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9168 vote 0 2019.05.19 (08:09:22)


    박근혜의 진실


    일반의 통념과는 다르다. 우리는 최태민과 최순실이 박근혜의 정신을 지배하는 교주이고 박근혜가 사이비교주에게 속아 넘어간 광신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폭로된 녹음파일을 참고하면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오방낭의 기획자는 누구일까? 나는 박근혜라고 본다. 녹음파일에서 박근혜는 여러 번 괴설을 주장하였다.


    홍익인간 이화세계를 넣자구. 옛날 예언이 맞아떨어졌다고. 종교가 좀 걸리긴 하지만. 최순실이 과일을 멕여서 막았다. 청와대 로고는 기왓장 한 장만 쓰자구. 좀 이상하긴 하지만. 이번에도 최순실이 낫토를 멕여서 겨우 막았다. 음성파일을 보면 그나마 최순실이 상대적으로 멀쩡하고 박근혜는 사이비에 깊이 빠져 있었다. 


    상당 부분 잘못 알려졌다. 박정희에 대한 신뢰 때문이었다. 대중은 박정희를 비판하면서도 차지철과 최태민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이 박정희를 잘못 이끌었다는 식의 안이한 생각을 한 것이다. 박정희가 육영수를 잃고 외로워서 폭주했다는 동정론도 있다. 권력의 생리를 모르고들 하는 소리다. 모든 사태의 주범은 박정희다. 


    광주학살 역시 주범은 전두환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세상이 그렇다. 권력이 어린애 장난인가? 권력은 무서운 것이다. 부하인 최순실이 간간이 월권하는 일은 있어도 주종관계가 역전되지는 않는다. 박근혜가 최순실을 섬긴 게 아니라 최순실이 박근혜를 섬긴 것이 맞다. 최태민이 박근혜의 감추어둔 서방은 아닌 거다. 


    박근혜의 권력욕에 최태민이 이용된 것이 맞다. 구국봉사단은 최태민의 권력욕에 박근혜가 이용된 게 아니고 박근혜의 권력욕에 최태민이 편승한 것이다. 그때 이미 박근혜는 자신을 미래의 대통령 혹은 여왕으로 정해놓은 것이다. 김재규도 속았다. 국민도 속았다. 박정희가 대질심문을 하고도 박근혜를 두둔한 이유다.


    최태민은 원래 사이비 목사도 아니었다. 영세교는 종교가 아니다. 정확히는 영세계다. 최태민은 자신을 영세계 조물주의 칙사이며 현대의학으로도 치료하지 못하는 난치병을 치료하는 의사라고 주장한 것이다. 푸닥거리로 병을 치료하는 돌팔이 의사였는데 그를 따르는 무리는 10여 명에 불과했고 전세방을 전전하곤 했다. 


    그러다가 박정희에 스카웃 되어 공화당 서대문구 중앙위원장이 되었는데 백퍼센트 당선되는 자리다. 원래 최태민은 박정희와 아는 사이였고 육영수가 살아있을 때부터 청와대를 들락거렸다. 당시 기독교계가 박정희를 혐오하고 있었기 때문에 기독교를 장악할 목적으로 최태민에게 밀명을 내려 목사안수를 받게 한 것이다. 


    갑자기 목사가 된 최태민은 기독교 중심으로 조직을 만들고 그 수장에 박근혜를 앉힌 것이다. 음모는 박정희가 꾸몄다. 사이비 목사 최태민이 가만있는 박근혜에게 몰래 접근하여 육영수의 영혼이 빙의되었다고 속여서 육영수의 성대모사를 하는 방법으로 박근혜의 정신을 장악하였다는 전여옥 설은 틀렸다. 그 반대였다. 


    박정희의 지시로 갑자기 목사가 된 최태민이 박근혜를 교주로 섬긴 것이며 최순실 역시 대대로 이어진 박근혜 집안의 가노였다. 박근혜가 최순실의 정신을 지배한 것이며 정호성 등 문고리들도 최순실의 수하가 아니라 박근혜의 신도다. 그들은 박근혜교를 믿은 것이다. 권력의 세계는 비정하다. 교주가 신도되지 않는다.


    최순실이 교주이고 박근혜가 신도라는 생각은 권력의 생리를 모르는 안이한 접근이다. 무엇보다 영세교라는 종교는 있어 본 적이 없다. 10여 명의 패거리로 전세방을 전전해서는 종교가 안 된다. 공화당 위원장이 그냥 되나? 박근혜의 집념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박근혜를 너무 과소평가한 것인지도 모른다. 


    비록 머리는 돌이라도 집념이 있고 집안배경이 있으면 사람을 거느릴 수 있다. 무당은 박근혜이고 최순실은 그냥 집사였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떠올릴 수 있다. 포레스트 검프가 달리기를 하며 어디론가 계속 가자 사람들이 대거 따라붙었다. 어떤 사람이 집념을 가지고 한 방향으로 계속 가면 무리가 꼬이기 마련이다. 


    ###


    일본이라면 봉건영주가 띨해도 가신과 주종관계가 바뀌지 않는다. 박정희가 박근혜의 야망을 꿰뚫어 보고 박지만으로 세습에 실패할 경우에 대비하여 미리 안배한 것이다. 최태민 역시 박근혜의 야망을 알아채고 입안의 혀처럼 굴었던 것이다. 이런 문제는 원래 차지철 소임인데 김재규가 눈치 없이 굴었던 것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수원나그네

2019.05.19 (08:46:37)

"포레스트 검프가 달리기를 하며 어디론가 계속 가자 사람들이 대거 따라붙었다. 어떤 사람이 집념을 가지고 한 방향으로 계속 가면 무리가 꼬이기 마련이다."
재미있는 진실이군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9.05.19 (11:49:31)

"비록 머리는 돌이라도 집념이 있고 집안배경이 있으면 사람을 거느릴 수 있다. ~ 어떤 사람이 집념을 가지고 한 방향으로 계속 가면 무리가 꼬이기 마련이다."

http://gujoron.com/xe/1090174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092 기생충의 역설 2 김동렬 2019-06-03 9228
1091 일베사학의 문제 2 김동렬 2019-06-03 23310
1090 성매매의 진실 2 김동렬 2019-05-27 8760
1089 국가의 근본 3 김동렬 2019-05-23 7859
» 밝혀진 박근혜의 진실 2 김동렬 2019-05-19 9168
1087 이재명 판결을 보며 2 김동렬 2019-05-16 20796
1086 트럼프의 한계 2 김동렬 2019-05-15 8200
1085 화가 난 백인들 image 1 김동렬 2019-05-14 8200
1084 인간은 왜 종교에 빠지는가? 3 김동렬 2019-05-10 8447
1083 참 나쁜 동아일보 1 김동렬 2019-05-07 5925
1082 조응천 금태섭의 삽질 2 김동렬 2019-05-02 23699
1081 노무현 혁명과 이낙연 image 1 김동렬 2019-04-29 6927
1080 20대의 분노와 오마이뉴스의 착각 7 김동렬 2019-04-21 14241
1079 로타의 작업에 대해 2 김동렬 2019-04-18 24263
1078 탈덕하라. 팬들이여! 1 김동렬 2019-04-17 24050
1077 밤의 대통령과 윤지오의 싸움 image 3 김동렬 2019-04-15 8221
1076 로버트 할리 딜레마 2 김동렬 2019-04-10 7312
1075 정의당 잡아먹는 민중당 4 김동렬 2019-04-05 9142
1074 잔인한 사월 2 김동렬 2019-04-03 10221
1073 황교안 이낙연 유시민 2 김동렬 2019-04-02 7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