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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아웃 딴나라 분열’


정치 예측은 재미가 있다. 필자는 의도적으로 3개월 후, 혹은 6개월 후를 예측하는 글을 쓰곤 한다. 과연 예상이 맞았는지 나중에 맞춰보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제목을 그렇게 뽑기도 한다. 

 

필자가 ‘박근혜 아웃’을 처음 선언한 것이 작년 7월이다. 이를 재확인 한 것이 올 4월이다. 박근혜의 퇴장은 돌이킬 수 없는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의도적으로 작정하고 예상을 한 것이다. 대략 요약하면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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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쓰라’고 했다. 이 나라의 잘난 정승들은 ‘개’였던 과거에 부끄러움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부끄러운 과거를 되도록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어한다.


아베 총독님을 위하여 멍멍멍. 박정희 총통님을 위하여 멍멍멍. 개 같이 친일해던 과거, 개처럼 독재에 부역했던 과거를 그들은 부끄러워 한다. 


그들의 친일한 비밀, 독재의 하수인 노릇한 비밀을 모두 알고 있는 자는 누구인가? 쪽팔리는 과거의 목격자는 누구인가? 박근혜다.


그들이 군인 박정희 앞에서 굽신거릴 때 커튼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았던 자는 누구인가? 박근혜다.


조중동이 가장 싫어하는 정치인은? 박근혜다.


이 나라의 기득권 엘리트들이 가장 싫어하는 정치인은? 박근혜다.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가장 싫어하는 정치인은? 박근혜다.(한때 한나라당에 몸담았던 모씨의 증언에 의하면 그렇다. 특히 영남지역 한나라당 의원들은 모였다 하면 박근혜를 험담하는 일로 소일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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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이 벼락출세를 하면, 어려웠던 시절 자신의 과거를 알고 있는 친구들과 인연을 끊는다. 쪽팔리기 때문이다. 박근혜가 그들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사실, 생각만 해도 알레르기다.


얼마전 전문가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참고해도 그러하다.(전문가라면 일단 주류, 기득권층으로 봐야 한다.) 이명박 27.9%, 고건 19.3%, 정동영, 김근태 각 6.4%, 박근혜 6.1%로 박근혜가 꼴찌다. 즉 이 나라의 힘 있는 기득권층일수록 박근혜를 싫어하는 것이다.


왜? 박근혜는 그들을 부끄럽게 만들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되려면 절대로 피해야 할 일은 비토그룹을 만드는 거다. 비토그룹이란 숫자는 얼마 안 되지만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 나라에 지금 두 개의 강력한 비토그룹이 있다.


하나는 기득권층이고 하나는 노사모다. 이 둘에 찍히면 정치생명은 끝이다. 적어도 대통령은 될 수 없다. 박근혜는 양쪽에서 찍혔다. 끝났다.


노무현 대통령만 해도 2002년에 대졸 이상 고학력층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았다. 학력수준이 낮을수록 이회창을 지지했다. 이 사실을 무시하면 안 된다.


비토그룹은 평소에는 발언하지 않지만 선거철이 되면 일제히 작업에 들어간다. 그들은 자기네가 지지하는 정치인을 당선시키기 보다 자기네가 싫어하는 정치인을 떨어뜨리기에 열심이다. 이회창이 진 이유는 지지자가 적어서가 아니라 비토그룹이 많아서 진 것이다.


또 하나 알아야 할 사실은 조중동을 위시한 이 나라의 기득권 그룹들은 생뚱맞게도 자기네가 민주화에 상당히 기여했다는 착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김동길, 박홍만 해도 한 때의 민주투사였다. 김수환 추기경도 한 때는 민주라는 두 글자와 친했다. 강준만도 한 때는 지식인이었다. 심지어는 김영삼도 자신이 민주투사라고 생각한다.


뿐이랴. 살인마 전두환, 노태우도 기자와 인터뷰를 한다면 독재와 민주정권 사이에 징검다리 역할을 했노라 큰 소리를 친다. 그것이 인간이라는 존재다. 인간들이란 원래 그렇다.


지금 조중동은 경악하고 있다. 강정구 교수 싸움으로 여당이 분열하길 기대했는데 분열은 커녕 오히려 단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균열은 오히려 한나라당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들은 한나라당 안에도 많은 자칭 민주투사(?)가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필자가 한나라당의 분열을 예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년전 필자의 박근혜 아웃 선언을 농담으로 들었던 사람은 농담으로 받아들여도 좋다.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예언이 아니라 그 방향으로 전개될 모종의 운동원리가 은밀히 작동하고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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