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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360 vote 0 2019.03.20 (15:44:50)

      
    마음의 변화


    심리학 이론이라면 인지주의와 행동주의가 알려져 있다. 행동주의는 기계처럼 자극과 반응을 통해 인간을 길들일 수 있다는 전체주의적 발상이다. 의사든 변호사든 예술가든 도둑이든 훈련시켜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인지주의는 컴퓨터 알고리즘을 모방하여 인간정신의 보다 능동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입력과 출력 사이에 정보의 처리단계가 있다는 거다. 구조론은 그에 앞서 게임의 유형을 선택한다는 점이 각별하다. 사건의 진행에 따른 질, 입자, 힘, 운동, 량의 전개에서 운동과 량의 하부구조가 행동주의에 가깝다면, 질과 입자의 상부구조는 상대적으로 인지주의를 따르며 인간은 그 전에 환경과의 관계설정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마음에서 인지주의 측면과 행동주의 측면의 비중은 작으며 에너지가 중요하다. 마음은 에너지의 유도다. 마음은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문제의 촉발이다. 어떤 문제를 최초로 문제삼는 것이 중요하다. 인지주의가 주장하는 컴퓨터 알고리즘은 문제의 해결과정이다. 그 이전에 사건에 개입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개인은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동료와 사회에 떠넘긴다. 인간의 희로애락은 외부인을 끌어들여 문제를 동료와 집단에 떠넘기는 장치다. 이는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이다. 동물은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는다. 감정의 표현은 자신의 약점을 들키는 결과로 되어 무리에서 추방될 위험이 있다. 


    개도 강아지 시절에는 어미의 보호를 요청하기 위해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지만 성견이 되면 고통을 참으며 신음소리조차 내지 않는다. 마음의 문제는 대개 외부로부터의 에너지 유도로 해결된다. 돈이 있고 지식이 있고 친구가 있고 주어진 역할이 있다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 돈도 없고 친구도 없고 힘도 없으면?


    환경과의 관계를 재설정해서 내게 유리한 게임을 선택해야 한다. 문제는 에너지가 외부에서 온다는 점이다. 외부와 연결되는 라인은 하나다. 이쪽과 연결하려면 저쪽을 끊어야 한다. 한국인이 되려면 미국 시민권을 포기해야 한다. 이 사람과 만나려면 저 사람과의 인연을 포기해야 한다. 라인을 잘못 타면 피곤해진다.


    무엇을 먼저 선택하고 나중 선택할지 우선순위의 지정이 중요하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그러므로 중요한 선택을 앞두고 에너지가 증폭되는 것이다. 이후로는 에너지가 부족해져서 정해진 궤도에서 잘 벗어나지 못한다. 오류가 확인되어도 관성의 법칙에 치어 방향을 바꾸지 못하고 그냥 하던 일을 계속하게 된다.


    일은 기승전결로 연결되며 톱니처럼 맞물려 돌아가므로 중간에 끊을 수 없다. 많약 끊으려면 굉장한 에너지가 든다. 첫 데이트 때는 무의식의 영향으로 호르몬이 쏟아져 나와서 괜찮지만 두 번째부터는 잘 안 된다. 박근혜도 당선되기 전에는 시장골목을 돌아다녔지만 대통령에 당선되자 즉시 태도를 바꾸고 태업했다. 


    인지주의가 게임 안에서 어떻게 이길지를 논한다면 구조론으로는 그 전에 어떤 종목을 선택할지가 중요하다. 축구를 할 것이냐 아니면 야구를 할 것이냐다. 일찍 퇴근해서 가족과 친할 것이냐 아니면 포장마차를 가서 친구와 친목을 다질 것이냐다. 인지주의는 마음을 문제해결의 프로세스로 보므로 과정이 중요하다. 


    그 이전에 착수가 중요하고 피아구분이 중요하고 문제규정이 중요하다. 피아구분은 자기규정에 연동된다. 곧 집단과의 관계설정 문제다. 에너지의 유도가 중요하다. 사건에 돌입하기 전에 전제가 있는 것이며 항상 전제가 중요하다. 인지주의든 행동주의든 개인의 내면에 천착할 뿐 집단과의 관계에 주목하지 않는다.


    마음의 문제는 대부분 자신이 어떤 집단에 소속되는지가 결정된다. 에너지는 외부에서 주어지기 때문이다. 일본인이 접근해온다. 이는 외부의 사정이다. 자신을 소인배로 보면 친일행각이 자연스럽고 지도자로 보면 독립투쟁이 자연스럽다. 내가 누구인지는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우리편이냐 적군이냐 선택해야 한다.


    그리스의 침략에 복종하면 사마리아인이 되고 광야로 도망가서 저항하면 유대인이 된다. 인생에서 무수히 그러한 운명적 선택의 기로에 선다. 거기서 전략이 제시된다. 아기가 소리쳐 울면 그게 문제가 될 수도 있고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 때로는 울어서 존재감을 과시해야 칭찬을 듣는다. 가족과의 관계가 결정한다. 


    어린이는 비명을 지르는 방법으로 다른 사람을 끌어들여 문제를 외부에 떠넘긴다. 이는 문제를 회피하는 전략이다. 그런 외부의 힘에 처음 라인을 개설하고 의지할 때는 매우 강력해진다. 남녀가 연애를 해도 외모에 반하는게 아니라 그런 에너지에 반하는 것이다. 에너지를 가진 집단과 라인을 개설할 때는 목숨을 건다.


    유비 관우 장비가 도원결의할 때다. 제갈량이 삼고초려 할 때다. 좋은 동료를 만나 첫 눈에 반할 때다.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날 때다. 내밀어진 손을 잡으면 막강한 에너지를 얻는 것이며 반대로 잘못되면 제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 인간은 그런 때 강력해진다. 그런 과정은 무의식에 지배되므로 알아차리지 못한다.


    아기가 울면 맹수가 울음소리를 듣고 동굴로 찾아온다. 맹수를 끌어들여 집단을 인질로 잡는 것이다. 다른 동물에게는 없는 교활한 수법이다. 애초에 집단과의 관계설정이 중요하다. 내 가족이냐 아니냐에 따라 행동은 180도로 달라진다. 남의 가족인데 모르고 호랑이를 끌어들였다가는 몰매맞아 죽게 되기 때문이다. 


    에너지의 강약에 따라 전략이 바뀐다. 에너지가 강하면 문제를 키우는 세력전략을 쓰고 에너지가 약하면 문제를 줄이는 생존전략을 쓴다. 소인배가 소인배 짓을 하는 이유는 에너지가 없기 때문이다. 소인배는 위기를 만나면 도마뱀처럼 꼬리를 자르는 생존전략을 쓴다. 그런 자를 집단에 끼워주면 집단을 파괴한다.


    왕자라면 태연하게 집단을 인질로 잡는다. 에너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공주가 떼를 쓰고 뒹굴어 버리면 다들 쩔쩔매고 항복하게 된다. 거지라면 그런 짓을 벌이다가 몰매 맞아 죽는 수가 있다. 에너지가 있다는 것은 집단과의 관계, 환경과의 관계가 긴밀하다는 것이며 집단의 의사결정 중심을 장악하여 주도권을 쥔 거다.


    외부의 힘을 더 많이 동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부를 하면 에너지를 얻는다. 똑똑한 사람이 더 많은 외부자원을 동원할 수 있다. 친구를 사귀면 에너지를 얻는다. 피아구분이 중요하다. 실수로 적을 끌어들이면 낭패를 본다. 중요한 일은 외부세력을 끌어들이는 것이 맞고 사소한 일은 자기 선에서 처리하는 게 맞다. 


    자존감이 낮다면 되도록 외부의 힘을 끌어들이지 않으려 한다. 거꾸로 외부의 힘에 휘둘리게 되기 때문이다. 청나라를 제지하기 위해 일본을 끌어들였다가 낭패를 본 조선의 처지가 된다. 그러나 감당할 수 있다면 최대한 끌어들이는게 맞다. 그러려면 먼저 외력을 끌어들일 수 있는 좋은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어야 한다. 


    집단의 의사결정 중심으로 쳐들어가야 한다. 집단 안에서 중요한 인물이 되어야 한다. 공부를 잘하고 힘을 기르고 친구를 사귀면 집단 내부에서 중요한 인물이 될 수 있다. 인간의 행동은 대부분 이 부분에 맞추어져 있다. 보다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것이다. 물론 소년기가 다르고 청년기가 다르고 장년기가 다르다. 


    소년기라면 일단 집단에 소속되는 것이 중요하지만 청년기는 독립적인 세력을 가져야 하고 장년기는 집단을 완전히 장악해야 한다. 소년기에 진보적이다가 장년기에 보수적으로 되는 것은 집단과의 관계가 다르게 설정되기 때문이다. 소년은 집단에 소속되려 하므로 진보지만 장년은 집단을 장악하려 하므로 보수다. 


    환경을 바뀌고 적절한 계기가 주어지면 사람이 바뀐다. 개인이 동원할 수 있는 외부 에너지의 규모가 바뀌기 때문이다. 신분이 바뀌고 지위가 높아지면 사람이 바뀐다. 성형을 하거나 화장으로 외모가 바뀌어도 자신감이 상승한다. 좋은 옷을 입거나 외제차를 소유해도 콧대가 높아진다. 나이가 들어도 사람이 변한다.


   명문대에 진학하면 능력있는 친구를 얻으므로 자존감이 높아진다. 자존감이 마음을 거의 결정한다. 깊은 사색을 통해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밑바닥 생활의 경험도 자존감을 높여준다. 산전 수전 공중전을 겪어보면 인간들이 만만해 보인다. 해외여행도 좋다. 나와 다른 인간을 이해할 수 있게 되면 자존감은 향상된다.


    중요한 것은 죽음의 극복이다. 죽음을 극복하지 못하면 인생을 통틀어 갑을관계가 바뀌지 않는다. 인생 전체가 을의 포지션에 서는 것이다. 평생을 전전긍긍하는 삶을 살게 된다. 왕자가 되고 부자가 된다면 타인과의 관계에서 갑이 되지만 죽음을 극복하면 근본적으로 인생의 게임에서 자신이 주도권을 잡고 갑이 된다.


    무의식은 장기의 말처럼 각자에게 역할을 나눠준다. 죽음을 극복해야 장기판에서 왕의 포지션을 얻는다. 죽음은 인간이 근본적으로 약점을 잡힌 것이다. 말이 재갈을 물리고 소가 코뚜레를 꿰인 셈으로 인간에게는 죽음의 공포라는 고삐가 채워진다. 극복해야 한다. 세상과 나의 근본적인 대결구조를 바꿔놔야 한다. 


    비록 공주나 왕자로 태어나지 않았지만 집단의 진보하는 에너지 흐름을 타고 사건 속에서 대표성을 얻어 공주와 왕자의 역할을 떠맡아야 한다. 환경이 바뀌면 무의식이 바뀌고, 무의식이 바뀌면 호르몬이 바뀌고, 호르몬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습관으로 굳어지면 사람이 바뀐다.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된다. 


    성질이 못된 개도 강형욱 훈련사가 붙으면 행실이 바뀐다. TV에는 바로 되지만 사실 하루 만에 안 되고 반복훈련으로 되는 것이다. 바른 방법은 병리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마음의 병리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있어도 그다지 문제되지 않게 비켜가기다. 문제와 싸워 매 상황을 이겨내기다. 


    타고난 천성은 어쩔 수 없다. 마음의 일부는 유전자의 탓이다. 성격은 상당히 부모로부터 유전된다. 사람들이 성격이라는 단어를 함부로 쓰는데 성격론은 그다지 믿을 수 없다. 알고 보면 성격문제가 아니라 장애문제다. 문제 행동을 하는 사람은 대부분 의사소통 장애와 대인관계 장애가 있다. 억지로 고칠 수는 없다.


    음치가 노래를 부르지 못하고 길치가 길을 찾지 못하듯이 눈치가 없어서 원래 못하는 게 있다. 사회적 기술이 부족한 것이다. 일단 말을 시작하면 곧잘 하지만 처음 시작을 잘 못하는 사람이 있다. 긴장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원래 그게 안 되는 사람이 있다. 잘하지 못하므로 회피하는 것이 반복되면 성격으로 굳어진다.


    성격을 고치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 장애를 우회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애인도 전동 휠체어를 타면 상당부분 해결된다. 불행을 피하고 행복을 추구하기보다 불행과 친해져야 한다. 마음의 장애에 익숙해져야 한다. 객관적인 삶의 쾌락이나 행복의 추구보다 주관적인 삶의 진실함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아둬야 한다. 


    쾌락이나 행복은 외부의 평가다. 그러므로 객관적이다. 자신의 목적과 의도를 설계했는지가 중요하다. 이는 외부에서 알 수 없으므로 주관적이다. 환경의 작용에 맞대응하여 매 순간 게임에 이기는 거다. 혼밥족이 늘고 혼술족이 대세가 되는 시대에 주변의 좋은 평판을 바랄 이유가 없다. 자신이 납득했는지가 중요하다.


    자신이 방향을 잡고 목표를 세우고 매뉴얼을 정하고 그대로 실천하는 것이며 외부의 방해자에 막히면 못하는 것이고 자신이 할만큼 했는데도 결과가 좋지 않다면 납득할 수 있는 것이며 그 경우 괴로움을 받아들일 수 있다. 그것이 삶의 진실이다. 내가 납득할 수 있는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삶의 정수다.


    혼자 있어도 고독하지 않다가 아니라 원대한 계획이 있으므로 고독한 캐릭터로 밀어보는 것이다. 내가 할 만큼 했는데도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납득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평가에 신경쓰다가 우왕좌왕 했다면 납득할 수 없다. 내 친구가 어느 대학을 갔으니 나도 어느 대학에 가야한다는 식으로 가면 휘둘리게 된다.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갑질하며 살게 될지 모르지만 자기 운명에 대해서는 을의 인생을 살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갑질하지 말고 운명에 갑질해야 한다. 인생을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절절한 삶이며 삶의 정수에 다가서는 삶이며 진실한 삶이다. 나와 타자의 경계를 확실히 그어두어야 납득할 수 있게 된다.


    인생이 잘못되는 것은 누군가가 나를 해치려고 하기 때문이 아니라 내게 확실한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에너지의 부족이 원인이다. 계획의 크기만큼, 내가 상대하는 사건의 규모만큼, 나와 연결된 세력의 크기만큼 에너지가 나오는 법이다. 문명단위, 자연단위, 역사단위, 진보단위의 큰 부분에서 원칙이 해결되어야 한다.


    원칙이 바로 서면 작은 부분들은 저절로 채워진다. 친구든 연인이든 자동차든 집이든 직장이든 취미든 구하려고 동분서주할 필요 없다. 도덕군자는 아니라도 필요한 때 강해질 수 있어야 한다. 눈앞에 불타는 자동차가 있고 그 안에 승객이 갇혀 있다면 촌각도 지체하지 않고 뛰어들어 구해낼 연습이 되어 있어야 한다. 


    그게 옳은가 그른가는 판단하지 않는다. 구할까 말까 생각하면 늦다. 대통령 경호원이라면 본능적으로 몸을 날리는 법이다. 반복적인 훈련으로 기계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 그런 자세로 인생을 살아갈 일이다. 나는 누구 편이고 내게 주어진 임무는 무엇이고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미리 매뉴얼을 정해야 한다. 


    정답은 언제라도 상황을 주도하고 게임을 이기는 것이다. 도덕적으로 올바른 길을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맞대응하여 게임에 이기는 길을 판단하기는 쉽다. 고통이 오면 고통을 이기고 불행이 오면 불행을 이긴다. 이겨서 사건을 다음 단계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사건의 전체 흐름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이 사건이 눈앞의 전두환이나 이명박 때문이 아니라 인류문명 차원의 일대사건이라는 본질을 알아야 한다. 사건의 다음 단계와 그다음 단계까지 맞대응할 대책을 세워야 한다. 비전을 가지고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맞대응하지 않고 모른척 하는 것이 가장 나쁘다. 일본이 침략하고 미국이 간섭하면 전략을 내야 한다. 


    장기적 전략으로 맞서든 단기적 전술로 맞서든 어떻게든 대응해야 한다. 대응하지 않으면 휘둘리게 된다. 하지 못하고 당하게 된다. 그 경우 행복하든 불행하든 쾌락이든 고통이든 그 삶은 타이틀부터 망한 것이다. 납득할 수 없는 것이다. 행복한 삶이냐 불행한 삶이냐가 아니라 망한 삶이냐 흥한 삶이냐가 중요하다.


    인간의 행동에 성격적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여성은 사람과의 감정적 교류에 관심이 많고 남성은 기계와 같은 사물을 조작하는 데 관심이 많은 정도의 차이다. 고양이는 노리개를 흔들면 곧 달려들고 남자는 기계를 흔들어주면 바로 달려든다. 소소한 차이야 있다지만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게임의 주도권이다. 


    본의 아니게 사건의 흐름에 휩쓸릴 때는 행동을 멈추는 연습이 필요하다. 내가 싫어하는 음식을 탐식하는 아이러니를 실천해야 한다. 미녀와 추녀가 있다면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이기는 선택을 해야 한다. 동료를 이기는 선택이 아니라 자신의 계획에 따른 선택을 해야 한다. 좋은 것을 좋다고 하면 게임에 지는 거다.


    선택한 것이 아니라 거꾸로 선택당한 것이다. 미녀에게 마음이 끌렸다면 지고 들어가는 게임이다. 자신의 선택이 아니라 동료의 시선을 의식한 진실하지 않은 선택이다. 맛없는 것을 맛있게 먹어야 이기는 게임이 된다. 체력훈련을 하다가 힘들다고 포기하면 지는 것이다. 그 고비를 넘으면 오히려 쾌감을 느낄 수 있다.


    감정 역시 게임이다. 어떤 대상에 어떤 감정을 느꼈다고 해서 그렇게 행동하면 지는 거다. 슬프면 웃어야 한다. 슬프다고 울고 즐겁다고 웃으면 어린이다. 패배한 것이다. 환경에 휘둘린 것이다. 사건의 주도권을 잡고 새워둔 계획대로 준비한 매뉴얼대로 맞대응해야 한다. 감정의 큰 부분은 역시 죽음의 두려움이다. 


    두려움을 극복하면 다른 감정도 극복된다. 대부분의 불행한 사람들은 원초적인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세상에 두려운 것이 하나도 없어야 한다. 죽음의 두려움을 극복하면 세상과 나의 갑을관계가 바뀐다. 두려움이 엄습하면 ‘도전이냐!’ 하고 응전해야 한다. 두려운 이유는 자신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알면 두려움은 홀연히 사라진다. 호랑이가 무섭다면 호랑이 자체가 무서운 것이 아니라 호랑이에 물려 죽을까 봐 무서운 것이다. 문제는 그 죽음의 실체가 없다는 점이다. 죽는 순간이 문제가 아니라 죽은 다음 나의 대응이 문제다. 죽는건 별거 아닌데 죽은 다음에 어떻게 대응할지 계산이 안 서므로 두렵다. 


    그런데 죽은 다음에는 대응하지 않아도 된다. 이걸 모르는 것이다. 무의식적으로 자꾸 대응하려고 애를 쓰므로 괴롭다. 죽어본 사람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임사체험이다. 우리는 죽어보지 않았기에 죽음을 두려워 한다. 죽음은 내 삶 안에 존재하지 않는 사건이다. 이런 점을 깊이 사색하여 죽음을 극복해야 한다.


    우주의 처음에 대한 명확한 이미지를 가지고, 우주와의 관계를 명석하게 정립할 때 죽음의 두려움은 사라진다. 인간은 결코 죽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이 경험하는 모든 죽음은 타인의 죽음이다. 누구도 자신의 죽음은 목격할 수 없다. 죽음은 내 인생에 일어나지 않는 사건이다. 죽음의 공포라는 재갈을 물린 것 뿐이다.


    적군이 보이지 않을 때는 군중이 패닉에 빠질 수 있으나 막상 적군이 눈앞에 나타나서 교전이 벌어지면 의외로 침착해진다. 패닉에 빠지는 이유는 다른 사람을 자신의 문제에 개입시켜 회피하려는 것이다. 그러므로 확실한 정보를 얻으면 죽음을 눈앞에 두고도 평안해진다. 어린이라면 집단에 판단을 위임해야 한다.


    돌발 상황이 일어났을 때 비명을 질러 어른들을 끌어들여야 한다. 그러나 부모를 잃고 홀로 된 소년이라면 다르다. 무섭다고 비명을 질러봤자 그 소리를 듣고 달려올 보호자가 없다. 그러므로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애어른처럼 된다. 문제를 외부에 떠넘기지 못한다. 어린이라면 너무 문제를 떠넘기지 않는 것도 좋지 않다. 


    미리 문제를 피해 다니게 된다. 가장 좋은 것은 문제와 정면으로 맞서되 처음은 부모와 집단의 도움으로 해결하고 다음은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다.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문제를 외부에 떠넘기는 소인배의 태도를 버리면 죽음을 극복할 수 있다. 자신이 집단의 대표자이고 게임의 최종보스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자신이 장기의 왕이고 장기판 바깥 어딘가로 도망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안다면 죽음을 극복할 수 있다. 죽음을 극복하면 다른 감정도 모두 극복된다. 자기 감정을 강 건너 불 보듯이 객관화하여 냉정하게 바라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 감정은 행동명령이 아니라 참고자료일 뿐이다. 무의식의 명령에 복종하지 말아야 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9.03.21 (11:05:07)

"인생이 잘못되는 것은 누군가가 나를 해치려고 하기 때문이 아니라 내게 확실한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에너지의 부족이 원인이다."

- http://gujoron.com/xe/1073184

프로필 이미지 [레벨:9]cintamani

2019.03.22 (18:45:56)

자신이 장기의 왕이고 장기판 바깥 어딘가로 도망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안다면 죽음을 극복할 수 있다. 죽음을 극복하면 다른 감정도 모두 극복된다. 자기 감정을 강 건너 불 보듯이 객관화하여 냉정하게 바라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 감정은 행동명령이 아니라 참고자료일 뿐이다. 무의식의 명령에 복종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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