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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1]이상우
read 2604 vote 0 2021.01.29 (12:09:07)

세상은 더 나아질 거란 확신을 가졌다. 그리고 세상은 분명 더 진보하고 더 나아지고 있다. 아동학대 문제가 매일 뉴스에 오르고, 여성에 대한 성희롱 문제가 나오는 게 그 증거다. 우리사회가 지금 아동인권과 여성인권에 관심이 지대하다는 의미다.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분명 나아지는 모습이 보인다. 별로 안달라진 것 같은데 지나고 나면 많이 달라져있다.
진짜 문제는 과도기다. 과도기에는 아무래도 사람들의 인식 수준도 제각각이고, 문제를 다루는 업무 담당자도 미숙할 수 밖에 없다. 아동인권이나 여성인권이나 침해되어도 증거를 확보하기 어렵기도 하고, 아동인권이나 여성인권으로 다룰 문제가 아님에도 초점을 잘못맞춰서 가해자로 의심받고 누명을 쓰는 일이 생긴다.
피해자 또한 2차 가해로 괴로움을 당한다. 차라리 이슈화를 시키지 않았다면 더 큰 고통을 당하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긁어 부스럼이란 말이 실감이 난다. 그러나 이 분들의 용기가 없으면 미래의 진보는 우리에게 오지 않고, 더 많은 피해자가 양산될 것이 분명하다. 과도기의 한계이자 모순이다.
역사는 늘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우직하게 꿈이 현실이 되는 것을 그 당시는 모르다가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진보했음을 깨닫는다. 중요한 것은 진보 그 자체가 누군가 혼자 이룬 전유물도 아니고, 몇 번 해봤다고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이것을 깨닫고 지금 현시점의 시대정신과 그것이 현실화되는 과정의 전모를 보는 안목을 깨닫고 한걸음 한걸음 같이 가는게 중요하다. 말모이처럼 열사람의 한 걸음이 한 사람의 열걸음보다 낫지만, 그 시작은 한 사람이 몇 걸음 먼저 가면서 시작된다. 뒤늦게 몇 사람이 함께 하지만 어려움 겪기는 마찬가지다.
그래도 이렇게 진보의 세력이 점점 확장된다. 지금도 내가 걷는 그 걸음의 시작이 누군가 과거의 고통스런 걸음의 끝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지금보다 한 걸음 더 갈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세상사는 이유에 이것말고는 특별히 없는 것 같다. 용기있게 첫 발짝을 먼저 내딛거나 , 힘들 것을 뻔히 알면서도 먼저 내딛은 그 사람의 모습에 동참하지 않고는 못견뎌서 함께 하는 사람이 되거나 둘 중의 하나 밖에 없다. 누리는 것은 다음 몫이다. 언젠가는 그 누군가가 누리게 되고 인간다운 세상으로의 진보에 동참하게 되리니. 세상의 진보가, 인생의 목적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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