면 강력한 개혁주체를 만들어서 사회 각 분야의 실질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조중동, 재벌, 강남, 교장, 목사, 조폭, 군벌, 관료들을 털어야 한다.


    그런 작업은 집권 초기에 번개같이 해치워야 하며 시간을 끌면 실질권력을 쥔 중간세력이 급격히 이반하여 뒤로 뭉치는 것이며 단임제 속성상 유권자의 관심도 차기 대선후보로 넘어가므로 권력이 일제히 붕괴한다. 초반에는 기득권이 인사권 행사를 지켜보므로 시간여유가 있다.


    기득권 중에 일부가 인사권 행사 과정에서 이쪽으로 넘어온다. 인사권 행사가 끝났다는 느낌이 들 때 기득권 세력의 일제반격이 시작된다. 인사권 행사 중에는 혹시 모르니 전화 기다리느라고 반발하지 못하는 것이다. 중반기부터는 실무자 그룹과 연합해서 국정을 이끌어야 한다.


    이는 일반 회사라도 마찬가지다. 사장이 바뀌면 처음에는 사면, 복권, 석방, 대화해로 비전을 제시해야 하고 다음에는 인사권을 휘둘러 조직을 틀어쥔 다음 일거리를 나눠주는 방법으로 하급간부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인다. 조직의 대가리를 교체하고 허리를 장악해야 하는 것이다.


    헌법에 써놓은 글자들은 그냥 지식인들이 기분 내느라고 써놓은 것이다. 국가라는 것은 실질권력의 총합이다. 이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 특히 무뇌진보들은 대통령이 절대권력을 가진 것처럼 착각하고 되도 않은 소리 하는데 대통령이 할 수 있는 게 잘 없다. 절대군주라도 못한다.


    국가는 가장의 권력, 사장의 권력, 부자의 권력, 재벌의 권력, 종교의 권력, 군부의 권력, 연예인 권력, 국민의 인권 등등 다양한 권력의 총화이며 정부는 그중에서 공무원 집단 극히 일부만 지배하는 것이며 그중에도 청와대의 인사권이 직접 미치는 영역은 지극히 범위가 좁다.


    타협할 수밖에 없는데 함부로 타협하면 거꾸로 길들이기를 당해서 권력이 망하므로 선거에 이겼을 때 대가리 몇 놈을 손봐서 암초를 제거하는 것이며 시간을 끌면 이들이 조직적으로 반발한다. 구조론으로 보면 질의 단계는 선거 이겨서 진보 혹은 보수로 방향제시 하는 것이다.


    입자단계는 단체장이나 대가리를 갈아치우는 것이고 힘단계는 일거리를 던져줘서 실무자급 하부조직을 장악하는 것인데 조직을 장악하려면 조직을 깔고 앉아 있는 중간세력과 협력할 수밖에 없다. 인사권을 이용한 물갈이를 끝내고 새로운 일감을 나눠주어 실무자를 장악한다.


    실무자를 자르면 일이 진행이 안 된다. 조선시대라 치면 사또는 자를 수 있는데 중인과 이방과 아전은 자를 수 없다. 이들은 세습집단인데 이들을 내치면 현장을 아는 사람이 없어 일이 돌아가지 않는다. 세금을 거둘 수 없다. 그러므로 살살 구슬러서 회유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정 어젠다를 세우고 거기에 맞는 개혁과제와 국정 로드맵을 완성해서 일거리를 주는 방법으로 공무원 조직과 사회 각 분야 대가리를 틀어쥐는 것이다. 대학교수들에게는 무슨 연구과제 이런 뼈다귀 던져주면 좋아한다. BK21 이런거 주면 연구비 타먹으려고 정권에 밀착한다.


    조계종은 템플스테이 이런 뼈다귀를 주면 꼬리친다. 지방유지는 공기업 이전이나 혁신도시 이런 걸로 꼬셔야 한다. 개신교는 우리는 뭐 주는거 없나? 탈세라도 하게 해달라 이러고. 재벌은 신규투자 건수를 해결해주고 외국방문 때 데려가 주면 바로 90도 인사 나와주는 것이다.


    국가가 줄 수 있는 떡밥을 잔뜩 쥐고 있다가 하나씩 멕이는데 이명박은 사대강 팔아먹었고 박근혜는 창조경제 무슨 염병 하는데 문재인 정권은 태양광을 하고 바이오를 한다고 그러더라. 국가가 뭔지 아는 게 중요하다. 국가가 뭔지 모르는 사람에게 무슨 답변을 한들 의미가 없다.


    국가는 실질권력의 총합이지 지식인들이 기분 내느라고 겉만 번드레하게 써놓은 헌법 나부랭이와는 별 상관이 없다. 어떤 조직이든 초기, 중기, 장기의 과제가 있다. 맨 먼저 인기주의, 선심잔치, 포퓰리즘으로 하급직원을 꼬신다. 다음 말 안 듣는 대가리 일부를 순식간에 날린다.


    다음 일거리를 던져줘서 실무자를 줄 세우기 한다. 그런데 이러한 장악과정은 한경오 무뇌 지식인들이 낭만적으로 생각하는 민주적 절차와 충돌하는 것이다. 정치는 애들 장난이 아니다. 인원이 10명 모이면 그중에 열 명이 배반한다. 특히 정치인은 백 명이 모이면 모두 배반한다.


    #### 


    하부구조를 장악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중요한 것은 시스템이 작동하는 관성계 안에서 관성의 법칙에 따른 정지질량을 틀어버리는 것이다. 감독이 바뀌면 포메이션 전술을 바꾼다거나 혹은 의도적으로 선수의 역할을 뺏거나 보직을 바꿔서 길들이기를 해야 하는 것이다. 


    임창용을 갑자기 선발로 바꿔서 엿먹인다거나 어떻게든 만들어진 결을 틀어버리지 않으면 인간들이 절대로 말을 안 듣는다. 조선시대 관리들은 순환근무를 시키는데 한 지역에 3년 이상 근무하지 못한다. 3년 이상 묵으면 토호들과 유착되어 말을 안 듣고 반란군이 되는 것이다. 


    회사에도 출세시킬 직원들은 의도적으로 뺑뺑이를 시킨다. 자신이 뺑뺑이를 당하지 않고 편하게 한 가지 보직에 말뚝근무를 한다면 승진을 못한다는 의미다. 윗선의 눈 밖에 난 것이다. 반대로 이리저리 굴려지면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부부라도 새로운 이벤트가 필요하다.


    아니면 지겨워진다. 아기가 새로 태어나거나 국가라면 정권이 바뀌거나 뭔가 틀어주지 않으면 조직은 망한다. 하던대로 하면 안 된다. 실무자 중간그룹을 낚는 미끼를 투척하지 않고 도덕가의 좋은 말씀이나 인사권만 가지고 뭐를 할 수 있다는 환상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안 된다.


[레벨:1]앤디

2019.05.24 (00:00:34)

위의 글을 읽고 동렬님께 구조론 관련한 질문 한 가지 드립니다. 계속 고민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구조론은 아주 미시적인 물리적 현상에서부터 거시적이고 추상적인 사회 현상까지 동일한 다섯 단계로 설명을 합니다. 질-입자-힘-운동-량은 우주 만물의 생성을 설명하는 하나의 원리라고 이해됩니다. 최초의 구조가 무한히 복제되어 지금의 세상을 만들었다는 것인데, 이때 모래알이 날리는 것과 같은 아주 작은 미시적 사건의 전개 구조와 이런 사건들이 끝없이 복제되어 만들어 낸 국가의 형성과 같은 거시적인 사건의 전개 구조는 언제나 질-입자-힘-운동-량으로 동일합니다. 


선생님께서는 이것이 가능한 원리에 대해서 고민한 적이 있으신지요? 질-입자-힘-운동-량으로 사건이 전개되는 원리와는 별개로 사건이 복제되는 원리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지요?


비유가 적절하진 않겠지만, 대략 이런 질문입니다. 구멍 다섯개 짜리 레고블럭이 하나 있는데, 이것을 수천, 수만개 연결해서 만든 레고 블럭은 산 모양이나, 공 모양 등 다양하게 나와야 하는데, 결과는 언제나 거대한 구멍 다섯개 짜리 레고블럭 모양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각각의 레고 블럭은 사전에 정해진 어떤 경로로만 연결(복제)되는게 아니냐는 게 제 질문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9.05.24 (08:03:03)

존재는 원래 단순합니다.

우주에 공간과 시간 말고 또 뭔가 있어야 할 거 같은데 없잖아요.

구조론이 5인 것은 공간과 시간의 변화를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공간 시간 외에 더 있다면 그것을 반영해서 더 복잡해지겠지요. 

시간은 과거 현재 미래 밖에 없고 공간은 수평과 수직 밖에 없고

사칙연산은 사칙 밖에 없고 존재는 존재와 무 둘 밖에 없고

언어는 주어 동사 목적어 밖에 없고 더 없습니다.

그리고 사건이 전개하는 원리가 곧 복제하는 원리지요.

같은 표현을 두 번 반복한 겁니다. 

더하기 말고 덧셈이 있어야 하는거 아니냐는 식.

사건이 무수히 일어나지만 악기가 같은 소리를 내듯이

계속 복제하고 있는 겁니다.

구멍 다섯개짜리 레고블럭이 수만개 연결해서 산이나 공모양이 다양하게 나옵니다.

다양하게 나오는데 여기서 다양성은 량입니다. 

량으로 보지 않고 질로 보면 언제나 구멍 다섯개입니다.

금으로 다양한 조각상을 만들 수 있는데 무한대로 만들 수 있지요.

그런데 아무리 다양하게 만들어도 질로 보면 금입니다.

인류가 70억으로 다양하지만 알고보면 전부 인간이라는 말과 같은 

아무 내용이 없는 맹랑한 말입니다.

숫자가 무한히 많은데 알고보면 다 숫자 하나잖아요.

우주에 무한히 많은 일이 있는데 알고보면 다 우주 안이잖아요.

사건이 벼라별 일이 다 일어나는데 알고보면 다 사건 하나잖아요.

이런건 아무 의미가 없는 헛소리입니다.

숫자는 아무리 더하고 빼고 곱하고 나누어도 답은 숫자가 나와야지

고질라가 나오면 안 됩니다. 

구조론은 무수히 많은 형태로 복제가 되고 변형이 되지만 

질 입자 힘 운동 량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존재 공간 공간의 변화 시간 시간의 변화 외에 없습니다.


우주는 원래 질로 보면 단순하고 량으로 보면 다양합니다.

질은 결합하므로 하나가 되어 단순하고 

량은 침투하므로 여러 대상에 침투하여 다양하고 

단순성과 다양성은 동시에 가는 것입니다.

단순한 것은 반드시 다양하며 다양한 것은 반드시 단순합니다.

그러므로 단순하다고 화를 내는 것은 멍청한 짓이며

다양하다고 자랑하는 것도 멍청한 짓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9.05.24 (03:17:46)

"국가는 가장의 권력, 사장의 권력, 부자의 권력, 재벌의 권력, 종교의 권력, 군부의 권력, 연예인 권력, 국민의 인권 등등 다양한 권력의 총화이며 ~ 이러한 장악과정은 한경오 무뇌 지식인들이 낭만적으로 생각하는 민주적 절차와 충돌하는 것이다."

- http://gujoron.com/xe/1091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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