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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1768 vote 0 2018.02.12 (22:03:44)

     

    선험은 무엇인가?


    선험은 칸트가 구조론을 연구하다 실패하여 대략 이런게 있어야 안되겠나 하고 말을 갖다 맞춘 것이니 가짜다. 그래도 나름 구조론적인 데가 있다. 진짜 선험은 이런 거다. 맨발로 학교에 등교하는 사람은 없다. 왜? 맨발로 등교하면 발이 아프거든. 기름 없이 차를 몰고 오는 사람은 없다. 왜? 기름이 없으면 차가 안 가거든.


    그런데도 가끔 맨발로 등교하고 기름도 없이 차를 몰고 오는 자가 있으니 신통하지 않을 수 없다. 안철수다. 안철수는 맨발로 억지를 써서 여기까지 왔다. 기름도 없는 국민의당 차를 몰고 바른미래당까지 왔다. 용하다. 보통 현장 경험이 없이 탁상행정 하는 공무원이나 강단에 안주하는 무뇌좌파들이 대형사고를 치는 거다.


    기어이 안철수 짓을 하는 거다. 수백만 굶겨죽인 소련 공산당의 무리한 경제실험이나 중국의 인민공사의 실패가 그러하다. 왕안석의 신법이 대표적이다. 뭐든 한 지역에 시험적으로 실시해보고 시행착오와 오류시정을 거쳐야 하는데 부패한 공무원들을 시켜 무리하게 추진하니 일이 될 리가 없다. 그거 원래 안 되는 거다.


    개혁을 하려면 공무원제도부터 개혁을 해야 했다. 만악의 근원이 공무원인데 왕안석의 신법은 그 공무원들에게 무한 토색질의 권한을 주었으니 멸망은 당연하다. 왕안석 신법은 간단히 상인의 이익을 국가가 빼앗는 건데 상업을 키우고 상인에게 세금을 거두는 것이 맞다. 상업은 리스크가 있는데 국가는 리스크가 없다.


    리스크는 어디로 갔을까? 민중의 고혈로 갔다. 리스크 부재는 사실상 리스크의 몰아주기라 누군가는 독박을 쓰게 되니 굉장히 위험한 제도다. 선험은 그냥 아는 거다. 밥을 먹으면 화장실을 가는가 아니면 화장실을 가면 밥이 먹어지는가? 둘 다 맞는 것처럼 보인다. 화장실을 다녀오면 뱃속이 비어서 밥이 잘 들어가준다.


    아니다. 밥을 먹어야 화장실을 갈 수 있다. 들어가는게 있어야 나오는게 있다. 이건 경험으로 아는게 아니라 일 자체의 수순으로 그냥 아는 것이다. 칼로 막대기를 자른다면 먼저 칼을 쥐고 다음 자른다. 자른 다음에 칼을 쥐지는 않는다. 그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건 배워서 아는게 아니고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다.


    선험 (先驗) [명사] <철학> 경험에 앞서 선천적으로 가능한 인식 능력.


    선험은 자연법칙이며 우주의 질서이며 보편적 진리다. 그러나 이것은 진짜 선험을 말하는 것이고 진짜 선험은 구조론이며 선험이니 경험이니 하며 험자 들어가면 경험론이다. 국어사전을 봐도 인식능력이라고 되어 있으니 그것은 이미 인식론이지 존재론이 아니다. 그래서 앎이라고 하지 않고 깨달음이라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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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4]암흑이

2018.02.12 (22:20:45)

국어사전을 보고 아무 감정과 감흥이 없으면 에너지가 없다.
사물은 에너지가 없지만 사건에는 에너지가 있다.

아는 것보다 몸으로 느끼며 살아 숨 쉬는 것이 더 중요하네요.
결국 세상의 주체는 '나'이며 아무리 좋은 자동차가 있어도 그걸 탈 사람이 없으면 안 된다는 거죠.
국어사전에는 '나'가 개입되어 있지 않고 애니나 영화나 소설이나 이런 것들은 '나'가 개입되어 있긴 있는데
완전성이란 '나'가 개입되었음을 느껴야 하네요.
[레벨:4]암흑이

2018.02.12 (22:26:51)

저는 기독교를 부정하기 위해 유물론을 공부한다고 구조론 사이트에서 글을 봐서

구조론이 유물론이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구조론은 유심론도 유물론도 아니고 구조론이네요.

둘을 대칭시키고 떼어놓으니 이상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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