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413 vote 1 2024.01.26 (20:31:43)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다.' 엄마가 있으면 아빠도 있다.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없다.' 엄마가 있으면 다른 엄마는 없다. 부모는 둘이다. 부모는 하나다. 둘을 품은 하나다. 이것이 구조론의 대원칙이다.


    엄마 없이 내가 태어날 수는 없다. 아빠 없이 내가 태어날 수도 없다. 구조는 언제나 둘이 엮여서 함께 일어난다. 부모 외에 부모가 더 있을 수는 없다. 구조는 자리가 지정되며 한 칸에 하나만 들어간다.


    감각 있는 사람이라면 석가의 연기법이 열역학 1법칙 2법칙과 통한다는 사실을 간파할 수 있다.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다. 1법칙에 따라 에너지는 형태를 바꾸므로 바꾸기 전과 후를 연결시켜야 한다.


    반드시 둘이다.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다. 바뀐 후를 봤다면 보지 못했어도 바뀌기 전은 명백하다. 둘은 하나다.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없다. 2법칙에 따라 바뀌는 자리는 하나다. 대상을 특정해야 한다.


    사건은 둘로 시작되고 둘은 자리를 바꾸며 자리는 하나다. 우주 안의 모든 변화는 궁극적으로 자리바꿈이다. 우주 안에 다만 에너지의 방향전환이 있을 뿐이다. 우리는 이를 고리로 삼아 추론해야 한다.


    ###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없다. 자리는 하나다. 신이 있으면 귀신은 없다. 내세도 없고 천국도 없다.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다. 관계는 둘이다. 신이 있으므로 내가 있다. 내가 있다는 사실이 신이 존재하는 증거다.


    신은 없다. 신이 없으므로 우주가 있다. 우주는 없다. 우주가 없으므로 내가 있다. 나는 없다. 내가 없으므로 의미가 있다. 석가는 자성이 없다고 했다. 내가 없다. 내가 없으므로 내것이 있다. 나의 자유의지가 있다.


    신이 있으므로 우주가 있고, 우주가 있으므로 내가 있고, 내가 있으므로 자유의지가 있다. 의미가 있다. 우리는 신과 우주와 나와 의미를 동시에 볼 수 없다. 나를 보면 우주는 사라지고 우주를 보면 신이 사라진다.


    신을 부정하는 사람은 우주를 보는 사람이다. 우주와 신을 동시에 볼 수 없다. 활과 화살을 동시에 볼 수 없다. 활을 보려면 화살을 볼 수 없고 화살을 보려하면 활을 볼 수 없다. 원인과 결과를 동시에 볼 수 없다.


    깨달은 사람이 그것을 본다. 궁수의 등 뒤에서 보는 사람이 전모를 본다. 높은 층위에서 내려다보는 사람은 궁수와 활과 화살과 과녁과 그것을 보는 자기자신까지 동시에 볼 수 있다. 메커니즘의 눈을 떠야 한다.


[레벨:11]큰바위

2024.01.27 (07:08:53)

문제는 눈을 떴다고 다 보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본다고 다 보는 게 아니라, 진짜 볼 수 있는 사람만 본다는 것. 

구조론은 보이지 않는 구조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기특하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43700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33916
6681 태양 image 김동렬 2003-05-31 17957
6680 33살 케빈 카터의 죽음 image 김동렬 2006-01-17 17948
6679 후단협의 쓰레기들의 작태(프레시안) 김동렬 2002-11-12 17947
6678 정몽준 폭탄’이 터졌지만 승리는 우리 것이다 김동렬 2002-12-19 17941
6677 [서프라이즈펌] 민새의 묘비명.. 놀램 2002-11-23 17936
6676 서프라이즈 잔치는 끝났다 김동렬 2003-04-16 17920
6675 -인터넷시대의 카이사르 노무현- 김동렬 2002-12-18 17910
6674 비트코인 혁명의 시대 살아남기 image 5 김동렬 2017-12-10 17899
6673 까마귀 날자 몽 돌아왔다. image 김동렬 2003-06-27 17882
6672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image 154 김동렬 2014-03-21 17880
6671 수고하셨습니다 동렬박사님 폴라리스 2002-12-19 17846
6670 사슬과 고리 image 김동렬 2013-06-18 17824
6669 고부간과 아파트 구조 Blitz 2002-09-16 17821
6668 구조론의 출발점 image 김동렬 2014-04-05 17811
6667 한화갑의 내각제 논의 문제있다. 김동렬 2003-01-14 17811
6666 [서프펌] 읽는 순간 소름이 -_-;; 왕소름 2002-12-06 17798
6665 정동영 대박이다 image 김동렬 2004-01-12 17788
6664 구조의 모형 image 1 김동렬 2011-06-28 17785
6663 성 정체성이 조작될 수 있는가? 김동렬 2002-10-26 17776
6662 유시민신당과 함께 생각해 보는 민주주의의 미래 김동렬 2002-09-17 177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